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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이탈리안 사로잡은 명품전략

스타벅스 경영

스타벅스는 지난해 에스프레소 커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 첫 매장을 열었다. 전 세계 78개국에 2만9000여개 매장을 둔 스타벅스가 수많은 저항을 물리치고 이탈리아에 입성한 것이다. 커피에 대한 전통과 자부심이 남다른 이탈리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스타벅스는 고급 매장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밀라노에 문을 연 ‘스타벅스 이탈리아 1호점’은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매장인 ‘리저브 로스터리’로 운영한다. 시애틀과 상하이에 이어 전 세계 3번째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다. 밀라노 매장의 규모는 2300㎡(약 700평)로, 밀라노의 상징인 대성당(두오모) 인근의 고풍스러운 옛 우체국 건물에 들어섰다.

까다로운 이탈리안 사로잡은 명품전략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벅스 이탈리아 밀라노 1호점 / 스타벅스 제공

매장에서는 커피는 물론, 이탈리아 식전주 문화에 맞춰 칵테일과 간단한 음식도 판매한다. 스타벅스는 현지화를 위해 특히 에스프레소, 아이스크림, 피자 등의 메뉴에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리석으로 만든 10m 길이의 전용 바도 마련됐다. 스타벅스 1호점은 현지 카페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5개월 가까이 성황 중이다.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매장을 앞세워 고급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커피 전문점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 입맛도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커피도 원두를 따져 마시는 ‘제3의 커피 물결(the third wave of coffee)’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커피 시장 규모가 480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절반을 스페셜티 커피가 차지한다.


스타벅스는 차별화된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원두 커피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겨냥해 프리미엄 커피를 내려주는 ‘리저브 바’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일반 매장으로 대중을 공략하고 리저브 바 매장으로 커피 애호가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회장은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상점 주위에 있는 카페까지 외출할 유인이 줄어든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면 카페가 고급스럽고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고급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까다로운 이탈리안 사로잡은 명품전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리저브 바 매장은 전국에 44개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가장 많다. 지난 2016년 처음 5개 리저브 바 매장을 선보인 뒤로 2017년 10개, 지난해 29개 매장을 열었다. 전체 매장(1245개)의 3.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반응이 좋아 올해도 꾸준히 리저브 바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저브 바는 ‘커피’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인 매장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단일 원산지의 스페셜티 커피로 선별한 30여가지 리저브 원두와 숙련된 바리스타, 전용 추출기기 등을 갖췄다.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전용 바가 매장 중앙에 마련된 것도 특징이다. 리저브 바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숙련된 바리스타가 원두 선별부터 추출방식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일종의 일대일 커피 추천 서비스로, 바리스타와 고객간 유대감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까다로운 이탈리안 사로잡은 명품전략

스타벅스 더해운대R점에서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리저브 바에서 근무하는 커피마스터들은 추출 기구별로 스타벅스 글로벌 인증 평가를 통과한 전문가다.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페셜티 커피 가격이 일반 에스프레소 기반 아메리카노(4100원)보다 2000~3000원 가량 비싼 대신 품질과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리저브 바에서만 파는 음료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00만잔을 돌파,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


고급스럽게 연출한 인테리어도 차별점이다. 리저브 바는 전용 머그와 빨대,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구성된 배경음악 등으로 일반 매장과 차이를 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오감을 만족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외관은 기존 스타벅스 로고 대신 리저브 브랜드의 상징인 ‘R’ 마크로 대신한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리저브 바 같은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여기에 소확행 트렌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품질 좋은 커피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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