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완벽함으로 돌아온 'BMW 7세대 3시리즈'... '갖고 싶은 차 인정'
계기판·디스플레이·에어컨까지 철저한 운전자 중심설계
인상적인 소음 차단... 지나친 차선변경 경고 작동은 아쉬워
'세련미, 안정감, 역동성'.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자동차가 있다. 바로 1975년 처음 등장해 현재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550만대를 넘어선 BMW의 대표적인 세단 ‘3시리즈’다.
3시리즈가 7세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팬들에게 돌아왔다. 2011년 6세대 3시리즈 출시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7세대 3시리즈는 그 어느 때보다도 BMW에 의미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잇따른 차량 화재와 리콜로 불명예를 안은 BMW로서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차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도 그 상징성을 알리듯 지난 10일 7세대 3시리즈의 시승행사(320d와 330i 모델)를 대규모로 열었다. 국내에 출시된 7세대 3시리즈는 우선 320d(디젤)와 330i(가솔린) 두 가지 모델이다.
BMW ‘7세대 3시리즈'. [사진=BMW 제공] |
이날 만난 7세대 3시리즈는 기존 3시리즈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부각됐다. 전면의 경우 더 도드라진 선과 굴곡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각보다 선을 강조하는 경향이 더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헤드램프도 바깥쪽 마무리를 전작의 세모꼴 형태 대신 굴곡을 선택해 부드러움이 강조됐다.
측면에서도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작의 일자형 선 대신 후륜 쪽의 끝을 살짝 들어 올려 변화를 꾀했다. 이 덕분에 BMW만의 풍부한 감성이 더욱 돋보이게 됐다. 후면부에는 ‘L’ 자형 LED 리어램프와 더블 배기파이프가 적용돼 전면부가 갖지 못한 강인함을 선사했다.
다만 7세대 3시리즈가 전작보다 커졌다고 하지만 외관으로는 크게 느낄 수 없었다. 전장은 76mm가 늘어난 4709mm, 전폭은 16mm 넓어진 1827mm다.
BMW ‘7세대 3시리즈' 내부. [사진=BMW 제공] |
운전석 문을 열자마자 ‘나는 전작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확실히 풍겼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계기판은 집중도가 향상되도록 기능에 따른 표시를 정확히 하고 있었다. 그 옆에 있는 12.3인치형과 10.25인치형의 대형 고해상도 스크린 2개는 서로 이어지는 듯한 구조로 이뤄져 시인성을 향상시켰다. 전작과 달리 위치도 하단으로 일부 이동돼 조작 편의성도 높아졌다.
‘운전자 중심’이라는 BMW의 특징도 잘 살아있었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심지어 에어컨 바람 조작부까지 운전자를 감싸는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운전자석에 있을 때는 아늑하게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조수석에 탔을 땐 소외감이 들 정도였다. 2열 공간은 앞열의 편안함보다는 못했지만, 일반적인 세단 이상의 안정감을 줬다.
BMW ‘7세대 3시리즈'. [사진=BMW 제공] |
이날 시승은 320d 모델로 했다. 2.0ℓ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은 4000rpm에서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1750~2500rpm까지 40.8㎏·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6.8초에 불과하다.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경기 양평을 오가는 왕복 200km 구간으로 성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구간은 도심-자동차전용도로-산길로 이어졌는데 각각의 구간에서 소음, 연비 등은 인상적이었다. 연비를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운전했지만 시승 후 확인한 실제 연비는 도심에서 17.2㎞/ℓ(복합연비는 14.3㎞/ℓ)에 달했다. 특히 소음의 경우는 완벽히 잡아줬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도심(60㎞/h 기준)에서 60~65dB 정도였으며 고속도로(110㎞/h)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일반적인 대화를 할 때 나오는 정도의 소음이다.
저중심 설계라는 관계자의 설명처럼 시승하는 내내 안정적이고 정숙한 승차감을 유지했다. 방지턱을 지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코너링 또한 ‘완벽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좋았다. 바닥에 착 붙은 느낌으로 안정감 있게 돌았으며, 몸이 쏠리는 느낌도 적었다.
BMW ‘7세대 3시리즈'. [사진=BMW 제공] |
아쉬운 점을 꼽자면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이 지나치게 작동하는 것이었다. 깜빡이를 켜지 않고 자신의 차선을 이탈할 경우 작동하는데 과하게 진행방향과 반대로 핸들이 틀리다보니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익숙해지자 놀래는 것은 없었지만 이 기능을 끄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다소 과하게 작동했다. 깜빡이를 켜고 차선 변경할 때는 괜찮았지만 그냥 차선 변경 시 보이지 않는 힘이 강하게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튼다. 운전하다 깜짝 놀라는 일이 여러번이었다.
모든 것을 종합해 한마디로 정리하며, ‘7세대 3시리즈는 과거의 향수와 현대의 세련미, 최신 기술을 갖춘 진정으로 타고 싶은 차’다.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앞으로 성적을 통해 증명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7세대 3시리즈의 가격은 '320d' 5320만~5620만원, '320d xDrive' 5620만~5920만원, '330i' 6020만~6220만원, 330i xDrive 6320만~6510만원이다.
BMW 2~7세대(왼쪽부터) 3시리즈'. [사진=BMW 제공] |
유진희 기자 sadend@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