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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비누'는 더럽다?

루머x진실

아시아경제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아시아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서 확산하면서 '손 씻기'가 감염 예방수칙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비누로 꼼꼼하게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비누를 써야 하는지는 고민이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탓에 더러울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먼저 화장실을 이용한 후 비누를 사용해 씻는 건 매우 중요하다. 물로만 씻었을 때와 차이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손 위생용품의 종류별 세균 제거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누(고체·액체)를 사용했을 때는 세균의 평균감소율이 96%에 달했다.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닦으면 91%, 15초만 닦으면 87%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공중화장실에 비치돼 수많은 사람이 만지는 고체비누, 용기를 재활용하는 액체 비누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비누라도 세균을 없애주는 기능은 물로만 씻는 경우보다 현저히 높다고 말한다.


지난 2018년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직접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비누와 새 비누를 이용해 각각 손을 씻은 결과 손의 청결도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염기성을 띠고 있는 비누에는 세균이 살기 어렵기 때문에 겉으로는 오염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오염된 게 아니라는 것.


질병이 있는 사람이 사용한 비누를 쓰면 질병을 옮기기도 할까? 결론은 아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리처드 클라스코 박사의 칼럼에 따르면 비누는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지 못한다. 대장균이나 포도상 구균 등 병원균 50억 마리로 오염시킨 손을 새 비누로 닦은 뒤 다른 사람에게 비누를 건네 씻게 한 결과 병원균은 비누를 통해 전염되지 않았다.


비누에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논문이 나온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누의 효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누에 박테리아 존재 여부가 비누의 병원균 감염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비누로 손을 열심히 닦아도 핸드 드라이어를 사용했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영국 리즈 대학 의과대학의 마크 윌콕스 박사가 '병원감염 저널(Journal of Hospital Infectio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의 핸드 드라이어는 종이 수건을 사용했을 때보다 세균을 최고 27배나 많이 발생시킨다.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채 핸드 드라이어에 손을 말리면 드라이어 주변에 세균이 퍼져 머문다는 것이다. 드라이어가 작동을 마치고 5분이 지나도 방출된 세균의 48%는 드라이어 주변 공기에 그대로 남아있었고, 15분이 지나도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공중화장실에서 핸드 드라이어를 사용하면 자신의 손에 묻은 세균을 퍼뜨리는 동시에 스스로도 다른 사람이 퍼뜨린 세균이 묻을 수 있다고 윌콕스 박사는 지적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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