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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 즐거운 일요일 같은 영화

이번 주 주말에 보는 거 어때요?

아메리칸 셰프, 즐거운 일요일 같은

책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볼 때나 항상 낮보다는 밤을, 밤보다는 새벽을 선호합니다. 누군가 말을 걸거나 휴대폰이 울려 방해를 받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콘텐츠 안에 온전히 몰입하여 녹아 들어가야만 감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다같이 모인 여유로운 날의 낮에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묘하게 따뜻한 주황빛을 띄는 화면과 흥이 나는 라틴 음악이 혼자 보기에는 아쉽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를 설명하려고 하니, 혹시나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거나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이번 주 일요일에 ‘아메리칸 셰프’를 보신 후 다시 찾아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칼 캐스퍼

아메리칸 셰프, 즐거운 일요일 같은

칼은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입니다. 비록 아내와는 따로 살며 부부보다는 친구로 지냈지만, 어린 아들 퍼시와 틈틈이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이기도 합니다. 또한 셰프로써 그의 음식은 인정을 받고,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한 음식 평론가 램지에 의해 갑자기 칼의 삶은 바뀌게 됩니다.

 

어느 날 평론가가 온다는 소식에 레스토랑 전체가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셰플 칼 역시 그날 쓰일 재료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레스토랑의 사장이 주방으로 찾아옵니다. 언제나처럼 ‘똑 같은’ 메뉴를 오늘도 준비를 하라고 말하기 위해서죠. 칼은 10년 동안 같은 메뉴를 추구해왔으니 새로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언제나 그는 을의 위치였기 평론가가 오늘 날이지만 특별함 없이 기존 메뉴를 그대로 내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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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의 음식은 램지에게 심각한 혹평을 받습니다.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지 않는 메뉴와 그 음식의 맛과 질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까이게’ 됩니다. 그의 동료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하지만 어떻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그는 밤을 새워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노력을 합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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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아메리칸 셰프에서 가장 중요한 두 요소 중 하나인 ‘트위터’가 스토리에 등장하게 됩니다.

 

칼은 동료들이 트위터라는 것을 하는 걸 보고는 아들 퍼시에게 트위터에 대해 묻습니다. 아빠의 물음에 퍼시는 곧장 칼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트위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칼은 평론가 램지가 자신을 혹평한 글에 트윗을 날리게 됩니다. 개인적인 메시지인 줄 알고 무려 욕설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램지의 수많은 팔로워들과 트위터 유저들은 둘의 흥미진진한 싸움을 실시간으로 보게 됩니다.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음식을 혹평하는 램지에게 칼은 결국 전부 ‘스페셜’한 음식으로 대접할 테니 다시 레스토랑을 방문하라고 선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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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을 날리는 칼

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칼에게 다시 레스토랑의 사장이 찾아옵니다. 물론, ‘스페셜’한 메뉴는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10년 째 같은 메뉴인 것에 대해 혹평을 받았는데,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칼의 말에 사장은 그저 ‘같은 메뉴로 요리하고 셰프로 있던지, 아니면 나가던지.’라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탄식이 나오는 장면이었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갑’의 모습을 담아낸 것 같았습니다.

 

사장의 말에 칼은 정말로 그만두고 레스토랑을 나가버립니다! 가장 현실적이었던 ‘갑’의 태도에 가장 비현실적인 ‘을’의 태도를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현실성에 관객인 우리는 통쾌함을 느끼고, 요리를 하는 칼은 머물러 있지 않고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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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을 나와 새 음식을 요리한 칼

칼이 레스토랑을 그만 둔 사실을 모르고 찾아온 램지는 기존의 메뉴와 똑 같은 코스에 트위터에 다시 한번 칼을 욕하는 글을 올립니다. 이에 정말로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칼은 직접 레스토랑으로 찾아가, 램지의 앞에 음식을 던지고 욕을 하며 싸우고 맙니다.

 

싸우는 영상은 유튜브에도 올라 널리 퍼지게 되고 당장의 직장을 잃은 칼은 막막함을 느낍니다. 그러던 중 아내로부터 칼이 처음 셰프를 시작했던 마이애미에 함께 가자는 부탁을 받습니다. 아내의 부탁은 자신이 일을 할 동안에 퍼시를 봐달라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방향을 잃은 그에게 다시금 시작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끌어준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는 원하던 음식을 만들지 못했던 셰프를 떠나, 행복하게 자신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푸드트럭을 선택하게 됩니다. 바로 ‘쿠바 토스트’를 메뉴로 해서 말입니다!

퍼시와 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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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퍼시

앞에서 아메리칸 셰프에서 가장 중요한 두 요소 중 하나가 ‘트위터’라고 말했습니다. 그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칼의 아들 ‘퍼시’입니다.

 

사랑스러운 아들인 퍼시는 아빠를 도와 낡고 더러웠던 트럭을 ‘쿠바 토스트’를 위한 새 트럭으로 단장하기 시작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일을 할 때에 칼의 스태프였던 ‘마틴’은 푸드트럭의 소식을 듣고는 부주방장의 자리를 때려 치고는 당장 달려와줍니다.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라는 지위를 잃은 칼이지만 그를 믿어주는 아내와 아들, 친구까지 든든한 조력자로 영화가 더 다채롭고 풍성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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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조력자 마틴

이들 셋의 본격적인 쿠바 토스트 푸드트럭은 순조롭게 달려나갑니다. 자신을 ‘디스’한 평론가에게 화를 내는 아주 인간적인 동영상의 주인공인 칼 덕분에 단속을 하러 온 경찰조차도 그와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이 유명세에 큰 기여를 한 것은 ‘퍼시’로, 트위터를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푸드트럭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푸드트럭이 가게 될 지역을 미리 알려, 손님이 미리 알고 찾아올 수 있게 합니다. 그들의 스토리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텔링(telling)한 것입니다! 어리지만 칼과 마틴에게 없어서는 안되었을 작은 히어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결말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미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결말은 아메리칸 셰프가 영화일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모든 일의 매듭이 잘 풀려,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는 요소 말입니다.

아메리칸 셰프, 즐거운 일요일 같은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과 푸드트럭의 사장.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요? 물론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영화의 초반에서 칼도 푸드트럭을 제안하는 아내의 말에 이러한 대답을 합니다.

“푸드트럭을 몰아? 나는 셰프야.”

하지만 아메리칸 셰프를 보고, 겉으로 보여지는 지위나 권력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된다면 후자를 선택하게 될 것 입니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저는 요상한 다짐을 하게 됩니다. 아직 대학생인 제가 훗날 직장에 취직을 하게 된다면 ‘꼭 때려 치리라!’고 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직업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대로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혹은 사회와 맞춰 나가야겠죠. 하지만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또 나의 이상을 그 자리에서 추구할 수 없다면, 그로 인해 불행하다면 한번쯤은 ‘칼’처럼 과감한 선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메리칸 셰프, 즐거운 일요일 같은

또 한가지 작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칼이 셰프의 자리를 그만두고 토스트로 푸드트럭을 성공시킨 것이 혼자서 이룬 결과가 아님을 영화를 보지 않으셔도 알 것입니다. 칼 주변의 여러 조력자가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고 영화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살아가며 어떠한 상황에 처하던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따뜻한 소망 말입니다.

 

날 좋은 일요일에 친구 혹은 가족들과 점심으로 따뜻한 토스트 하나를 만들어 입에 물고는 다같이 둘러 앉아 아메리칸 셰프를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5월이 가기 이전에요!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구글 이미지

 

[정연수 에디터 dkrakdktk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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