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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드루킹 특검 대질 조사 마쳐…"특검이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종합 2보)

김지사, 귀갓길에 보수성향 유투버에게 폭행 당해


특검, 김지사와 드루킹 대질로 혐의점 포착에 주력…'킹크랩 시연회 재연 가능성'

특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이르면 이번 주말 소환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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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불법 조작’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약 20시간여에 걸쳐 개별조사와 드루킹과의 대질 조사를 마친 10일 새벽 귀가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5시19분쯤 조사를 모두 마치고 특검 사무실앞에 나와있던 특검측 직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며 나왔다. 취재진 앞에 선 김 지사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다”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첫 소환 때도 “정치적 특검이 아닌 진실 특검이 돼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또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특검 측에 소환 조사를 그만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특검도 이를 수용한 바 있어 사실상 특검의 마지막 조사를 마친 셈이다. 또한 “그동안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밤새 특검앞을 지킨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취재진들이 “시연회 본 적 없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김 지사는 “수고들 하십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김지사는 또 인사청탁 주고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수사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냐” 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말씀드린대로 이제는 특검이 필요한 만큼, 특검이 원하는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이후 김 지사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차에 탑승했다.


김 지사가 귀가하고 약 20분 후 드루킹도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취재진들이 이날 조사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나 아무런 말없이 호송 승합차에 타 구치소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대질조사를 통해 드루킹의 진술 내용과 김 지사의 진술 내용이 다른 점을 확인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과의 관계가 ‘단순 지지자와 정치인’이라며 누차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는 9일 소환에 앞서 “캠프 내에도 여러 전문가들이 있는데 굳이 드루킹에게 자문을 요청한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분야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정치인이 당연히 할 일”이라며 여론 수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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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드루킹은 김 지사와의 비밀 메신저 ‘시그널’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특검팀에 전달했고, 사실상 김 지사가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도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실질적으로 지휘했고(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지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하는 등 공직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를 2차 소환하기 전날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개발자인 ‘트렐로’ 강모씨를 불러 장시간 조사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 조사 때 킹크랩을 시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관계자도 이날 조사 때 킹크랩 시연 재현에 대해 묻자 옅은 미소를 띈 채 “오늘 브리핑 들어보시죠”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특검은 김 지사의 조사를 검토를 마치는 대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에 대한 소환 일자를 두고 조율 중이다. 특검은 송 비서관에 대한 소환을 이르면 이번 주말로 예상하고 있다. 백 비서관은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한 그의 최측근 도모 변호사를 직접 만나 면접성 면담을 해 그 경위를 놓고 의혹을 불렀다. 송 비서관은 2016년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하고 강연료 명목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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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 소환조사가 있는 10일 새벽 특검 사무실 앞에서 김 지사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의 충돌이 벌어졌다./이기민 기자 victor.lee

한편, 이날 김 지사가 보수성향 유튜버에게 폭행당하는 등 불상사도 벌어졌다. 이 유튜버는 김 지사와 취재진들의 인터뷰가 진행하던 도중에 뛰어들어 휴대전화로 김 지사의 뒷덜미를 한 차례 내려찍은 후 자켓을 잡아 끄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가 휘청이기도 했지만 경찰의 도움으로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와 김 지사 지지자들 사이에는 간간히 충돌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날(9일) 밤에는 보수단체 회원 한명이 국기봉으로 김 지사 지지자를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가해자는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됐지만 경찰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10일 새벽에는 보수단체와 김 지사 측 지지자들 사이에 자리다툼이 벌어져 경찰병력이 말리기도 했다. 이날 보수단체끼리의 자리다툼도 있었다. 지난 6일 김 지사의 1차 소환때는 대한민국애국순찰단을 중심으로 집회를 벌였지만 이날은 대한애국당의 집회객들도 가세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밤새 경비인력을 배치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지만, 이날 김 지사 귀갓길 경비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질책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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