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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만에 온탕서 냉탕으로...뒤집힌 부산 부동산

서울 강남·서초구 못잖게 뜨거웠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투기수요가 몰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1년 6개월 만에 미분양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집값 하락도 탄력이 붙어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31일 부산 기장군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1년 6개월만에 온탕서 냉탕으로...

101층 마천루 빌딩 등으로 이뤄진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가 있는 미포쪽에서 바라본 해운대해수욕장 야경. /조선일보DB

기장군은 2017년 6월만 해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시장 열기가 뜨거웠던 곳이다. 당시 부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해운대구와 가까워 투자 수요가 많았고, 이 수요들이 일광신도시 공공분양 때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 1년 뒤인 지난해 8월 일광면을 제외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고, 지난해 12월 일광면도 조정대상지역에서 완전히 해제됐다. 그러다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하며 올해 1월엔 미분양관리구역으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2015년부터 2017년 말까지 3년간 12.03% 올랐다. 광역시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서울은 15.82% 올라 부산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고, 전국 평균치는 8.02%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해운대구의 경우는 19.19% 오르며 강남구(19.72%)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말부터 이런 열기가 급격하게 식었다.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월간 단위로 올해 1월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 기간에만 아파트 매매가는 2% 넘게 하락했다. 해운대구는 4.02% 하락하며 부산 자치구 중에서 가장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서울이 15.1% 오른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부산이 이렇게 단기간에 무너지게 된 건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지나치게 짧은 시간에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지역 경제 여건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고, 투자 수요가 빠진 자리를 실수요가 채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분양도 전달보다 22.3% 늘어난 3920가구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작년보다 57.8% 증가한 3만7000가구의 신규 분양이 올해 쏟아진다.


이런 탓에 시장에선 해운대·동래·수영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해달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기장군 일광면과 함께 부산진·남·연제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서성권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실수요와 투자자가 모두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데다 단기간에 집값이 치솟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 2~3년간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고 거래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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