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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대야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

에너지, 물, 식량, 환경, 빈곤, 테러리즘, 전쟁, 질병, 교육, 민주주의, 인구. 전 세계에 고루 퍼져있는 인류의 오래된 문제들이다.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워낙 고질적인 문제들이라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14억 세제곱킬로미터의 엄청난 양의 물이 있지만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1% 이하인 약 10만 세제곱킬로미터 정도다. 유엔의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24억 명이 아직도 비위생적인 물을 마시며 이는 인류의 1/3 정도다. 비위생적인 물은 영아 사망률과 연관 있으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의 물 부족은 이미 잘 알려진 문제다.

 

많은 이들이 도전하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뿌리 뽑지 못한 아프리카의 물 부족 문제를 디자인으로 풀어내보려고 시도한 이들이 있다. '구멍 뚫려 행복한 대야'를 만든 김우식, 최덕수 디자이너다. 일명 '행복한 대야'로 불린다. 행복한 대야는 컨셉 디자인으로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컨셉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인사이트(통찰력)와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상에 컨셉을 제안하는 작품이다.

 

행복한 대야를 기획한 김우식 디자이너는 이 대야를 통해 구멍 뚫인 대야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부족함, 즉 구멍 뚫린 부분이 하나씩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버려져서는 안 된다. 구멍이 뚫려도 충분히 쓸모가 있다는 '가능성'이 행복한 대야의 디자인에 담겨 있다.

행복한 대야

행복한 대야의 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연못이나 물 위에 대야를 올려놓고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대야 밑바닥에 장착된 나노 필터가 흙탕물을 필터링한다.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대야에 물이 가득 차도 가라앉지 않는다. 대야 날개 부분에 공기층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대야

아프리카 대륙의 물부족 지역에 사는 이들은 매일 먹을 수 있는 물을 구하러 6~20km이상을 걷는다. 행복한 대야는 흙탕물을 필터링해 주는 정화작용뿐만이 아니라 뜨거운 태양 아래서 오랜 시간을 걸어야 하는 이들에게 모자로 활용되기도 한다. 디자인적인 요소를 좀 더 살펴보면, 필터로 드러난 디자인 패턴은 지구 대륙의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어 세계 여러 나라 속에 그들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키워드로 작용한다.

행복한 대야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예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전부가 아니다. 문제를 찾아내고 그 문제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 역시 디자인의 범주에 포함된다. 행복한 대야는 범주를 넓힌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디자인으로 세계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한 대야

행복한 대야는 세상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앞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를 심었다. 이 작은 씨앗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많은 이들이 적정기술을 통해 세계 곳곳에 퍼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생명의 삶에는 다양한 이들과의 관계망이 필요하다.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기까지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고통스러운 문제 앞에 당장이라도 빠른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싶은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는 누군가에게 인사이트(통찰력)을 줄 수 있다. 인사이트를 받은 또 다른 누군가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다보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사진제공 온유디자인 http://www.onnue.com

 

에디터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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