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일들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어!’라는 말에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게 무슨 '1 + 1 = 2' 같은 소리냐며 비웃을 테고, 조금 신중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형태의 사진이 등장했나 하는 고민을 몇 초정도는 해볼 수도 있겠다.
전화기가 카메라가 되는 것이 우스운 일이 될 만큼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게 가능해진 세상이 왔다. 심지어 집에 사람이 없어도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그렇게 이 작은 기계는 우리의 일상을 차지했다. 이제는 식사를 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지 않는 것이 상대를 위한 에티켓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앞에 마주 앉은 사람과의 대화? 버스 옆자리의 앉은 사람의 스마트폰 훔쳐보기? 다양한 선택들이 있겠지만, 색다른 방법 몇 가지를 추천해볼까 한다.
스마트폰이 잠들면, 나무가 자란다. 포레스트앱
포레스트앱(Forestapp)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숲을 조성하는 앱이다. 스마트폰을 하지 않을 때의 방법으로 앱을 추천해주는 이유가 뭐냐고? 포레스트앱을 켜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앱 내에 숲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그 시간에 따라 30분 단위로 앱 내에 나무가 한그루 씩 자라는데, 숲을 잘 조성하면 일종의 코인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코인은 'Weforest'의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기부해서 인도에 나무를 심을 수도 있고, 묘목을 가꾸는 여성 공동체를 후원할 수도 있다.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소셜 벤처 트리플래닛의 방법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스마트폰을 손에서 떨어뜨려 놓는 만큼 나무가 자란다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스마트폰을 향한 무관심이 물 부족 국가에 대한 관심으로, 탭 프로젝트
유니세프에서 진행하는 탭 프로젝트는 2007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이해 처음 시작됐다. 맑은 물을 마시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획된 이 프로젝트 또한 포레스트앱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10분간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으면 한 아이가 하루 동안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돈이 기부된다.
단, 포레스트앱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이 해당 페이지에서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사용자의 동기부여를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의 소중함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준다. 현재 탭 프로젝트를 통해 71,000분 동안 스마트폰이 사용되지 않았고, 가장 높은 참여를 보여준 도시는 뉴욕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을 점거하는 동안 누군가는 이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상상했다. 하지만 침묵은 또 다른 형태의 말이라는 이야기처럼, 위의 방법도 결국은 스마트폰의 또 다른 사용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어떤가. 매너도 지키고, 세상을 나아지게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포레스트앱과 탭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그 순간만큼, 나와 마주 앉은 누군가에게 충실할 수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에디터 김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