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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리틀포레스트, 카모메식당, 심야식당

 

일본 영화를 볼 때면 특유의 감성과 미감을 느낄 수 있다.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 빠르지 않지만 느리다고 속터지지도 않는 여유로움, 청량하고 깨끗한 느낌이 화면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간결한 대화들로도 이야기를 흘러가게 하는 이러한 영화들은 심신을 위로해준다. 일본영화에서는 정갈함과 정교함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특히 요리영화에서는 그 특징이 극대화되어 발현된다. 현대인의 감성을 건드리는 일본의 요리영화의 미감에 대해 알아보자.

내 손으로 손수 지은 내가 먹을 밥 : 리틀포레스트:겨울과 봄(2015)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는 시즌1인 <여름과 가을>, 속편인 <겨울과 봄>으로 이루어져있다. 시골마을 코모리의 몇 안되는 젊은이인 이치코는 손수 농사를 짓고, 어머니의 어깨너머로 배웠던 요리들을 하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간다. 마트에 가려면 2시간을 걸어야하는 시골에서 자연 속 삶을 살아가는 이치코는 일을 서두르지도 않으며 그저 자신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묵묵함과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이치코의 모습에서 보는 이는 위로를 느낄 수 있다.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같은 장소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는 것.

코모리에서 산다는 건 그런 일상의 반복이다."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깔끔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정갈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자연 속의 재료들을 십분 활용하여 킨포크 라이프(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느리고 여유로운 자연 속의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현상)를 모토로 내세우는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

아픔을 어루만지는 소울푸드 : 카모메 식당(2007)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핀란드 헬싱키에 문을 연 일본식 식당인 카모메 식당. 작고 야무진 가게의 주인 사치에는 손님이 오지 않아도 항상 그릇을 닦으며 손님맞을 준비를 한다.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이 하나둘 씩 카모메 식당을 찾아오고 사치에는 정성을 다해 생선을 굽고, 고기를 튀겨낸다. 그 중 진수는 헬싱키의 지역 산물을 이용한 오니기리. 낯선 사람의 가게를 경계하던 사람들도 마음을 열고 사치에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가게를 찾는다.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왜 하필 주먹밥을 주 메뉴로 정했어요?"

"왜냐면 주먹밥이야마로 일본인의 소울푸드이기 때문이죠."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정성껏 준비한 요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직접 가서 먹고싶은 마음이 든다. 북유럽의 세련됨과 일본의 깔끔함이 만나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풍경은 차분한 느낌을 준다. 카모메 식당의 오니기리와 계피롤은 한 번 쯤 꼭 먹어보고 싶다.

삶의 애환을 말없이 녹여주는 :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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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심야식당은 짧은 에피소드 여러 개로 구성되어있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도시의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심야식당은 모든 가게가 문을 닫을 때 쯤 문을 연다. 겨우 한 두개의 메뉴만을 써두고 있지만 주문이 들어오는 모든 것을 만들어 준다. '마스터'로 불리는 요리사이자 가게 주인은 말이 많지 않지만 다정하다. 손님들이 주문하는 요리에는 각자의 애환과 추억이 담겨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은 흥미롭다. 밝고 화려한 도심과는 다르게 어둑한 뒷골목에서 하루의 힘듦을 풀어내는 그들은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나폴리탄 먹으러 또 와."

"언젠간 그럴 날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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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손님들에게 마스터는 이렇다할 충고를 한다거나 간섭하는 법이 없다. 그저 그들이 생각할 수 있게 멀리서, 필요하다면 가까이서 그들을 위로한다.

일본 영화 속 한 끼 이야기

일상에 지치고 더운 여름 도심 속 삶에 질려버렸다면, 따뜻한 위로를 주는 일본의 힐링 요리 영화를 보며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유세리 에디터 seriyu1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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