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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의 올바른 변주, 원더우먼

정석과 변주의 올바른 조화. 원더우먼의 매력 속으로

 

‘또’ 히어로물이 나왔다. 조금 신선한 점이 있다면 이번엔 여성형 히어로물이라는 것이다. 어벤져스의 지나친 성공 아래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는 히어로 영화에 지쳐가는 가운데 과연 여성 원탑 히어로를 들고 온 DC 코믹스의 신작은 어떨지 보고왔다.

정석 히어로, 원더우먼

히어로물의 올바른 변주, 원더우먼

원더우먼은 영웅 신화 구조를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다.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있으나,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전투에 두각을 보이며 용맹한 정신을 보인다. 우연한 기회에 데미스키라에 들어오게 된 군부대로 인해 죽을 고비를 겪게 되고, 스승을 잃는다. 자라서 다시 위기에 부딪히지만, 각성을 통해 극복하고 승리자가 된다는 식이다.

 

고전적이고 어떻게 보면 뻔한 구조지만, 이런 정석 영웅 신화 구조를 따르며 원더우먼은 영웅으로서의 혈통적 적정성을 부여받았다.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히어로 중 하나가 아니라 신으로서의 역사와 정당성을 가진 브랜드가 된 것이다. 앞으로 원더우먼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어떤 역할을 할 지 기대가 되는 점이다.

인간들의 전쟁 속 히어로라는 차별성

히어로물의 올바른 변주, 원더우먼

정석 영웅 신화 구조를 따라가지만, 타 히어로물과의 차별성을 가지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전쟁물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의 영화 속에서도 히어로들 간의 전쟁, 외계 행성과의 전쟁은 많이 등장하였지만, 그들만의 싸움일 뿐 일반인들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직’ 히어로들을 위한 영화였던 것이다.

 

하지만 원더우먼 속 전쟁은 인간들의 전쟁이다. 원더우먼 개인적으로는 악의 근원인 하데스를 찾는다고 하지만, 그녀가 싸우는 공간은 인간들의 전쟁이다. 원더우먼과 인간들은 함께 싸우고, 함께 전쟁 중의 소소한 행복감을 맛보고, 마지막을 함께한다. 신들간의 전쟁도 물론 나오지만, 인간이 소외되지 않은 히어로물인 것이다. 실제로 영화 중반부에서는 연출적으로도 유수의 전쟁 영화 속에서 사용되었던 연출들이 다수 등장한다. 세상을 지키러 온 영웅이나, 우연히 된 돌연변이 히어로, 특수요원이 아닌 ‘인간을 사랑하는 히어로’라는 원더우먼의 가치가 돋보이는 서사다.

선과 악을 다루는 발전적 양상

히어로물의 올바른 변주, 원더우먼

선과 악을 가르는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히어로물 속에서 우리는 절대선과 절대악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영화들을 만나왔다. 원더우먼도 마찬가지였다. 절대악은 하데스이며 그를 죽이면 세상에 평화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말미에 다다르며 그녀는 세상의 악은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 즉, 악함은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나누던 권선징악형 구조에서 나아가 상대적 선악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의 엔딩도 단순히 악을 무찌르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식의 헤피 엔딩이 아니다. 이런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갈등구조가 이 영화의 매력이 되고 있다.

히어로물의 올바른 변주, 원더우먼

일단 다 제쳐놓고 봐도, 원더우먼은 나름 히어로물을 가장한 코미디 같을 만큼 유쾌한 부분이 많다. 마블에 밀려 실적도, 인지도도 부진했던 DC코믹스가 이갈고 만든 원더우먼은 과연 효녀 영웅으로 재기할 수 있을까? 원더우먼 뒤로 여성 원탑 히어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원더우먼의 원더한 성공을 기대해 본다.

 

[김지연 에디터 sunday2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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