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단 日… 독도함 입항도 거부
양낙규의 Defence Club
독도함 |
욱일기를 게양하고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려는 일본이 정작 우리 해군의 독도함(사진)에 대해선 입항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은 육ㆍ해ㆍ공군 사관생도의 첫 합동 함정실습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지만 일본이 '독도'라는 함명을 이유로 입항에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5일 군에 따르면 각군 사관생도 2학년 600여명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러시아와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합동성 강화차원에서 처음 마련된 해외함정실습이다. 오는 28일 평택 2함대를 출발해 백령도, 제주도를 거쳐 일본 사세보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어 독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방문해 옳바른 역사인식과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둘러본다.
국방부는 600명이 넘는 사관생도 수용을 고려해 독도함을 투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측에서 독도함의 사세보항 입항을 거부하면서 실습함은 4500톤급 한국형 구축함(DDH-II) 대조영함, 4900톤급 신형상륙함(LST-II) 천왕봉함과 일출봉함 등 3척의 함정으로 교체됐다. 과거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은 한국을 방문해 함정을 견학할 때도 독도함은 탑승하지 않았었다.
반면 일본은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자국 함정에 욱일기 게양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자위대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제주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지 말 것을 요청한 데 대해 이를 거부하겠다고 단언했다. 통합막료장은 우리 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와노 통합막료장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있어서 자위함기(욱일기)는 자랑이다.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군 안팎에선 독립운동의 역사를 둘러보는 취지라면 독도함을 실습함으로 이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나오고 있다. 욱일기 게양이 국제 관례를 따랐다면 일본도 독도함의 입항을 거부할 논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군이 국민의 정서를 감안해 자국기와 태극기만 달고 참가하도록 일본에 권고했다면 사관생도들을 독도함에 태우고 일본에 입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