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씽큐', 스포트라이트는 못받았지만 기본에 충실
지난 22일 출시된 LG전자 스마트폰 ‘G8 씽큐’는 공개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다. 8일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의 열풍이 거세면서다. 또 일각에서는 이렇다 할 특장점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조명을 덜 받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출시 당시 여러 매체들도 "조용히 출시했다"며 장점이 없는 기기로 대부분 평했다. 정말 그럴까? 직접 써봤다.
장점 명확한 G8 씽큐 "전체적인 완성도 높다"
22일 국내 출시된 LG전자 스마트폰 ‘G8 씽큐’. /안별 기자 |
18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써본 G8 씽큐의 장점은 명확했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지고, 이렇다 할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이었다. 우선 전체적인 외형이 깔끔해졌다.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망원카메라·1200만화소, 표준카메라·1200만화소, 광각카메라·1600만화소)가 장착됐고 카메라 모듈이 들어가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디자인이 없어졌다.
파지감도 좋다.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잡았을 때 손 안에 공간이 남아 안정적이다. 상대적으로 손이 작은 여성이 한 손으로 잡아도 안정감이 들 정도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신기술도 탑재됐다. 화면 자체가 스피커 역할을 해 사용자가 화면 어느 곳에 귀를 대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피커폰을 활용할 때는 사용자를 고려해 하단부에서 소리가 나온다.
실제 G8 씽큐의 화면 어느 곳이든 귀에 대기만 하면 선명한 통화음이 들렸다. 원래 스피커 부분을 귀 부분에 잘 맞춰야만 통화음이 원활하게 들린 점을 고려하면, 실생활에서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특히 옆으로 누워서 귀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통화했을 때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프리미엄급…가격도 저렴
손짓으로 앱 실행이나 화면 캡쳐 등이 가능한 ‘에어모션’ 기능. /LG전자 제공 |
전면에는 800만화소 표준 카메라와 ‘Z카메라’가 탑재됐다. Z카메라를 통해 정맥이나 안면인식 같은 생체 인증을 할 수 있다. 손짓으로 화면을 제어하는 3차원(3D) 센서도 탑재된 ‘에어모션’ 기능도 추가됐다.
손에 이물질이 묻었을 때 터치가 잘 안되는 점을 고려한 기능이다. 앱 실행·볼륨 조절·화면 캡쳐 등이 가능하다. 실제 허공에서 손가락을 모으자 화면이 캡쳐됐다. 10번 손짓한 결과, 7번을 인식할 정도로 인식률이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았다. 스펙도 프리미엄 스마트폰급이다. G8 씽큐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램은 6기가바이트(GB), 메모리는 128GB가 장착됐다.
배터리는 전작보다 10% 늘어난 3500밀리암페어시(mAh) 용량이다. 색상은 카민레드, 뉴오로라블랙, 뉴모로칸블루 등 3종이다. 출고가도 장점이다. 89만7600원이다. ‘갤럭시S10(105만6000원)’과 ‘아이폰XS(136만4000원)’보다 최대 40여만원 저렴하다.
완성도 높은 폰 만들기 위한 과정 ‘G8 씽큐’
G8 씽큐와 함께 공개된 ‘V50 씽큐’에 탈착식 듀얼 스크린이 장착된 모습. /LG전자 제공 |
G8 씽큐는 같은 날 ‘V50 씽큐’와 함께 공개됐다. V50 씽큐는 5세대(G) 통신이 가능하고 탈착식 듀얼 스크린이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이 덕분에 V50 씽큐는 공개 당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반면 G8 씽큐는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적자가 15분기 연속으로 이어지는 만큼, 색다른 도전을 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색다른 기술보다 ‘내공’을 쌓으며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마트폰제조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적자가 이어지는 만큼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기는 무리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LG전자 스마트폰의 완성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부분은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G8 씽큐의 전작인 G7 씽큐는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한 달 간 10만대 가량이 팔렸는데, G8 씽큐는 이보다 10~20% 상향된 판매량이 전망될 정도로 반응이 괜찮다"고 말했다.
실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목표는 ‘올어라운드(전반적으로 좋은)폰’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단점이 없는 G8 씽큐는 LG전자가 추구하는 스마트폰 전략의 시작점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개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완벽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게 LG전자 목표다.
권봉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은 "LG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