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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 세계의 버스 정류장

더 이상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오늘 하루 내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본 건 몇 번일까 손가락으로 새어봐야 할 정도로 여유가 없어진다.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정류장을 보면 모두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거나 문서 파일을 읽기 바쁘다. 그런데 만약, 내가 매일 가는 정류장이 내가 매일 보는 익숙한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날 맞이한다면 어떨까? 하늘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는 나에게 매일 가는 정류장이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캐나다 몬트리올의 ‘그네 타는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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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oogle

사진만 봐도 신나 보이는 이 버스 정류장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다. 그네를 타면 노래가 흘러나오고 밤이 되면 빛까지 난다고 한다. 나의 행선지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놓쳐도 좋을 만큼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정류장인 것 같다. 사진 속 사람 들의 표정이 보는 사람마저도 흐뭇하게 만드는 것 같다.

브라질 쿠리찌바의 ‘뚜부(Tu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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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찌바市는 히오데자이네이루에서 남서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브라질 빠라나주의 주도이다. 일찌감치 세계적으로 ‘생태환경 도시의 모델’ 이라는 찬사를 받은 적이 있는 꾸리찌바는 그 이름에 걸맞게 환경관리나 대중교통 쪽에서 여전히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사진 속 원통형 정거장은 이를 보여준 좋은 예시이다. 마치 굴뚝 안을 돌아다니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이 정류장은 도시 곳곳에 적용되어 환승하는데 편리함까지 준다. 디자인적으로 주목을 받을 뿐 아니라 활용도마저 만점인 이 정류장은 쿠리찌바의 명물이다.

두바이의 세계최초 ‘실내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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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oogle

전 세계적 럭셔리 도시 중 하나인 두바이는 최초로 ‘실내 버스 정류장’을 도입했다.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버스이용이 불편한 두바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승용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 체증이 상당히 심각한 도시 중 하나였다. 그래서 두바이 정부는 실내 버스 정류장을 도입하여 실내에 에어컨을 설치하여 24시간 내내 20~22도로 승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주는 편의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간 여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데 이 정류장을 접한 순간 그저 부러웠다. 버스를 기다리며 연신 부채질을 하고 얼음물을 들이키며 손으로 흐르는 땀을 닦기 바빴던 여름의 나의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돌아오는 계절이 두렵기 시작했다.

스위스 아라우의 ‘구름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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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톡톡 터질 듯한 물방울들로 이루어진 천장구조를 가진 이 정류장은 스위스 아라우에 위치해 있다. 아라우시의 중앙역 버스정거장은 많은 노선이 한꺼번에 몰리는 역전 정거장의 특성상 세 개의 차선에 걸쳐 있다. 그래서 이 거대한 물방울들로 이루어진 구름 천장은 세 개 의 차선을 모두 덮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가운데 뚫려있는 부분을 통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자연광과 바람을 선사한다. 만약 내가 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면 거대한 구름 우산아래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미국 산타모니카의 ‘커다란 파란 버스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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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oogle

몇 개의 길고 파란 버섯들로 이루어진 듯 한 이 정거장은 이용객들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한 디자인을 설계한 사례다. 이 정류장이 탄생하기 전, 이 지역에서 버스는 내키지 않는 교통수단으로 악평을 받을 만큼 ‘불호’ 의 아이콘이었다. 알고 보니 캘리포니아의 작열하는 날씨 탓에 사람들은 정거장 벤치를 이용하지 않고 가로등이나 다른 구조물에 의지하여 버스를 기다렸고 밀폐된 공간의 정거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그야말로 최악인 것이다. 그래서 작은 뚜껑 여러 개가 조합되면서 정거장을 시스템화 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을 선사하였다.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쨍쨍한 햇볕은 가려주는 파란 ‘버섯’들이 귀여운 면모를 갖췄으면서도 기능적으로 매우 효율적이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버스 정류장들을 살펴보았다. 세련된 디자인이 버스를 기다리며 지친 시민들에게 재미난 구경거리를 줄 뿐 아니라 경제적, 환경적인 측면에서 효율성까지 갖춰 일석이조의 결과를 창출해 낸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아트쉘터(Art Shelter)’ 즉 예술적인 쉼터라는 이름의 버스정류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삭막했던 이전의 달리 복고풍이나 혹은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을 가미한 정류장들의 등장으로 인해 도로가 마치 문화를 입은 듯하다. 아직은 서울에만 집중적으로 설계되어 있지만 차츰 이런 아트쉘터들이 한국에도 더 많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이상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

흥국생명 빌딩 앞 아트쉘터

우정연 summerstar39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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