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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전성시대 : 이케아, 스타벅스, 써브웨이의 공통점

우리는 물건을 살 때,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하나를 고른다. 이미 완성되어 있고, 결과물을 알 수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요즘 동향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 소비자는 완성된 제품만을 사는 것에서 더 나아가고 있다. 소비자가 여러 제품을 조합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새롭게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한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조합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나만의 조합을 실천할 수 있어 인기 있는 세 브랜드를 뽑아 봤다.

이케아(IEKA)

심플함 속에서 드러나는 개성

이케아는 건물 외관만 보면 높아 보이지만, 지하 주차장 1~3층을 제외하면 실제 공간으로 운영하는 층은 1층과 2층, 단 두 층뿐이다. 신기한 점은 2층부터 쇼핑을 한다는 점이다. 2층에는 이케아의 상징과도 같은 쇼룸이 있다. 쇼룸이란, 이케아의 소품들로 인테리어를 해놓은 방이다. 방, 침실, 주방 등의 공간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인테리어 해놓은 쇼룸이 60개가 넘는다.

 

이케아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가장 먼저 2층 쇼룸을 둘러본다. 내가 꾸미고자 하는 분위기와 비슷한 인테리어의 쇼룸에 들어가 소품을 보면 태그가 붙여져 있다. 태그는 색깔별로 구분이 되어있다. 빨간색은 사진을 찍어두거나 메모해둔 후 쇼룸 끝에 모여 있는 판매대에서 번호를 찾아 살 수 있다. 노란색은 근처 직원을 불러서 문의하면 된다. 회색은 안타깝게도 현재 품절된 상품이다.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있는데도 깔끔한 시스템 덕분에 정신없이 쇼핑하지 않아도 되어 편하다.

이케아의 제품들은 대부분 심플하고, 무난하다. 이는 자칫하면 흔해질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러나 이케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자신이 원하는 조합으로 가구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한 예시로 이케아에서는 수납장을 판매하고 있고, 거기에 딱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서랍 또한 판매하고 있다.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단색 혹은 모노톤의 서랍을 여러 개 구입하면 되고, 화려하거나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은 서랍에 천을 덧대거나 페인트를 칠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케아는 다양한 선반, 서랍 손잡이도 판매하고 있다. 일반 손잡이를 떼고 금장 손잡이로 교체해 달면 금세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포인트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색이 있는 손잡이로 교체해 달기도 한다. 그렇게 무난함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조합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무료로 인테리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비치된 컴퓨터로 내 방을 가상으로 인테리어 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이런 서비스들만 보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조합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소비자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느낌이 든다. 이케아의 가구들이 ‘갓성비’로 불리며 가성비 높은 제품들로 여겨지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내 집에 놓을 가구를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스타벅스(STARBUCKS)

“그린티 프라푸치노에 자바칩 반절은 갈아주시고, 반절은 통으로 올려주세요. 휘핑크림 많이 올려주시고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브랜드를 말하라면 단연 스타벅스일 것이다. 맛있는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많지만, 유독 스타벅스의 고객들이 충성심이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나 또한 스타벅스의 단골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하지만,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편이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기 다를 것이다. 매 시즌 나오는 굿즈를 기다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주위 어디에나 흔하게 있는 카페여서일 수도 있고, 음료가 맛있어서일 수도 있다.

스타벅스는 유독 자신만의 조합으로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원래 메뉴에서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거나 기본으로 제공되는 재료를 변경하여 새로운 음료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원래 메뉴에는 있지 않은 트윅스 프라푸치노, 돼지바 프라푸치노, 고디바 프라푸치노, 슈렉 프라푸치노 등등 많은 레시피가 인터넷에서 유행했다. 하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식 메뉴가 아님에도 저 프라푸치노의 이름을 말하면 직원들이 알아서 만들어주기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스타벅스의 음료는 17만 가지 방법으로 커스터마이징 될 수 있다는 소리도 있다.

 

이렇게 자신만의 조합으로 만든 특별한 음료 레시피는 스타벅스의 효자 기능, 사이렌 오더와 함께하면 더욱 빛을 발한다. 매번 말로 긴 주문을 하기 귀찮을 수 있는데, 스타벅스에 들어가 자리에 앉고 폰을 켜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면 저장해놓은 레시피대로 바로 주문이 들어간다. 주문한 메뉴가 완성되면 사전에 설정한 나만의 닉네임을 불러준다. 언제든지 편하게 나만의 특별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카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행복으로 자리한 것이다.

써브웨이(SUBWAY)

“스테이크앤치즈 샌드위치 하나요. 빵은 플랫 브레드로 주시고요, 치즈는 아메리칸 치즈, 야채는 다 넣어주시는데 올리브 많이 넣어주시고, 소스는 핫 칠리랑 스위트 어니언이요.”

누군가는 너무 어렵고 누군가는 너무 좋아하는 샌드위치 브랜드. 바로 써브웨이다. 써브웨이는 주위에 간간히 있었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가 PPL을 통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써브웨이는 위에 소개한 두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조합’이 필수라는 점이다. 써브웨이는 정해진 메뉴가 없다. 샌드위치 메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조차도 속 재료 몇 개만 정해진 것뿐이지 나머지 재료는 전부 직접 정해야 한다.

 

써브웨이에 들어가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빵의 종류를 고르고, 속에 들어가는 메인 재료를 고르고(BLT나 스테이크앤치즈 등), 들어갈 야채를 고르고, 소스를 고른다. 여기서 재료의 양이나 빵의 굽기 정도도 전부 정할 수 있다. 덕분에 써브웨이는 연관검색어에 ‘써브웨이 꿀조합’이 항상 따라다닌다. 고를 게 너무 많다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맘대로 다양하게 고를 수 있기에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천국일 수 없다.

 

사람은 살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다. 그러한 선택에 지쳐 물건을 사는 데까지 선택을 해야 하나 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그러나 특별한 나만의 무언가를 내가 직접 찾아내 값을 지불하고 즐긴다는 행위 자체가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분명하다. 같은 것을 사더라도 남들과 다른 나만의 조합을 돈 주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더 잘 맞을뿐더러 성취감까지 있는 것이다. 또한 나만의 조합을 다른 이에게 공유하고 뿌듯해하기도 한다. 어차피 피하지 못할 선택이라면, 선택이 주는 즐거움을 톡톡히 누리면서 사는 것도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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