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 랩퍼 달지 "랩으로 소통…교사 편견 없애겠다"
김호이의 사람들
랩 통해 아이들 관계 형성에 도움,
수업 분위기도 좋아
선생님과 음악 둘 다 계속 이어나가겠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의 초등학교 시절은 어떠셨나요?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복도에서 뛰어 놀던 추억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랩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이번 인터뷰는 최근 유튜브 등에서 2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랩을 하며 아이들에게 행복한 1년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는 달지(본명: 이현지/안산 화정초 6학년2반 담임선생님)입니다.
Q.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랩을 언제부터 하게 되었고 아이들과 랩을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원래 음악을 듣는걸 좋아했어요. 교대에서 동아리를 고르다가 힙합 동아리를 들어가게 되었고, 워낙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더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취직하고 나서는 한동안 쉬다가, 작년에 직장인 음악모임에 들어가면서 좀 더 본격적으로 곡도 만들고 열심히 랩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선생님의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내가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하면 꼭 반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Q. 랩을 하면서 아이들과의 관계와 반 분위기에 있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우선 아이들이 제가 랩 하는 걸 엄청 좋아해요.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장 핫하기도 하고, 또 요즘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연예인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잖아요. 담임 선생님이 그 중 한명이라는 걸 많이 신기해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고요, 반 분위기나 수업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Q. 교사와 취미로서의 래퍼를 병행하면서 주변의 시선이나 내적 갈등 등이 있었다면 무엇이고 이러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셨나요?
A. 수 없이 많았죠. 교사에 대한 편견이나 음악에 대한 편견에 지금도 속상한 일들을 많이 겪는 중이에요. 물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서 버티고는 있지만,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힘들어하지 말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때 마다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내죠. 얼마 전에는 너무 서러운 일이 있어서 혼자 속상해하다가 아이들에게 ‘너희는 선생님이 랩 하는 선생님이라 행복하니’ 하고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가, 진심 가득한 아이들의 대답에 한참을 울었어요.
Q. 만약 직업이 교사가 아닌 래퍼가 되었다면 어떠셨을 것 같으신가요?
A. 망했을거에요ㅋㅋㅋ(웃음) 유튜브 덕분에 좋은 연이 닿아서 음악 하시는 프로 아티스트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대단하신 분들이 너무 너무 많아요.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해주시는 이유는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 실력이 마음에 들지만, 그래도 음악성만으로 승부를 볼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Q. 가장 좋아하는 일은 직업이 아닌 취미로 갖으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동의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해요. 저는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도 하고 있고, 취미로도 하고 있으니까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건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취미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이랑 취미가 같은 분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낮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랩을 하러 가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힘들거나 피곤하지는 않으신가요? 이에 대한 열정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A. 낮과 밤 이야기는 표현상 그런 것이고, 보통 주말에 음악활동을 해요.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가거나 하는 일들을 줄이고 취미활동을 하는 거죠. 저만 특별한 열정을 가진 게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다른 취미를 가지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재미있고 행복하니까요!
Q. 작곡을 할 때 음악의 소재는 어디서 떠오르시나요?
A. 다양한 것 같아요. 아이들, 가족들, 친구들, 일상에서 떠오르는 여러 고민거리나 즐겨듣는 음악 혹은 감명 깊게 본 영화.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다 표현해보고 싶어요.
Q. 원래부터 교사라는 꿈을 가지고 계셨던 건가요? 또한, 학창시절 입시를 하면서 그리고 직업을 선택 할 때 고민이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고 그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셨나요?
A. 좋은 스승님들을 많이 만나면서 자연스레 교사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힘들었던 점은 역시 공부였는데... 그냥 그때는 마음 굉장히 독하게 먹고 공부했어요.
Q. 계속 취미로 랩을 이어나가실 건가요? 아니면 먼 훗날이라도 직업으로서의 래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A.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고 있는데 선생님과 음악을 둘 다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라도 제가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한다면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잠시 그렇게 되더라도 결국 교직으로는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
Q. 선생님의 랩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 그렇게 크고 멋있는 메시지는 없지만, 예술에는 힘이 있잖아요. 글이나 음악, 사진 그림 영화. 이런 것들이 대단한 것은 감정을 전달하고 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같아요. 저도 제 음악들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으로서는, 편견을 부수고 싶네요. 선생님이 교실 밖으로 나갈 줄 알아야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지고,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Q. 6학년 2반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중에 다른 학년 다른 반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이 되더라도 함께 계속 랩을 하실 건가요?
A. 할 수 있는 데 까지 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만날 아이들도 제가 분명 똑같이 사랑할 아이들이니까요.
Q. 6학년2반 아이들이 달지(이현지) 선생님과의 함께했던 추억이 어떠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시나요?
A.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신기한 경험이나 에피소드 정도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진심으로 행복한 1년으로 남을 수 있게 최대한 만들어주고 싶어요.
Q. 아이들이 앞으로 어떠한 어른으로 자라주었으면 하시나요?
A. 사랑할 줄 알고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아이들 곧 졸업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6학년2반 아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시간이 참 빠르다. 남은 시간은 정말 좋은 웃음만 꽉꽉 채워서 같이 보내자.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언제든지 선생님 생각이 나면 언제든지, 연락해!
여러분 혹시 이번 랩퍼 달지(이현지 선생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달지 선생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는데요.
랩퍼 달지 이현지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들이 많아져 아이들이 더욱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나가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번 인터뷰를 보시면서 선생님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호이 기자 coby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