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지 않은 직장인들을 위한 인생선배 손미나의 조언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명문대에 입학만 하면 행복할 거라 믿었고,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스펙을 쌓아 취업에 성공만 하면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어딜 가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넘쳐나고, 그들 틈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언제나 노심초사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누구 하나 자신 있게 ‘행복하다’고 답변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KBS 전 아나운서이자 최근 심리에세이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를 출간한 손미나 저자는 “차가 막히는 도로 위에서 새치기를 한다거나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차선을 자주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 나보다 뒤에 있던 차가 내 앞에 와 있던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텐데, 내가 서 있는 차선만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이것은 우리가 인생에서도 똑같이 경험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미나 저자 역시 학창시절에는 모범생을 자처했고, 10년간의 아나운서 생활에 과감히 종지부를 찍고 전 세계를 여행하기 시작하자 자유분방한 삶이라며 부러워하는 시선도 많았다. 소신에 따라 앞길을 결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서슴지 않는 그녀의 행보에 모두가 응원했고, 그녀 역시 자신의 성실함을 내심 흡족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누구나 선망하는 삶을 누리고 있다고 믿었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이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나에게 집중하고 현재에 충실하며 사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성공이란 것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절대 시간과는 맞바꿀 수 없는데 많은 이들이 현재의 순간을 미래의 막연한 무엇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간다. 나 역시 충분히 즐겨야할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거나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경험을 놓친 일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며 “좋은 일 뿐만 아니라 아픈 일을 겪었을 때도 서둘러서 그 시간이나 경험으로부터 빠져나오려 하는 대신 슬픔을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많은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손미나 저자는 “너무 바쁘게 일중독에 빠져 살다보면 현재, 그리고 그 시간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서 마음을 돌보지 못하기 때문에 문득문득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마음이 불행하다고 외치는 때가 올 수밖에 없다”며 “행복의 열쇠는 일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상태를 점검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남보다 뒤쳐질 것 같은 두려움이나 불안함을 이기기 위해 혹은 피하기 위해 현재를 몽땅 희생하는 길을 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잊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을 잘 살고 내 안의 나를 돌보는 것이야말로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그러한 평온함을 유지할 때에 우리는 외부의 어떤 흔들림 앞에서도 온전히 누려야 할 내 몫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미나 저자의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는 방송인, 편집인, 여행 작가, 사업가, 여성 멘토 등 화려한 이미지 속에 가려진 어두운 내면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다. 불행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좀처럼 가시지 않는 생각의 근원지를 찾아 나서면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임소라 기자 mail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