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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40원↑…"現 경제 상황 반영해 사실상 속도조절"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20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59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보다 240원(2.87%) 오른 금액이다. 월환산액은 209시간 기준으로 179만5310원으로, 올해보다 5만160원 인상된 액수다.


최임위는 전일 오후 4시30분부터 이날 새벽까지 13시간 이상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밤샘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공익위원은 노사 양측에 "표결을 위한 최종안을 제시하라"고 최후통첩을 던졌다. 이에 따라 경영계는 8590원을, 노동계는 8880원을 최종안으로 제출했다. 노동계 내부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의견 조율이 필요해 최종안 제출을 앞두고 시간이 다소 지체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오전 5시30분께 노·사·공익위원 27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근로자안과 사용자안을 표결에 부쳐 15대11로(기권1)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최저임금 인상률 2.87%는 우리 경제상황의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때인 1999년(2.70%), 금융위기 여파를 겪은 2010년(2.75%) 다음으로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최저임금 의결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경제 형편이 여러가지로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정직한 인식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임위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결과 여부를 떠나서 한 마음을 끝까지 남아준 자세가 국민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공익위원인 임승순 상임위원은 "사용자 측에서는 실물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 일본에서의 (규제 강화) 부분을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위원은 "사용자 측은 최종안을 제시한 근거로서 3% 인상률은 도저히 넘기 어렵고 3% 바로 밑이 8590원이라서 그 액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론도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됐다. 권 위원은 "현 정부들어 연평균 10% 가까이 오른 것이기 때문에 추세를 통합해서 이해해달라"면서 "덩어리가 커졌다. 예전에는 야구공이었는데 농구공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비유했다.


다른 한편으론 정부와 정치권에서 잇따라 '속도조절론'이 제기돼 최임위 중립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특정 견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낮게 결정이 나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고 답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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