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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페덱스, '무인 배송 전쟁'

‘무인 배송 자동차’ 개발 전쟁이 불붙고 있다.


아마존, 소프트뱅크 등이 수천억에서 조단위의 개발 자금을 투입키로 한 가운데 페덱스 등 전통적인 배송 기업도 무인 배송 기술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율주행 버스, 자율주행 택시, 자율주행 트럭 보다 작고 효율적이며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덜한 ‘자율주행 무인 배송 자동차’ 보급 속도가 더 빠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 ‘무인 배송 로봇’ 공개··· "투자 내역은 비밀"

조선비즈

아마존은 지난 1월 공개한 무인 배송 로봇 ‘스콧'. 아마존은 무인 매장, 무인 물류, 무인 배송 로봇 개발에 집중 개발하고 있다./사진=아마존

아마존은 지난 1월 소형 무인 배달 로봇 ‘스콧(Scout)’을 공개했다. 6개의 바퀴로 사람이 걷는 속도로 움직이는 ‘스콧'은 대형 아이스박스를 연상케하는 작고 귀여운 외형으로 시선을 끌었다.


지난 2월 7일(미국 현지시각)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기업인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의 5억3000만달러(한화 6000억원 상당)짜리 펀딩에 참여했다. 아마존 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수퍼 벤처캐피털’ 세콰이어 캐피털,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 등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아마존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오로라 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는 단숨에 25억달러(2조8000억원)로 뛰었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시가 총액은 3조1500억원(3월 28일 기준)이다.


‘오로라 이노베이션’은 구글, 테슬라, 우버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했던 간판 엔지니어들이 2016년 창업한 회사다.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개발팀을 이끌던 크리스 엄슨(Chris Urmson)이 최고경영자(CEO),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개발을 주도한 스털링 앤더슨(Sterling)이 최고 운영책임자(COO), 우버의 자율주행 개발팀을 이끈 드류 배그넬(Drew Bagnell)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 아마존은 무인 매장 ‘아마존 고’로 미래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준 데 이어 무인 물류 시스템, 드론 배송, 무인 트럭, 무인 배송 자동차, 무인 배송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7년 무인 배달 로봇 스타트업인 ‘디스패치(Dispatch)’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무인 배송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인수 기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 무인화 관련 기술 개발과 기업 인수·합병에 최소 수억달러를 투입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소프트뱅크, ‘무인 배송’ 스타트업 ‘뉴로'에 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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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가 대형 슈퍼 체인 ‘크로거’와 손잡고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시범 운영중인 무인 식료품 배달 자동차 R1. ‘뉴로’는 2년 안에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R2 5000대를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사진=뉴로

미국의 무인 식료품 배달 자동차 개발 스타트업 기업인 ‘뉴로(NURO)가 주택의 잔디밭과 계단을 통과, 고객의 문 앞까지 생필품을 배달하는 소형 배달 로봇(Fido)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IT전문 미디어 ‘테크 크런치'가 최근 보도했다.


‘뉴로’는 2년 안에 12개의 고해상도 카메라, 레이더를 탑재한 무인 식료품 배달 자동차 R2 5000대를 제작, 대형 유통 체인을 통해 배달 서비스 지역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뉴로’는 지난 2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9억4000만달러(한화 1조650억원 상당)를 투자받아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로라 이노베이션’이 아마존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나흘 만이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뉴로'의 기업 가치는 27억달러(한화 3조원)로 수직 상승했다.


‘뉴로'는 작년 12월부터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시에서 초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미국 매장 2800여개)의 생필품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뉴로’가 개발한 무인 배송 자동차(R1)는 고객이 ‘크로거’의 프라이스푸드 온라인 사이트에서 우유, 계란, 채소 등을 주문하면 고속도로를 피해 간선 도로를 최대 40km 속도로 달려 집 앞까지 배달한다.


식료품을 주문한 고객의 집 밖에 도착하면 문자 메시지로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는 번호를 제공한다. 한 번에 최대 12개의 짐꾸러미를 적재할 수 있고 건당 배송료는 5.59달러다.


‘뉴로’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개발팀 출신인 데이브 퍼거슨과 주자쥔이 2016년 공동 창업한 회사다. 최고경영자인 퍼거슨은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연구소 출신으로 웨이모 개발팀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지냈고 주자쥔도 같은 개발 팀에서 일했다.


데이브 퍼거슨과 주자쥔은 구글에서 각각 성과급 4000만달러를 받아 회사를 창업했고, 중국의 인터넷 억만장자 딩 레이 ‘넷이즈’ 회장이 초기 투자자(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페덱스, "무인 배송 로봇 6월부터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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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가 지난 4일 공개한 무인 배송 로봇 ‘세임데이 봇(SameDay Bot)’. 페덱스는 드론 배달 보다 배송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글로벌 배송 기업 페덱스도 지난 4일 데카 리서치 앤 디벨롭먼트(DEKA Research & Development)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세임데이 봇(SameDay Bot)을 공개했다. 데카 리서치 앤 디벨롭먼트는 세그웨이(Segway)를 개발한 회사다.


4개의 바퀴와 2개의 보조 바퀴로 달리는 ‘세임데이 봇'은 보도, 경사면, 계단을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 장애물을 피하면서 최대 45kg의 짐을 적재하고 최고 속도 16Km로 달릴 수 있다.


페덱스는 "월마트, 타겟, 월그린 등 페덱스와 제휴한 유통 기업 고객의 60%가 매장에서 4.8km 이내에 있어 무인 배송 로봇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오는 6월 멤피스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소프트뱅크, 페덱스 등이 무인 배달 기술에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배달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UBS는 글로벌 배달 산업이 앞으로 매년 10%씩 성장, 2030년 3600억달러(한화 406조 상당)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상거래가 대세가 되면서 기업마다 물류와 배달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자율주행하는 무인 배송 기술이 배송료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뉴로’인 창업자인 퍼거슨은 "미국 전체 교통량의 43%가 쇼핑이나 심부름 용도이고 미국인들은 쇼핑과 심부름에 평생 6만시간을 쓰고 있다"며 "무인 배송 자동차 덕분에 소비자들이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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