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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아시아투데이

[여행] 눈꽃, 서리꽃 화사한 '설국'...무주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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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가는 길에 바라 본 설천봉. 설천봉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구간에서 덕유산 서리꽃(상고대)의 백미를 볼 수 있다.

아시아투데이 글·사진 김성환 기자 = 겨울에는 덕유산(德裕山·1614m)에 올라봐야 한다. 서리꽃(상고대) 화사한, 속세와 딴판인 세상이 펼쳐진다. 눈 내리면 눈꽃도 좋다. 순백(純白)의 풍경이 지난한 일상에 위로가 된다. 산이 높지만 정상 턱밑까지 곤돌라가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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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가는 길에 눈꽃, 서리꽃(상고대)이 화려하게 피었다.

덕유산은 사계절 곱다. 봄에는 능선마다 철쭉과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는 형형색색 야생화 융단이 깔린다. 단풍 화려한 가을의 운치도 좋다. 겨울에는 서리꽃이 장관이다. 덕유산은 서리꽃 명소다. 기온이 낮은 날, 대기에 있는 습기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그대로 얼면 서리꽃이 된다. 영롱한 서리꽃에 반해 겨울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산이 높으면 서리꽃을 볼 공산이 크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다.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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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으로 향하는 길에 눈꽃, 서리꽃(상고대)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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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중의 습기가 나뭇가지 달라부터 얼어버린 서리꽃(상고대). 영롱한 모습에 반해 겨울산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은 구경이 쉽다. 산 아래에서 40분 남짓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곤돌라 때문이다. 가볍게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 대부분은 곤돌라를 이용한다. 설천면의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면 15분만에 설천봉(1520m)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20여분만 걸으면 정상인 향적봉(1614m)이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든 산책하듯 걷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곤돌라를 타면 빠뜨리는 풍경이 없을까 안달하지 않아도 된다. 서리꽃만 따지면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구간이 백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종 올라오는 ‘서리꽃 터널’도 이 구간에서 만날 수 있다.


향적봉의 전망은 장쾌하다. 덕유산은 차지하고 앉은 자리가 너르다. 주봉인 향적봉은 전북 무주 땅에 솟았지만 장중한 능선은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 뻗어있다. 게다가 중봉·백암봉·동엽령·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 등 1000m급 봉우리들이 거대한 산맥을 이룬다. 이러니 보이는 것도 많다. 날씨가 좋으면 적상산, 마이산, 가야산, 지리산, 계룡산, 무등산까지 보인다. 덕유산은 이름처럼 덕이 많고 넉넉한 산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많은 사람이 전쟁을 피해 산에 들어왔다. 그런데 왜병들이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안개가 자욱해져서 산속에 숨은 사람들을 발견하지 못했단다. 산 때문에 살아난 사람들은 ‘덕이 많은 산’이라고 덕유산으로 부르기 시작했단다. 요즘은 곤돌라를 타고 누구나 쉽게 안길 수 있는 덕이 많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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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은 주목, 구상나무 등이 있어 더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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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은 주목, 구상나무, 고사목 등이 있어 더 운치가 있다.

고산과 준봉에 뿌리 박은 나무들이 눈(雪)과 어우러지며 만드는 패턴에 눈(目)이 즐겁다. 주목(朱木)이 있어 설경은 더 우아하다. 덕유산은 주목도 유명하다. 주목은 더디게 자라고 죽은 후에도 고상한 자태를 오랫동안 잃지 않는 상록수다. 그래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런 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법. 향적봉 정상부에는 수령 300~500년 1000여 그루의 주목이 자란다. 특히 향적봉에서 중봉(1594m)을 잇는 약 1.3km의 능선에 많다. 옛날에는 무주 일대에서 향적봉 주목을 ‘향목(香木)’으로도 불렀단다. 조선시대에는 향목으로 마패를 만들기도 했다. 주목 고사목(말라 죽은 나무)도 볼만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마다 천년 세월의 풍상(風霜)이 주렁주렁 달린다. 이거 보면 눈이 맑아지고 속도 후련해진다.


곤돌라를 타고 온 사람들 중에는 걸어서 내려가는 이들도 있다. 백련사를 거쳐 구천동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향적봉에서 백련사까지는 약 2km다. 가파른 데다 시야가 닫혀 지루한 느낌이 든다. 순한 길은 백련사에 도착해야 나타난다. 백련사는 구천동에 있던 많은 사찰 중 현재까지 남은 유일한 곳이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은거했던 곳에 흰 연꽃이 피었는데 이를 기리기 위해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신라 흥덕왕 5년에 무염국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원래는 현재의 일주문 근처에 있었지만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됐다. 1962년에 지금의 위치에 다시 지어졌다. 고즈넉한 겨울산사의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선수각, 원통전, 범종루 등의 가람들이 다소곳하게 자리 잡았다. 매월당 설흔 스님의 부도탑이 잘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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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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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겨울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백련사에서 그 유명한 구천동계곡을 따라 덕유산탐방안내소까지 약 6km에 걸쳐 ‘구천동 어사길’이 조성돼 있다. 구천동 사람들이 백련사까지 오갈 때 이용하던 옛길이다. 조선시대 암행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을 방문해 민심을 헤아렸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볕 좋은 계절에는 이 길만 ‘콕’ 찍어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을 만큼 사위가 호젓하고 풍경이 수려하다. 경사도 판판해 산책하며 걷기 좋다. 구천동 계곡은 예부터 명승지였다. 향적봉에서 백제와 신라의 국경이자 관문이었다는 ‘라제통문’에 이르기까지 물길이 구천굽이나 휘돌아 흐른다고 붙은 이름이다. 계곡에 성불한 부처가 9000명이나 살고 있었다는 얘기도 전한다. 그만큼 구도자나 은둔자가 많았다는 의미일 거다. 비파담, 구월담, 안심대 등 구천동의 명소가 이 길에 있다. 적요한 겨울계곡의 풍경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산 좋아하는 이들은 거꾸로 구천동계곡에서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까지 간다. 넉넉잡아 4~5시간은 걸린다. 눈이 많이 내리거가 기상 악화시 등산로가 통제될 수 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통제 여부를 살펴보고 덕유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미리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낫다. 겨울 덕유산에 가면 눈이 즐겁고 마음 살피며 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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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계곡. 계곡을 따라 ‘구천동 어사길’이 조성돼 있다.

하나만 더 추가하면, 덕유산탐방안내소 인근에는 오토캠핑장을 갖춘 무주 덕유대야영장이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야영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겨울에 일반 야영지는 문을 닫고 오토캠핑장만 운영한다. ‘차박’이나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겨울에도 찾는 이들이 제법 있다. 수용규모의 50% 수준인 30여 개 사이트를 운영 중인데 평일에는 10여 팀이 찾고 주말에는 꽉 찬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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