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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6일만에 애국당 천막 철거…1400여명 대치(종합3보)

오전 6시35분께 천막 3개동 철거,

부상자 11명 속출…더 늘어날 듯

'대한애국당', '우리공화당'으로 당명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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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 직원과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불법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최호경 수습기자] 서울시가 25일 대한애국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기습 설치한 농성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애국당이 지난달 10일 광장에 천막을 설치한 지 46일 만이다. 시는 직원 50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을 투입했고, 애국당도 500여명의 지지자를 동원해 맞섰다.


시와 애국당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 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과 차양막 등 3개동에 대해 철거에 나섰다. 천막들은 1시간이 지난 오전 6시35분께 모두 철거됐다. 시 관계자는 "오전 8시30분께 현장이 모두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철거 과정에서 천막을 지키던 애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시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과 충돌했다. 시는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천막을 부수는 등 물리력도 동원했다. 애국당 측은 천막 입구 앞에서 30여명이 스크럼을 짜고 물병을 던지는 등 저항했다. 일부 여성 당원은 천막 안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24개 중대(2400여명)를 투입했다. 이날 충돌로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일부 노선버스들은 광화문을 우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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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 직원과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불법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현장에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양측에서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가 부상자를 싣고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애국당 지지자들은 세종문화회관의 공항버스정류장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여성 지지자들은 "대한민국 경찰이 맞느냐"며 농성 현장의 경찰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 당원은 이 모습을 화면에 담던 유튜버와 몸싸움을 벌이다 유튜버의 스마트폰을 땅에 내리쳐 부수기도 했다.


시는 애국당 측이 사전협의 없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그동안 통행 방해 등 무단 점유와 관련된 민원이 200건 이상 접수됐다고 밝혔다. 철거의 이유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 방해 등 불편이 가중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은 애국당 측에 청구할 것"이라며 "이날 수거한 천막과 차양막 등 적치 물품은 애국당의 반환 요구가 있기 전까지 서울시 물품보관창고에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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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애국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애국열사' 5명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시는 애국당 천막을 시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수차례 보냈다.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려면 60∼7일 전에 시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광화문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장 무단 사용과 점유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국당은 전날인 24일 당명을 '대한애국당'에서 '우리공화당'으로 개칭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최호경 수습기자 ch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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