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한국인 1명 등 4명 납치 동영상 공개
리비아 무장세력에게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1명을 포함한 4명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피랍자의 신변 안전을 위해 지난달 6일부터 요청해왔던 '엠바고(보도유예)'를 해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공관으로 부터 현지 언론사인 '218뉴스'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납치 관련 동영상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영상은 피랍된 4명이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며 영상을 통해 피랍자들의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분43초 길이의 이 영상에는 4명의 피랍자들이 등장하며, 사막으로 보이는 모래 언덕에 앉아 순차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말을 한다.
4명 중 한 명은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히면서 도움을 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 남성은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다(please help me, president, our country South Korea)"라고 말했다. 나머지 3명은 필리핀인이라고 밝히면서 마찬가지로 도움을 요청했다.
또 영상에서 이들은 물을 나눠마시도 했으며, 이들 뒤로는 납치세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총을 갖고 앉아 있는 모습이 비춰진다. 이 사람은 두건을 착용해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이 당국자는 "영상에서 납치세력들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며 요구사항도 없었다"면서 "(납치세력이) 영상을 공개한 만큼 조만간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들이 지역 민병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납치세력들이 리비아 중앙정부의 통제가 없는, 부족세력의 영향이 강한 곳에 은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영상을 촬영한 세력이 납치범인지 리비아 당국과 확인을 거쳐서 정체와 납치동기 등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 민병대로 추정되는 세력이 현지 회사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엠바고를 유지해왔다.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리비아대사관에 현지상황반을 구성해 직원 모두 트리폴리로 파견, 총력으로 대응해왔다.
이 당국자는 "현재 리비아 정부는 최고국가기관인 국가최고위원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부총리가 주도적으로 이번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리비아 정부와 함께 긴밀히 협조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영상 유포와 관련해 "피랍자 가족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으며 정부를 믿고 차분히 기다려달라고 전했다"면서 "리 비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유관부서와도 협조해서 최선을 다해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