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World Maker Faire 2. 베를린 & 베이 에어리아
여행인지 출장인지
앞서 발행한 'Go to World Maker Faire 1. 도쿄 & 심천'에 이어진 메이커페어 두 번째 이야기이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2015 Maker Faire Berlin
베를린 메이커페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이들이 관객의 메인이라는 점이다.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에 대한 철학이 깊은 나라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만큼 그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다면 교육은 독일에서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과학 단체, 학교 등에서 전시장의 꽤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아이들이 주요 참석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은반지를 만드는 워크숍부터 작은 기판에 납땜하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했다. 아주 근본적인 것에 대한 것부터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에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기구들이 많았다.
이처럼 비즈니스적인 것보다 교육과 관련된 혹은 교육의 연장선인 곳에서 많이 출품했다.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이 같이 참여한 프로젝트 혹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많았다.
아이들이 관객의 메인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아이들을 위한 워크숍 프로그램이 다양했고, 부모들은 아이가 더 많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 인상 깊었던 심천이나 우리나라는 어른이 메인인 곳임과 동시에 기술 쪽으로 많이 치우쳤고, 아이들에겐 전자기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워크숍이 가끔 보일 정도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곤 했다.
이전 다른 메이커페어에 다닐 땐 별 관심 없었는데, 독일 메이커페어를 보면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매우 강해졌다. 근본적인 것에 대한 궁금증에서 교육이 시작되는 곳이며, 대학이나 취업만이 전부라는 생각을 절대 심어주지 않는 나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때문에 그만큼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쏟는 게 아닐까?
어린이 메이커가 많은 2016 Maker Faire Bay Area
메이커페어 베이 에어리어에서는 다른 때보다 유독 눈에 띈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어린이 메이커가 많고, 아빠 손을 잡고 메이커페어를 구경하러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에 장기 출장으로 몇 달씩 살아보기도 했고, 미국의 회사들을 둘러보며 기업문화와 그들의 행동방식을 관찰할 일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메이커페어와 미국의 가정집에서 지내면서 그동안 경험한 모든 것을 바탕으로 끌어낸 키워드는 이렇다.
어릴 때부터, 교육, 아빠의 퇴근 시간, 가족과 함께, 차고
베이 에어리어에서는 유독 어린 메이커가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 학교에서 단체로 관람하러 온 학생들과 선생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지금까지 메이커페어에 다니면서 이렇게 어린이와 청소년 메이커가 많은 곳이 있었던가?
어린이와 아빠가 함께 메이커로 참여한 곳도 있었고, 학교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온 청소년 메이커도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누군가 그들의 작품 앞에 가서 서면 적극적으로 본인이 만든 작품을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어린이라도 해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보단 본인이 주도적으로 설명하고 본인의 작품 앞에 선 사람의 피드백을 받으려는 모습이 처음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제품이나 워크숍을 준비한 메이커와 회사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어린이와 청소년 메이커의 비율이 높다는 건 미국이란 나라의 문화적인 부분과도 관련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의사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마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되면 다시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교육을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퇴근 이후엔 대부분 집으로 간다. 중간에 어디 딴데로 샐 데도 없고, 심지어 놀아줄 다른 동료도 없다. 그들도 집으로 간다. 이처럼 퇴근 이후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와 부모 간에 대화가 많아진다. 눈을 맞추는 시간이 많으니 아이들이 했던 어떤 시도에 대한 피드백도 더 많아지고,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게 아닐까?
지난 3년간 세계의 크고 작은 메이커페어를 다니면서 그해에는 어떤 기술이 유행하는지, 어떤 제품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지를 두루 보고, 듣고, 느꼈다. 한 해에 여러 곳을 다니면서 같은 기술을 다른 나라에서 어떤 서비스로 승화시켰는지 비교하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또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 나라에서 왜 이런 제품과 서비스가 나왔는지 궁금해하며 그 동네 사람들을 만나 더 깊이 알아보기도 했다.
메이커페어에 가면 메이커들은 본인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요즘 유행하는 기술이나 기기를 이용해 만들고, 그것을 메이커페어에 나와서 과정과 결과물을 보여주러 나온다. 이 행사에 참석하면 나는 기술과 UX에 대한 부분을 함께 둘러볼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외국의 개발자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다.
일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취미생활도 한다는 것, 그게 뭐 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