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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의사가 서울 환자 원격 수술하다 의료사고 나면 어느 나라 법 적용?

5G법 만들자

5G의 초저지연성으로 인해 원격조종·원격수술 등이 가능해졌지만, 책임 소재가 화두로 떠올랐다. 외국에서 전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의 5G 기반 원격조종을 통한 국내에서의 행위를 불법으로 보느냐 마느냐가 문제다.


또 5G·의료·자율주행 등을 담당하는 부처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부처간 협력을 통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법·제도가 나와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계 최고 폐암 권위자도 한국 의사 면허 없으면 안돼

조선비즈

로봇을 활용한 수술. /미국 MHS(밀리터리헬스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캡쳐

특히 책임 소재는 원격수술 등 의료 분야에서 큰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향후 5G 시대가 열리고, 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5G 로봇을 활용한 원격수술로 국내 아산병원 환자를 수술할 경우가 문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외국에서 해당 국가 의사 자격을 얻더라도 국내 의사 국가시험을 다시 봐야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의 현황과 기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외국인 의사면허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 등을 받을 경우 예외가 있지만, ‘세계 최고 폐암 권위자’여도 승인 등의 절차가 없다면 한국에서의 진료 행위는 불법인 셈이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원격진료 자체가 불법이다. 5G를 활용한 원격수술도 불법일 수 있다는 게 의료업계 의견이다. 본격적인 5G 시대가 도래하면, 5G 기반 원격수술 등이 합법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좌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장은 "현재 원격수술 등과 관련해서 외국 의사들과 국내 의사들간의 컨설팅 관련 내용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에서 유명한 의사여도 국내에서 자격증 없이 진료행위를 할 경우 불법"이라고 말했다.

5G 융합산업 포괄할 수 있는 ‘5G법’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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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돌보고 원격진료가 가능한 로봇. /퓨쳐로봇 제공

이에 5G 융합산업 전부를 포괄할 수 있는 일명 ‘5G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규제는 풀어주되 책임 소재 등이 확실해야 관련 산업과 시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차는 복잡하다. 해외에서는 5G 자체가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5G 융합산업에 적합한 제도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성공한 국내의 상황도 비슷하다. 산업별로 담당하는 부처가 다르고 관련 법·제도 등도 미흡하다.


더군다나 융합산업의 경우 책임 소재도 애매하다.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 관련 법·제도 등을 마련 중이지만, 5G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이며 의료는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5G 시대에는 부처간 협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이 4월 내놓은 ‘신융합시대 국내 신산업의 혁신성장역량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보면 한국·미국·중국 3개국의 9개 신산업(지능형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인공지능, 실감형 콘텐츠,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바이오헬스,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신산업에 필요한 법·제도 정립과 규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산업 발전에서 관련 법·제도 정립 등은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 요소 중 하나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G 기술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법이 제대로 따라와줘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며 "법이 따라와주지 못하면 하나의 규제가 되는 셈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원격수술 등에 관련된 입법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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