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팔방미인 플래그십 세단" 블랙팬서 닮은 폭스바겐 ID.7
7월 폭스바겐 전기차 ID.7 독일 현지 시승
1회 충전거리 621㎞…장거리 운전 유용
높은 반응성과 가속력…최첨단 편의기능
폭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ID.7'의 주행 모습./폭스바겐그룹코리아 |
지난해 4월 출시된 폭스바겐 'ID.7'. 이전까지 폭스바겐은 플래그십 모델의 전기차를 갖고 있지 않았던 만큼 ID.7의 등장은 'ID. 패밀리'를 비로소 완성시키는 퍼즐이었다. 특히 ID.7은 폭스바겐이 새로 개발한 고효율 전기 구동계가 탑재된 신형 MEB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진 첫 모델이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ID.7은 지난해 '독일 올해의 차'(German Car of the Year 2024)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7월 28~29일(현지시간) 독일에서 국내 취재진 최초로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 ID.7을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아레나에서 노르트하임을 거쳐 작센주 드레스덴까지 이어지는 약 250㎞에 달하는 코스였다.
'블랙팬서' 닮은 스포티한 외관…실내 공간도 널찍
ID.7의 외관./김정규 기자 |
폭스바겐의 전기차 시리즈 'ID.패밀리'의 맏형답게 ID.7의 외관은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을 자랑했다. 특히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강조한 곡선과 직선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또 전면부의 완전히 막힌 라디에이터 그릴과 길게 뻗은 LED 라이트는 ID.7만의 깔끔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적 요소를 더 부각시켰다. 검정색의 스포티한 외관은 마치 '블랙팬서'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고는 1536㎜로 일반적인 세단 보다는 차체가 다소 높았다. 이 때문에 SUV인 것 같은 인상도 동시에 받았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4961㎜, 2966㎜에 달한다.
ID.7의 운전석 모습.15인치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가운제 자리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
ID.7의 실내 모습. 스마트 파노라믹 선루프가 차량을 더 넓게 느껴지게 만든다./김정규 기자 |
실내에서도 플래그십 전기차로서 ID.7만의 매력이 물씬 풍겼다.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잡은 15인치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프레이가 운전자를 맞이했다. 투명과 불투명을 설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파노라믹 선루프 때문에 실내 공간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기본 트렁크 용량은 532ℓ며,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86ℓ까지 늘어난다.
1회 충전 주행거리 621㎞…구불구불 산길과 아우토반서 씽씽
ID.7의 주행 모습./폭스바겐그룹코리아 |
ID.7의 가장 큰 장점은 600㎞가 넘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APP550'으로 WLTP 기준 최대 가능 주행 거리는 621㎞에 달하며, 100㎞ 주행 시 16.3~14.1kWh의 우수한 에너지 소비 효율을 자랑한다. 또 급속 충전기에서 최대 175kW의 전력으로 10분만에 WLTP 기준 최대 204㎞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일상 생활은 물론 장거리 운전에도 가장 적합한 차 중 하나다.
진정한 매력은 역시 주행 중에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ID.7은 날카로운 반응성과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주며 와인딩 코스와 아우토반 모두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ID.7은 77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 출력 286마력(210kW), 최대 토크55.6㎏·m(545N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180㎞/h고 제로백은 6.5초다.
ID.7의 주행 모습./폭스바겐그룹코리아 |
ID.7의 주행 모습./폭스바겐그룹코리아 |
볼프스부르크에서 노르트하임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하르츠 국립공원 내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에선 정밀한 코너링과 함께 힘차게 언덕을 올랐다. 노르트하임에서 드레스덴으로 이동하는 중 진입했던 아우토반에선 즉각적인 토크 전달과 부드러운 가속감이 한층 더 돋보였다. 시속 150㎞ 넘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체는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보여줬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성 역시 높았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주행 모드를 에코, 컴포트, 스포츠, 맞춤형 등 4가지 선택할 수 있다./김정규 기자 |
또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을 사용해 도로 상황과 개인 취향에 맞게 서스펜션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등 승차감과 주행방식을 선택하며 주행의 즐거움을 더 배가시킬 수 있다.
더 커진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다양한 편의기능, 최첨단 중무장
주행 중 활용 중인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모습. 1열 왼쪽 바퀴가 차선을 밟자 주황색의 차선 지시선이 증강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김정규 기자 |
최첨단으로 중무장한 다양한 주행편의 기능 역시 ID.7만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이 같은 최첨단 기능들은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세팅돼 있었다.
먼저, 다른 브랜드 차량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폭 커진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확장된 덕분에 기존 계기판의 크기는 매우 작아졌다. 운전 중 관련 정보는 모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편리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또 증강현실은 주행 중 차선정보, 회전 지시선, 경고 메시지 등을 직관적으로 제공해 운전 중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최초의 어댑티브 시트 클리마트로닉 시스템은 히팅, 쿨링, 건조 기능을 탑승객의 요구에 맞게 제공하며, 독일 척추 건강 협회(AGR)에서 인증한 마사지 기능은 장거리 운전에서도 피로를 최소화해 준다. 탑승자의 건강과 편안함까지 고려한 세심한 설계가 돋보였다.
화면 속 동그란 원들을 각각 움직여 직관적으로 에어컨 바람의 방향을 위아래 좌우로 조절할 수 있다./김정규 기자 |
또 챗GPT가 통합된 IDA 음성 어시스턴트는 음성 명령을 통해 차량 내비게이션 등도 쉽게 제어할 수 있었고, 운전 중에도 안전하고 편리한 차량 관리가 가능했다.
ID.7은 그 자체로도 강력한 전기차지만, 단순한 주행 성능을 넘어 최첨단 기술과 편의성을 고루 갖춘 차량이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효율성, 사용자 경험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시장에 대한 방향성과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가격 역시 5만4000유로(한화 약 8400만원)부터 시작해 경쟁 모델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폭스바겐 전기차는 ID.4가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만큼 향후 ID.7은 이러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