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여행만리] 기암괴석·포말·바다…굽이굽이 ‘삼색 절경’
강원도 삼척 새천년해안도로와 초곡용굴촛대바위길 여정
5㎞ 남짓한 구간을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삼척 새천년해안도로는 조금이라도 더 바다를 품으려는 듯 절벽 가까이에서 아찔한 길을 내고 있다. |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의 명물 출렁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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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국재에서 내려다 본 용화해변 |
초곡용굴촛대바위길 |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매서운 바닷바람과 추위가 몸을 휘감고 지나갑니다. 짙푸른 바다와 갯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뿌리며 사라지는 파도가 가슴까지 파고듭니다. 자연이 깎고 다듬은 기암괴석과 우거진 송림이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연출합니다. 겨울바다는 바라보는 아름다움도 좋지만 위로와 희망도 함께 만나는 곳입니다. 강원도 삼척의 바다는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가졌을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해변과 해안도로를 끼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를 온몸으로 맞으며 달리다 해안도로 중간에 잠시 차를 멈추면 그곳이 바로 절경을 감상하는 포토존이 됩니다. 이번 여정은 지난주 춘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비대면 드라이브 여행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고속화된 7번 국도가 아닌 해안 곳곳으로 이어진 삼척의 해안도로를 따라 겨울바다를 찾아 갑니다. 삼척해변에서 시작해 정라항까지 5km 정도 이어지는 새천년해안도로를 달려보고, 해안산책로인 초곡용굴촛대바위길도 걸어봅니다.
58㎞에 달하는 삼척의 긴 해안선은 전체가 아름답다. 아늑한 포구와 해변 그리고 기암괴석의 갯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놓치지 말고 찾아봐야 할 곳이 지난 2000년 개통된 '새천년 해안도로'다.
삼척해변에서 정라항까지 5㎞ 남짓한 구간을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린다. 짧은 구간은 조금이라도 더 바다를 품으려는 것처럼 절벽 가까이에서 아찔한 길을 내고 있다. 또 가장 망망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삼척시가 가장 낭만적인 해안도로를 내려 물색하다 택한 길이라니 그 정취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기암괴석이 깔린 갯바위를 넘실거리는 파도를 보면서 달리는 운치 넘치는 길이다.
새천년도로의 시작 지점에는 하얀 모래가 일품인 삼척해변이 펼쳐진다. 후진마을 앞에 있기 때문에 원래는 후진해수욕장이라 불렸는데, 이름이 오해를 살까 하여 '삼척해수욕장'으로 바뀐 곳이다. 길이 1.2km, 폭 100m의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진 해수욕장은 겨울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우 운치 있다.
달리는 차안 라디오에서 푸른하늘의 '겨울바다' 가 흘러나온다. '겨울바다로 가자…/ 너에게 있던/모든 괴로움들은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하늘을 보라 /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겨울 바다로….'
코발트빛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로 사그라드는 해안도로를 따라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소망의 탑으로 오른다. 소원을 담은 양 손을 형상화한 탑신과 1단은 신혼부부의 소망석, 2단은 청소년의 소망석, 3단은 어린이의 소망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맨 아래에는 타임캡슐을 묻었다.
높은 곳에 올라 새천년도로를 내려다보자 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 흙빛 바위가 절경을 선사한다. 새천년도로는 드라이브코스지만 중간 중간 차를 멈추고 바다를 바라보는 포인트가 여럿 있다. 풍광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푸른하늘의 노랫말처럼 모든 괴로움과 응어리진 가슴을 열어 파도에 던져버리기만 하면 된다.
새천년도로는 정라항에서 끝난다. 이름만큼이나 예쁘고 활기 넘치는 항구인 정라항에는 해장에 좋은 곰치국을 잘하는 식당이 여러 곳 있다. 살이 무른 곰치 몇 토막에 묵은 김치를 썰어 넣어 시원하게 맛을 낸다.
정라항을 빠져나오면 울진 방면으로 7번 국도가 이어진다. 오분교차로에서 고속도로처럼 펼쳐지는 7번국도 대신 삼척로를 따라가자. 옛 7번 국도인 삼척로는 맹방, 궁촌, 문암, 초곡, 용화, 장호해변을 거쳐 삼척의 남쪽 끝자락인 고포에 이르기까지 삼척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만나는 길이다.
궁촌에서 용화까지는 해양레일바이크로 유명한 구간이지만 해안도로도 그 못지않다. 궁촌교를 건너면 원평해변, 문암해변, 초곡항으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초곡항은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의 고향이다. 마을 언덕에 세워진 황영조기념공원에서 초곡항이 내려다보인다. 작은 어촌마을이 기암괴석 해변 길인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공개되면서 삼척의 새 명소로 유명해졌다.
해안 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 외에 출렁다리가 자랑거리다. 끝자락인 용굴까지 총 660m 길이 해변을 따라 이어진다. 독특한 바위가 빚어낸 해안 절경은 군사 지역이라 한동안 육로로 다가설 수 없었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초곡항에서 어판장을 지나면 빠르게 연결된다. 잔파도에 몸을 뒤척이는 고깃배와 흰 등대를 지나치면 길 초입이다. 데크에 발을 디디면 바위에 우뚝 솟은 제1전망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가 세 군데 있지만,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의 윤곽을 조망하기에는 이곳이 탁월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드넓은 동해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지점이 보인다. 포토 존 모형 안에 푸른 바다가 동그랗게 담긴다.
출렁다리는 바다 위 움푹 들어간 절벽 사이를 가로지른다. 길이 56m에 높이는 약 11m다. 심하게 흔들리지 않지만 다리 중앙이 유리라 발아래 파도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출렁다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기암괴석의 향연이 펼쳐진다. 뭉툭한 탑처럼 비쭉 솟은 촛대바위 옆으로 거북바위가 있다. 파도가 넘나드는 촛대바위는 이 길의 주요 상징물이다. 예전에 배를 타고 초곡항 구경에 나선 사람들은 촛대바위와 조우하는게 주된 바람이었다.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맨 위에 거북 한 마리가 놓인 형상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데, 용굴 쪽으로 다가가서 보면 삼각형으로 변해 '피라미드바위'라고도 부른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의 끝인 용굴에는 가난한 어부가 죽은 구렁이를 발견한 뒤 초곡 용굴에서 정성껏 제사를 지내자, 구렁이가 용이 돼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어부는 그물 가득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용굴 위에 구멍이 있어 파도가 칠 때면 더욱 깊은 울림을 만든다. 작은 배는 용굴 사이로 드나들 수 있으며, 한국전쟁 때 마을 주민들이 배를 타고 이곳에 숨어 지냈다는 아픈 사연도 전해진다.
삼척=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출발하면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으로 가다 동해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종점에서 동해를 지나 삼척MBC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새천년도로로 진입한다.
△볼거리=죽서루는 오십 굽이 휘돌아 흘러가는 오십천변 층암절벽 위에 지은 누각이다. 금강송 군락지인 준경묘, 환선굴, 대금굴, 장호해상케이블카, 궁촌용화 레일바이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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