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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K게임을 거부하나?

K게임, 2000년대 中시장 휩쓸면서 두려움 형성

아시아경제

중국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유통허가권)가 발급되지 않은지도 이제 곧 만 3년이 된다. 중국 정부는 2017년 3월부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을 빌미로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관광과 유통,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된 한한령(한류 금지령) 가운데 유독 게임만이 사드 갈등의 늪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을 한차례 휩쓸면서 중국 정부가 국산 게임에 대한 두려움과 불편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4일 "한국 게임들이 2000년대 중국 시장을 휩쓸면서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게임은 드라마나 K-POP에 앞서 중국을 문화적으로 압도한 주역"이라며 "중국 정부 입장에선 한국 게임이 중국을 문화적으로 지배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낄 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2017년 3월부터 국산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으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2년 반 넘게 중국에 게임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판호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게임 출판·운영을 허가하기 위해 발급하는 승인번호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판호가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 게임사는 외자판호를, 중국 게임사는 내자판호를 받는다. 중국은 2018년 3월 외자판호는 물론, 내자판호까지 발급을 중단했다가 2018년 12월 내자판호 발급을 재개했다.


지난해 일본·미국·영국 등의 게임에 외자판호가 발급됐지만, 한국 게임에는 외자판호가 발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23일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도 판호 발급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언제쯤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상반기 방한하는 등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점쳐지고 있어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게임 업계에선 판호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한국 게임들이 과거처럼 중국 시장을 휩쓸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기술력이 몇 년 사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오히려 한국 게임이 중국 게임을 뒤따라가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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