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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의 같은 듯 다른 BTS 마케팅

인사이드 스토리

삼성전자, 올해 BTS와 전략적 파트너십

사진 한 장으로 눈길 앞서 BTS 내세웠던 LG전자, 마케팅 아쉬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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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언팩 2020'에 등장한 BTS 멤버 뷔의 사진.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1시간이 넘는 행사 중 약 6초간 공개된 한 장의 사진으로 전 세계가 들썩였다.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를 착용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 멤버인 '뷔'의 사진이었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을 공개하면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7(MAP OF THE SOUL:7)의 앨범 커버를 띄워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BTS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협업을 확대 중이다. 언팩에서 갤럭시버즈+의 뮤즈로 BTS를 선택했을뿐 아니라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인 '커넥트 BTS'에서도 AR 기술을 제공한다. 커넥트 BTS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미국 뉴욕, 한국 서울 등 세계 5개 도시에서 BTS의 예술 철학에 공감하는 작가들이 모여 진행 중인 전시회다.


여기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시회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도슨트'를 제공한다. BTS 멤버 RM, 진, 정국이 AR 영상으로 나와 직접 설치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팬들은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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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POP-UP : HOUSE OF BTS' 매장에 전시된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백유진 기자]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올초까지 운영한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인 'BTS POP-UP : HOUSE OF BTS' 매장에도 자사 맞춤형 냉장고인 '비스포크'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기존 편견을 깨고 냉장고 내부에 BTS 인형 상품을 가득 채워 관람객들이 꼭 사진을 찍어야 하는 포토존으로 인기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BTS와 단순 모델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 '파트너십' 관계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모델로 선정돼 단순히 광고를 촬영하고 제품 홍보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팝업스토어와 커넥트 BTS 사례처럼 여러 기술을 통해 BTS의 활동을 지원하고, BTS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실제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LG도 'BTS' 모델로 내세워

이처럼 BTS가 스마트기기 홍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4월 실적 도약 발판 계기를 마련코자 BTS를 모델로 선정했다.


LG전자는 BTS와 LG 스마트폰의 공통점을 앞세웠다. BTS가 한정된 자본을 가진 중소 기획사에서 배출한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과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LG 스마트폰과 유사하다는 것. BTS의 겸손함은 LG 스마트폰의 진정성 있는 홍보와 비유했다.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LG전자의 홍보 방식이 BTS와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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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LG전자는 방탄소년단을 스마트폰 모델로 선정했다. [사진=LG전자]

당시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BTS 모델 선정은 LG전자가 그동안 젊은 분들에게 적절히 홍보해 구매로 이끌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추진했다"며 "지금부터 진정성 있게 고객에게 다가가고 개선된 제품을 꾸준히 내놓다보면 BTS가 팬들에게 인정받은 것처럼 모바일 사업도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델 선정 후 첫 반응은 좋았다. 소식을 접한 BTS 팬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모델 계약 소식을 알린 LG전자의 공식 트위터 글은 하루 만에 전 세계 100만명에게 퍼졌다. BTS의 글로벌 인기에 편승해 LG전자 스마트폰 브랜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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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Q7 BTS 에디션. [사진=LG전자]

이후 LG전자는 BTS를 모델로 내세운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를 내놨다. 제품에 BTS의 로고를 적용하고 멤버들이 직접 쓴 글씨로 만든 이모티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한정판 제품 'LG Q7 BTS 에디션'도 선보였다.


하지만 LG전자가 BTS 모델로 선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경쟁사에 비해 제품력이 열세인 상황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스타 마케팅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G7 씽큐 판매실적은 만족할 수준이 못됐다.

보여주기식 '모델' vs 직접 쓰는 '뮤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비슷하게 BTS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했지만 그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홍보하는 아이템을 BTS가 직접 사용하는지 아닌지의 차이다.


LG전자는 BTS를 모델로 선정하면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BTS가 G7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해 팬들에게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 하지만 그 당시 BTS 멤버들은 실생활에서 모두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몇몇 방송에만 G7을 사용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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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BTS가 LG전자 모델로 활동할 당시 올린 트윗을 보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최근 올린 사진에는 안드로이드폰을 활용해 트윗을 업로드했다. 사진 속 스마트폰 역시 갤럭시S10e '카나리아 옐로'다. [사진=BTS 공식 트위터]

LG전자 모델로 활동하던 시기에 BTS 멤버들이 직접 글을 올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를 보면 'Twitter for iPhone'라고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트윗을 올렸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BTS 멤버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까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이폰을 고집하던 BTS 멤버들이 삼성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은 올초부터 여러 차례 노출됐다.


BTS 멤버들이 올린 트윗이 'Twitter for iPhone'에서 'Twitter for Android'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갤럭시 폴드나 갤럭시S10으로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BTS 멤버 제이홉은 최근 네이버 V라이브 방송에서 "갤럭시 폴드를 쓰고 있다"며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다만 스마트폰 변경 사유가 맴버 자율의사인지 계약관계인지는 알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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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TS 멤버 제이홉이 V라이브에서 갤럭시 폴드 사용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V라이브 캡처]

BTS와 같이 스타를 모델로 활용하는 것은 그들의 팬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구매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팬들을 더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게 하는 것은 '내 스타가 실제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는지'이다. 인기 연예인들이 입은 옷이나 신발 등이 화제가 되면 소비자들에게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BTS를 단순히 모델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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