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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중국이 한국車 눈독 들이는 까닭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 기업의 한국 자동차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와 전기차 개발을 추진 중인 비야디(BYD)의 자일대우버스(대우버스) 공장 매입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인도의 마힌드라그룹과 쌍용차 인수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물론 대우버스는 BYD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HAAH도 중국과는 관계가 없다고 손을 젓지만 왜 이런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일까요. 그 배경은 '바이든 시대'를 맞아 활짝 열린 미국발 친환경차 시대와 미ㆍ중 무역 갈등입니다.


중국은 2009년부터 11년간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자랑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기세가 주춤하죠. 2017년 2888만대로 정점을 찍은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은 2018년 2808만대로 꺾이더니 지난해 2577만대로 감소했습니다. 친환경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친환경차는 지난해 120만6000대로 전년 대비 4% 감소해 첫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내수가 어려우니 자연히 눈은 수출로 돌아갑니다. 중국 기업에는 다행히도 중국차의 수출은 지난해 102만4000대에 불과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국시장에서 친환경차량의 수요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꾸준히 친환경차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여전해 중국에서 만든 친환경차는 미국 판매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권이 교체됐지만 단기간 내 미·중 관계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지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감당하지 못해 매각에 나선 이유 중 하나를 FTA로 꼽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과 인도는 2009년 FTA 격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 했지만 완성차 관세는 철폐하지 못했죠. 인도의 완성차 관세는 한·인도 CEPA 체결 당시에는 100%, 현재는 60%에 달합니다. 인도는 아직 저가의 자동차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같은 관세는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죠. 마힌드라가 비교적 성능이 우수한 쌍용차를 자국으로 들여와 판매할 엄두를 못 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 기업이 한국 자동차회사에 투자해 친환경차를 생산하면 그 제품은 '한국산'이 됩니다. 쉽게 말해 '상표 갈이'를 하는 것이죠. 대우버스 인수 논란도 이 맥락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버스와 궤도차, 드론 등을 연방정부가 구매할 수 없도록 한 국방수권법에 합의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스쿨버스 50만대와 연방정부 차량 300만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입니다.


현 상황으로 보면 중국 기업의 인수 및 합작 러브콜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상하이차'라는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 자본의 투자도 좋지만 이런 상황들을 감안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한 이유도 그래서죠.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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