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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직 사퇴…'가소로운 자들'에 저의 개혁 막혀"

아시아경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미래통합당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통합당 영입 인재들이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서 당선권 밖으로 밀리면서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 내분이 격 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저의 개혁이 막혔다"며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비례대표 공천 명단이 이날 선거인단에 의해 부결되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는 비례대표 명단을 바꾸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저의 정치인생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정말 뭔가 좋은 흔적을 남겨야하겠다는 생각이 막혀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줌도 안되는 야당의 권력을 가지고, 부패한 권력이 저의 개혁을 막아버렸다"며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각 이후 사퇴한다"고 말했다. '가소로운 자들'이 황교안 대표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지난 16일 마련한 비례대표 후보안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반발에 대응해 수정한 비례대표 안을 이날 선거인단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47, 찬성 13,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자신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한 미래통합당 인사들도 저격했다. 그는 "어떤 통합당 고위당직자는 '한선교가 이 선거에서 잘 돼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뭉개고 있을지도 모르니 당헌당규에 물러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 회의 내용을 국장을 시켜서 저에게 전해줬는데, 국회의원 몇 개월 안 한 친구가 그랬다니 참 가소롭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마지막으로 당과 국민에게 자그마한 봉사를 하고 나간다고 생각하고, 맑은 마음과 깨끗한 정신으로 일을 맡았는데 권력같지도 않은 권력을 휘두르는 그들과 타협할 수는 없었다"며 "그래서 선거인단 투표를 강행했고 대표직을 그만두는 것이 조금도 안타깝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을 하다 목이 메이는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물을 마시기도 했다.


그는 새로 만든 비례대표 명단을 고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번 이내의 명단을 바꾼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할 말은 참으로 많지만 4월 15일 총선이 지나서 이야기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기존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서도 '괜찮은 공천'이라며 "밀실 공천을 없애고 공개적으로 좋은 후보들을 국민들에게 선사하고 싶었지만,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갖고 있는 이 당의 인사들이 저의 그 작은 꿈을 막아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비례대표 명단에서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후순위로 밀렸던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젊은 공관위원들이 '윤 관장이 젊은이들의 전투력에 비해서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뜻을 밝혀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며 "(비례대표 안을) 보수우파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셔서 공관위원장을 아침부터 밤까지 설득해서 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며칠간 언론 공격을 받으면서도 한 마디도 안 한 것은 저로 인해 당의 분란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이번 총선이 망하면 안된다는 이유"라며 "4년 전 2016년 20대 총선처럼 당내 분란으로 우리가 다시 좌파 정부에게 과반수를 넘기면 안된다는 그런 충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고 털어놨다. 한 대표는 "오늘 60명 가까이 투표에 참석했는데, 그 중 찬성표를 던진 13명 중 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 '이러이러하라고(그만두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준비가 되셨나요'라고 해서 준비가 됐다고 했다"며 "저는 이 자리도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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