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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굵고 묵직한 정통 SUV ‘모하비’

기아 모하비는 ‘정의선의 차’로 통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5년 기아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모하비 개발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08년 1세대 모하비를 출시할 때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직접 참석해 신차 발표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조선비즈

기아 모하비 앞 모습. /고성민 기자

모하비는 전장(차 길이) 4930㎜, 전폭(차의 폭) 1920㎜, 전고(차 높이) 1790㎜로, 기아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외관은 직선적이고 선이 굵어 남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트렁크까지 거의 수평으로 쭉 뻗은 루프(지붕) 라인과 큼지막한 후면은 정통 SUV의 모습이다. 시승차는 그릴에 모하비 전용 로고가 달려 있었는데, 올해 연식변경된 모하비는 ‘KN’처럼 생긴 기아 신규 로고를 단다.


모하비는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보디 온 프레임(프레임 보디)’ 구조로 만들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전체 챠랑 중 유일하게 모하비만 프레임 보디 구조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식은 크게 통상 프레임 보디와 모노코크 보디(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되어 있는 구조)로 나뉜다. 프레임 보디는 강철 재질의 H형 뼈대(프레임)에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동력 전달계)을 올리고 그 위에 외피를 얹는 방식이다. 차가 무겁고 연비가 낮지만 험로 주행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불규칙한 오프로드 노면을 지날 때 차량 하부에 있는 H형 강철 프레임이 하체를 단단히 잡아 주기 때문이다.


모하비는 첫 출시 이후 10년 넘게 완전변경 없이 부분변경만 두 번 이뤄졌는데, 판매량이 꾸준하다. 2019~2021년에 연평균 1만3235대씩 팔렸다. 이는 프레임 보디로 제작된 오프로드형 SUV를 찾는 마니아층이 있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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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옆 모습. /고성민 기자

모하비를 타고 주행하면 이 차가 유능한 오프로더라는 점이 느껴진다. 현대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모하비를 타고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해보니, 모하비는 바퀴 절반이 잠길만한 젖은 도로나 진흙길, 바퀴 두 개가 공중에 뜰 정도의 울퉁불퉁한 험로도 잘 헤쳐갔다. 스노우(Snow), 샌드(Sand), 머드(Mud) 등 험로에 대응하는 맞춤 주행 모드도 갖고 있다. 세련된 도시형 SUV와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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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뒷 모습. /고성민 기자

모하비는 V6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60마력, 최대 토크 57.1㎏f·m의 성능을 발휘한다. 모하비를 타고 공도를 주행해보니, 3000㏄대 배기량이 주는 여유로운 가속이 돋보였다. 모하비는 공차중량이 2265~2280㎏에 달하는데,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속 100㎞ 이상에서도 가속이 전혀 굼뜨지 않다.


디젤 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와 폭발적인 힘은 남성적인 이 차의 정체성을 더했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로 충격 없이 부드럽게 변속했고, 쿠페형 SUV와 달리 후면 유리창이 넓어 룸미러를 보기 편안했다. 디젤 엔진의 단점인 소음도 적당히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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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 실내. /고성민 기자

모하비의 연비는 9.3㎞/ℓ로 낮은 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가 속속 이뤄지며 디젤 엔진이 사라지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가솔린 모델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서스펜션과 주행 질감도 SUV 특유의 출렁임이 많아, 뒷좌석 승객을 고려한 대중적인 패밀리 SUV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꽤 비싼 가격도 대중성을 낮춘다.


모하비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플래티넘 4958만원 ▲마스터즈 5493만원 ▲그래비티 5871만원이다.


고성민 기자(kurtg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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