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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에서 태어난 프로듀서, 우자의 음악 Part 3

지난 Part 2에 이어 우자(UZA)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밴드에서 태어난 프로듀서, 우자의 음

Q. 지난 1월에는 두 번째 솔로 앨범인 'NEUTRAL'이 발매되었어요. 이 앨범이 독일 아이튠즈 일렉트로닉 차트에 9위까지 차트인 했었잖아요. 축하드려요.(웃음) 이 앨범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우자(UZA) : 9위는 진짜 너무 기뻐서 매일 자랑하고 다녀요. 그때가 마침 밸런타인데이였는데 딱 대표님에게 연락이 와있어서 기뻤어요. 'NEUTRAL'은 제가 ‘중화(中和)’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작업을 한 앨범이에요. 그래서 차가운 느낌의 트랙도 있고 따뜻한 느낌의 트랙도 있어요. 중립적인, 중성적이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업을 할 당시에 인생의 밸런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사랑을 하는 것도 사람 간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 같고 인생도 밸런스에 맞게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화’라는 단어를 잡고 시작했어요. 'FOCUS' 앨범 때도 그랬지만 저는 단어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라서 ‘중화’라는 단어를 잡고 시작했어요. 뭔가 섞이는 느낌보다 중화된다는 어감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 그때는 저라는 사람이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고통받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그런 부정적이고 슬픈 감정이 다른 사람과 섞이면 안 되는 거니까, 이 마음을 중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단어에 꽂혔던 것 같아요.

 

Q. 'NEUTRAL' 앨범 안에서 우자 님이 추천하고 싶으신 곡은 어떤 곡일까요?

 

A. 우자(UZA) : 이번 앨범은 작업을 하면서 지구력이 많이 생기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리미트가 높아졌어요. 하면 할수록 기술이나 참을성이 생기더라고요. 의자에 더 붙어서 앉아있고. 그래서인지 'NEUTRAL'은 공이 많이 들어가서 덜 아픈 손가락이 없어서 다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굳이 한 곡을 말씀드리자면 2번 트랙인 'With the light'에요. 사운드를 잡을 때 제일 처음 믹스를 한 곡이라서 저에게는 첫 시도라는 느낌의 곡이었어요. 하나하나 엄청나게 디테일하게 작업을 해서 좋아해요. 드럼이 가장 빡센(?) 곡이라서 좋아하기도 해요.

우자(UZA)의 'With the Light'

Q. 'NEUTRAL' 앨범을 작업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해요. 작업을 하는 동안 하셨던 생각들과 작업하는 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주세요.

 

A. 우자(UZA) : 작업하면서 진짜 죽겠다는 생각과 너무 재밌다는 생각이 왔다 갔다 했어요.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더 많이 생각하고 실험적인 시도도 해서 힘들기도 했어요. 대신 더 많이 작업을 하면서 더 디테일하게 보여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힘들수록 오는 쾌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힘들고 즐겁게 작업했어요. 믹스 시즌에는 눈뜨면 기계처럼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계속 믹스하고.(웃음) 저는 이렇게 사운드 디자인을 하는 것에 열망이 많이 있어서 기계처럼 사는 제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엄청 좋았어요.(웃음) 그 외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는 생각?

 

Dike : 쉽지 않은 생각들인데 대단하세요. 정말 음악 작업을 좋아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며칠 사이에도 영상음악 하신 것들을 올리시더라고요.

 

우자(UZA) : 제가 음악을 만드는 걸 좋아하니까 주변에 친한 작가님들과 같이 작업하는 일들을 최근에 하고 있어요. 즐겁게 그렇게 하면서 살고 있어요.

 

Q. 공연 때도 느낀 거지만 우자 님은 자신의 주관이 확실하게 존재하는 사람 같았어요. 걸 크러쉬 느낌도 있으시고요.(웃음) 그런 면에서 아티스트로도 한 명의 사람으로도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자 님은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떤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시나요?

 

A. 우자(UZA) : 제가 주관이 확실한 편이긴 해요.(웃음) 요즘은 사람이라는 게 계속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에 따라 성격이 변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아동심리를 하는 친구가 사람이 ‘나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원하는 모습을 얘기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을 짓지 않게 되고 사람은 언제든지 변해가니까 항상 선하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사람이 처음부터 보살로 태어난 건 아니다 보니 100%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Kubatko의 'Yeonnam (Feat. UZA, Jo Joonghyun)'

Q. 해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 작업도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얼마 전에 피처링으로 참여하신 곡이 체코 라디오원 차트에 차트인 했었어요. Kubatko의 'I'm Nothing (Feat. UZA)'이 2018년 결산에서 종합 15위였고 같은 아티스티인 Kubatko의 'Yeonnam (Feat. UZA, Jo Joonghyun)'이 주간차트 2위에 올라갔어요. 기분이 어떠신가요.(웃음)

 

A. 우자(UZA) : 체코의 라디오원 차트는 국내로 비유하면 K인디 차트 같은 차트예요. 일단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수치로 보이는 성과가 있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이상한 거죠?(웃음)

 

Dike : 그럼요.(웃음)

 

우자(UZA) : 가족들에게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게 생기는 거니까 좋아요. 가족 중에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제가 나가서 뭘 하는지,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시는데 이런 소식이 있으면 안심을 하셔서 좋아요. 그리고 동생이 저에게 ‘방구석 찐따 뮤지션’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을 때 제일 먼저 동생한테 캡처를 해서 보여줘요. 이런 소식은 항상 다 좋아요.

밴드에서 태어난 프로듀서, 우자의 음

Q. 그동안 작업했던 곡 중에 본인이 가장 아끼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일까요?

 

A. 우자(UZA) : 보물상자처럼 가지고 있는 상태의 곡들을 많이 아껴서 가지고 있는 최근에 작업한 곡들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일본 프로듀서와의 콜라보도 하고 있고 정규앨범을 준비도 하고 있는데 그 곡들을 가장 좋아해요.

 

나와 있는 곡 중에는 '모든 걸 기억해'와 'Guilty pleasure'를 좋아해요. 특히 'Guilty pleasure'는 믹스를 열심히 했어요. 원래는 전자적인 사운드를 한창 많이 쓰다가 갑자기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사람이 연주라는 리얼한 악기 느낌의 인간적인 곡을 만들고 싶어서 트랙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 초반에 친구의 연애상담 때문에 영감이 확 떠올랐어요. 완전 어장 속의 물고기 상황이었던 친구가 있거든요. 그렇게 가사를 쓰다 보니까 확실히 타인의 경험은 재해석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제가 잘 쓸 수 없는 성격인 것 같더라고요. 어느 순간 화자가 제가 되고 저의 얘기로 자연스럽게 넘어온 곡이에요.

우자(UZA)의 'Guilty pleasure' MV

Q.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평소에 드럼에 목숨 거는 타입이라고 하셨더라고요.(웃음) 어떤 방식으로 곡을 작업하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곡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A. 우자(UZA) : 주로 비트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멜로디를 하나씩 레이어해서 얹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요. 그런데 모든 곡이 그렇지는 않고 그때마다 달라지긴 해요. 그래도 항상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비트예요. 영감은 단어나 말에서 오는 어감이나 뉘앙스 하나에 꽂혀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사 같은 건 처음 한 문장이 나오면 다 끝났다고 생각해요. 감성이 흐트러지는 걸 싫어해서 중간에 멈추면서 작업하는 걸 안 좋아해요. 한 문장이 나오면 끝까지 다 써야 한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어요. 트랙을 만들 때는 컴퓨터와 소통하는 느낌으로 만들고 있어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은 거의 가사와 멜로디예요. 트랙 작업을 할 때는 감성보다는 이성에 의존해서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의외로 다른 분들이 제 활동을 보면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트랙을 작업할 땐 거의 기계예요.(웃음) 컴퓨터와 얘기하는 기분으로 하고 있으면 혼자 너무 재밌어서 쭉쭉하곤 해요. 리듬 최고.(웃음)

 

Dike : 컴퓨터와 소통한다는 말이 신선하네요.

 

우자(UZA) :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저처럼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람이면 거의 DAW와 친구가 되고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잖아요. 밴드를 하면 사람과 소통하면 이렇게 쳐보라고 얘기하는데 그걸 컴퓨터랑 하고 있으니까 뭔가를 걸어보고 마음에 들면 쓰고 아니면 빼고 그걸 컴퓨터가 소리로 다 들려주니까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우자(UZA)의 미발매곡 'Blossom Kiss'

Q. Bandcamp라는 플랫폼을 통해서도 곡을 공개하고 계시잖아요. 과거에 콜드 플레이도 그랬지만 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방식의 유통을 시도했었어요.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사운드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앨범과 유통사를 통한 음원 유통 외에 다른 방식으로 대중에서 곡을 공개하는 게 가능해졌는데 이런 방식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A. 우자(UZA) : 저는 다작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저와 같은 스타일의 사람들은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생기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Bandcamp 같은 경우에는 다운로드를 받고 싶은 분들이 자율적으로 도네이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서 돈을 버는 것을 떠나서 트랙을 공개했을 때의 피드백을 쉽게 눈으로 볼 수 있어요. 해외의 분들이 더 많이 들어주시고 도네이션을 해주셔서 제가 작업할 수 있는 힘들 많이 얻거든요. 저는 사운드 클라우드보다는 Bandcamp에서 더 많이 피드백을 얻는 편인데 어떤 플랫폼이든 이런 경로들을 통해서 정식 유통을 하기 전까지 그전에 일기 쓰듯이 작업한 습작들이나 팬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결과물들을 공개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플랫폼들이 있어서 불편하신 분들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Dike : Bandcamp는 국내에서는 잘 모르는 플랫폼인 것 같아요.

 

우자(UZA) : 맞아요. 국내에서는 거의 모르시는 것 같고 해외에서는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꽤 많이 보편화되어있는 플랫폼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인터뷰 너무 좋은 게 보통 인터뷰는 일반적인 이야기만 하는데 이렇게 깊게 인터뷰하는 게 없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볼 것 같아요.(웃음)

 

Q. 평소에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어떤 방식의 삶을 추구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A. 우자(UZA) : 저는 예술이 업이신 분들은 저와 같은 사람이 대다수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취미가 없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니까.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제일 많고 유튜브 같은 것들을 많이 봐요. 음악을 하는 분들 중에 평소에는 음악을 많이 안 듣고 작업할 때 듣는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까지는 음악을 듣는 것도 평소에 좋아해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도 읽곤 해요. 엄청 활동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도서관을 가고 커피 마시고 컴퓨터 하고 고양이랑 놀고 하는 일들이 삶의 전부랍니다.(웃음) 가치관적인 부분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요즘은 철학이나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책들을 읽고 있어요.

밴드에서 태어난 프로듀서, 우자의 음

Q.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A. 우자(UZA) : 진부한 이야기인데 너무 많아서 모두가 다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요. 그래도 국내로 제한하고 얘기하면 ‘아슬(ASEUL)’언니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많이 듣는 뮤지션은 켈렐라(Kelela)라는 워프 레코즈 소속의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분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어요. 보컬 스타일이 너무 제 스타일이라서. 그리고 보아의 일본 앨범을 듣고 있어요.

 

Q. 어떤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A. 우자(UZA) : 음악적으로는 노력과 발전이 눈에 보이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고 인간적으로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우자(UZA) : 앞으로는 지금처럼 작업을 많이 하고 더 오래 앉아서 작업하는 게 목표고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는 게 목표예요. 같이 하니까 엄청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서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 앨범이 나올 것 같아요.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우자(UZA) : 이렇게 깊게 저의 음악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회가 돼서 감사하고 깊은 조사가 된 인터뷰가 처음이라 감동적이었어요.(웃음) 뭔가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숨 쉬는 것처럼 음악을 꾸준히 해서 공연과 앨범으로 자주 찾아뵙는 아티스트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밴드에서 태어난 프로듀서, 우자의 음

ICON tv에 출연한 우자(UZA). 그녀의 모든 것의 요약판!!

#전지적 Dike 시점

 

그녀의 음악이 레트로에서 나왔다고 스스로 얘기하지만 곧 가장 트렌디한 음악이 되지 않을까?

 

by. 벌써 4달째 플레이리스트에 우자를 맨 위에 올려놓은 1인이...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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