'슈퍼손' 춤추게 만든 게 바로 접니다

빙그레 마케팅 냉동BM팀 기호진 대리 인터뷰

손흥민 춤추는 슈퍼콘 광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

"뜨거운 반응에 제품 매출 급증, 해외 진출 기대"

'수능 금지곡'이란 신조어가 있습니다. 중독성 강한 리듬과 멜로디를 지닌 노래를 가리키는 단어인데요. 수능 금지곡은 한 번만 들어도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공부를 방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최근 수능 금지곡을 넘어 '수능 금지 영상'에 등극한 광고 영상이 있습니다. 빙그레의 콘 아이스크림 '슈퍼콘' 광고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광고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슈퍼손' 손흥민 선수가 등장, 쉽고 재밌는 음악과 함께 귀여운 율동을 선보입니다. 눈을 감아도 아른거릴 만큼 흥이 넘치는 모습이죠.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우리 쏘니 귀엽다", "춤추는 모습이 신선하다" 등 손흥민 선수의 새로운 매력에 감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모델료를 얼마 줬길래 주급을 2억원이나 받는 손흥민이 저런(?) 광고를 찍었을까"하는 장난 섞인 의문도 보입니다. 심지어 "손흥민 선수, 스튜디오에 갇혀서 억지로 광고를 찍었다면 눈을 두 번 깜빡여주세요"와 같은 '손흥민 감금설'도 제기됩니다. 전부 이번 광고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 표현입니다.

어쨌든 콘 아이스크림 시장 후발주자로서 낮은 인지도 때문에 고민하던 슈퍼콘은 그 이름을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알렸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슈퍼콘 광고 영상은 265만 조회수를 넘겼습니다. 전 세계의 손흥민 팬들이 광고 음악을 흥얼거리고, "어디서 슈퍼콘을 살 수 있느냐" 아우성을 보냅니다. 이정도면 '해트트릭' 아닌가요.

하늘을 찌를 듯한 광고 인기만큼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과연 손흥민 선수는 어떻게 섭외한걸까요. 모델료는 얼마나 받았을까요. 춤은 얼마나 연습했을까요. 슈퍼콘 광고 기획과 마케팅을 맡고 있는 빙그레 마케팅 냉동BM팀 기호진 대리를 만나 약 2개월간 진행된 광고 제작에 대해 물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어떻게 섭외하게 됐나요.

슈퍼콘이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제품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제품 이름이 슈퍼콘이다보니 '슈퍼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싶었는데요. 이 조건을 만족하는 모델이 손흥민 선수 외엔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원래 손흥민 선수 '광팬'입니다. 섭외 과정에서 '사심'이 들어간 것도 사실입니다. (웃음)

손흥민 선수는 모델료를 얼마나 받았나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긴 어렵지만, 다른 연예인 톱스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왜 슈퍼콘 광고를 선택했을까요.

손흥민 선수가 슈퍼콘 광고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데는 모델료 액수보단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본인의 의사가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손흥민 선수가 여러 광고를 찍었지만, 주로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는 멋진 모습을 부각한 내용이 많았는데요. 슈퍼콘 광고에서는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손흥민 선수의 귀엽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 짧은 시간 안에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촬영장에서 손흥민 선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프로패셔널'합니다. 처음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안무 연습하고, 리허설 진행할 때는 부끄러워하다가도, '큐' 사인이 나면 굉장히 능숙하고 여유 있게 촬영하더라고요. 약속 시간도 정확하게 지키고요. 정말 프로답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잘생겼고요.

손흥민 선수가 안무를 연습한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사전 연습은 거의 못 했습니다. 광고 촬영 직전에야 안무가 완성됐고, 영상을 넘겨받은 손흥민 선수도 워낙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습니다. 촬영장에 도착해서 안무를 본격적으로 연습한 건데요. 짧은 시간안에 안무를 완벽히 숙지한 손흥민 선수가 대단한거죠.

슈퍼콘 광고를 향한 소비자 반응이 매우 뜨겁습니다.

이번 광고의 목표는 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슈퍼콘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었는데요. 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 못 했습니다. 광고 영상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읽으며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특히 광고 속 귀여운 안무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안무 기획부터 광고 촬영까지 약 2개월 걸렸는데, 초안과 최종 결과물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전문 댄서의 현란한 동작에서 출발했는데요. 손흥민 선수가 직접 춤을 추다 보니 소비자들이 따라 하기 쉽고 귀엽게 바뀌었습니다. 안무 마지막에 슈퍼콘을 잡은 손을 앞으로 쭉 뻗고 흔드는 동작 등 손흥민 선수의 애드리브도 많이 반영됐고요. 저도 안무 파악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슈퍼콘 광고에 중독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혹시 본인도 중독됐나요.

저도 매일 손흥민 선수 생각만 하다 보니 꿈에도 나오더라고요. 같이 식사하는 꿈이었습니다.

광고 나간 이후로 슈퍼콘 매출이 많이 올랐나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정도 올랐습니다. 현재 슈퍼콘 공장 라인을 풀가동해 하루 24만개씩 생산하고 있는데, 워낙 주문이 몰리고 있어 물량이 부족합니다. 지난주(5월 6일~10일)에는 오는 5월 말에 물량을 공급하는 예약 주문만 받았습니다.

혹시 월급도 두 배로 받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주신다면 감사하죠.

손흥민 선수는 해외 팬도 많은데요. 이번 광고에 대한 해외 반응은 어떤가요.

전세계 팬들이 슈퍼콘 광고를 즐기고 있습니다. 댄스 커버(춤을 따라 추는 것) 영상을 찍어 올리는 분도 있었고요. "슈퍼콘을 구매할 수 있느냐"고 회사로 직접 문의를 보낸 팬들도 있습니다.

이참에 슈퍼콘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까요.

해외시장 수요는 충분히 파악됐지만, 슈퍼콘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후, 해외 진출은 시간 문제 아닐까요.

손흥민 선수 광고 2탄이나 새로운 프로모션 계획은 없나요.

아직 광고 2탄 계획은 없지만, 소비자 반응이 좋은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2일(한국시간) 예정된 챔피언스 리그 결승 무대에서 손흥민 선수를 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회 일정에 맞춰 이벤트를 준비 중입니다.

향후 목표는 뭔가요.

경쟁사 제품을 뛰어넘어 슈퍼콘을 콘 아이스크림 시장 1위 제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배민주 기자 mjbae@bizwatch.co.kr

송승현 기자 shsong@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