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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포장이 나를 감싸네~”… ‘깡’ 열풍 타는 유통업계

‘1일 1깡’ ‘깡 챌린지’… 밈 문화 타고 ‘깡’ 열풍

‘새우깡’, ‘깨수깡’ 뜻밖의 관심… 유통업계, ‘깡’ 마케팅 돌입


유통업계가 ‘깡’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의 2017년 발매곡 ‘깡’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문화를 타고 인기를 얻는 데 따라 관심을 얻고 있는 관련 제품 업체들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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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수 겸 배우 비의 ‘깡’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과 이를 패러디한 농심 ‘깡 시리즈’. /유튜브·농심 인스타그램 캡처

‘깡’은 2017년 발매 당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등 혹평을 받았지만, 최근 밈 열풍을 타고 재조명을 받고 있다. 하루에 한 번씩은 반드시 ‘깡’을 들어야 한다는 의미의 ‘1일 1깡’이란 신조어가 일상어처럼 사용되고, ‘깡’ 안무를 따라하는 영상을 올리는 ‘깡 챌린지’가 급증하고 있다. 22일 오후 2시 기준 ‘깡’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는 980만뷰, 댓글은 10만개를 넘어섰다.


유통 업계도 ‘깡’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이름에 ‘깡’이 들어가는 제품들이 뜻밖의 관심을 받으면서다. ‘새우깡’, ‘고구마깡’, ‘양파깡’ 등 농심의 ‘깡 시리즈’와 롯데칠성음료의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해당 제품으로 노래 ‘깡’을 패러디하거나 제품 자체를 리뷰한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비를 해당 제품의 모델로 섭외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미 ‘깡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BGF(027410)편의점 CU는 지난 1일부터 ‘감자깡’과 ‘고구마깡’ 제품에 2+1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BGF 관계자는 "‘깡 시리즈’ 제품 행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아 6월까지 ‘1일 3깡’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했다. 농심(004370)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깡 시리즈’ 제품 사진으로 ‘깡’을 패러디한 사진과 함께 ‘깡’ 가사를 인용한 "화려한 포장이 나를 감싸네" 등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올려 네티즌의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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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수 비의 모습을 패러디한 롯데칠성음료의 ‘깨수깡’ 홍보 사진과 ‘1일 1깨수깡’ 이벤트.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으며, 이벤트는 조기 종료됐다. /롯데칠성음료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깡’ 마케팅에 오히려 역풍을 맞은 기업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1일 SNS를 통해 자사 제품 ‘깨수깡’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깨수깡’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면 ‘1일 1깨수깡’ 라벨을 붙인 한정판 제품을 증정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깨수깡과 깡 콜라보 요헝이 많아 고민 끝에 만들게 됐다"는 글과 함께 ‘깡’ 뮤직비디오 속 가수 비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일부 소비자들이 당사자인 비의 허락 없이 패러디 사진을 올린 것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유통업계의 이 같은 발빠른 대응은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펀슈머’는 소비 과정에서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로, 최근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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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철(왼쪽)과 김응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버거킹과 BBQ. /각 사 제공

앞서 ‘깡’처럼 밈 문화를 타고 인기를 얻은 스타들이 유통 광고 모델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2년 방송된 드라마 ‘야인시대’ 속 배우 김영철의 대사 "사딸라(4달러)"와 2008년 개봉한 영화 ‘타짜’에 출연한 배우 김응수의 대사 "묻고 더블로 가"를 활용한 밈이 유행하자 버거킹, BBQ 등 외식업체들이 줄지어 이들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또 롯데리아는 지난해 ‘오징어 버거’를 한정 판매할 당시 2002년 ‘니들이 게 맛을 알아?(크랩버거 TV cf)’로 인기를 끌었던 광고 모델 신구를 17년 만에 다시 발탁해 광고를 진행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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