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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만 켜면, 車가 스스로 알아서 끼어든다

자동차가 스스로 '끼어들기'를 할 수 있는 반(半)자율주행차가 하반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다. 현대차는 11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첫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GV80에 이 같은 기능을 장착할 계획이다.


8일 복수의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율주행 2.5단계로 평가받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2단계(HDAII·Highway Driving Assistant II)를 GV80에 적용한다. 고속도로에서 깜빡이를 켜면, 자동차가 스스로 앞·뒤·옆 차의 움직임을 살핀 뒤 차선을 변경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이번에 고속도로뿐 아니라 도로 사정이 더 복잡한 자동차전용도로(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수준의 HDAI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GV80은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앞차와 거리 유지, 곡선 주행, 차선 변경까지 가능한 '고속도로 자율주행' 직전 수준의 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대 성큼


달리는 자동차가 스스로 차로를 바꾸는 기능은 테슬라가 2015년 오토파일럿에서 선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2016년)와 BMW(2018년) 등이 양산차에 이 기능을 넣었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명확한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출시된 적이 없다. 현대차는 국토교통부가 유럽 규정을 준거로 한 관련 법규를 하반기에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GV80에 탑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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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으로 간주되는 3단계 자율주행, HDP(Highway Driving Pilot) 기술도 머지않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2.5단계를 좀 더 강건화(정교화)하는 작업을 거치면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되는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BMW가 HDP가 장착된 차 iNEXT를 2021년에 양산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2021년을 전후로 HDP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안전성과 완결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우리도 뒤처지지 않는 시점에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차와 거리 유지→코너링→차선 변경까지 진화


그동안 현대차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은 앞차와 거리를 유지해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2008년 제네시스에 처음 탑재되면서 진화해왔다. 2011년 그랜저HG에는 앞차가 멈추면 스스로 멈추고, 출발하면 다시 출발하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한 단계 진화했다.


여기에 2015년 말 고속도로에서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1단계가 EQ900에 탑재되면서 코너링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때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여기에 발까지 뗄 수 있게 한 기능이 2018년 K9에 도입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 곡선로' 기능이다. 지도 정보에 기반해 스스로 감속하는 기능으로 차로 중앙을 달리는 기능과 합쳐져 '자율 코너링'이 가능해진 것이다.


GV80에는 완만한 곡선로뿐 아니라 굴곡이 심한 고속도로 진·출입 구간에서도 스스로 감속하며 차로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기능도 탑재될 예정이다. 또 옆 차가 차선 가까이 붙어 주행할 경우, 차로 중앙에서 조금 옆으로 비켜 달리는 '편향 주행' 기능도 탑재된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고, 옆 차를 견제하고, 곡선로나 인터체인지에서도 부드럽게 코너링을 하며, 끼어들기까지 스스로 하는 차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GV80에 탑재된 ADAS 기능은 어디까지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기 때문에 운전대에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유시복 자동차부품연구원 박사는 "현재 구글 웨이모, GM 등이 미국에서 자율주행 4단계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전을 위해 사람이 탑승하고 있어 실제 '무인 택시'로 수익을 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반면 양산차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는 기업에는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고, 소비자에겐 실생활에 큰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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