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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스크린으로...연예계 장악한 가상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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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등장 이후 MZ세대 등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로지(ROZY)’,를 2030부산세계박람회 2호 홍보대사에 위촉

최근 몇 년 사이 연예계에 '가상인간(가상 휴먼·메타 휴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신한라이프 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한 '로지'를 시작으로 유튜버 '루이', 인플루언서(영향력자) '래아', 모델 겸 가수 '유아' 등 가상인간들이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며 연예계에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CF를 시작으로 음반·연기 활동까지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으며 연예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활약을 떨친 '가상인간'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지난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한국에서 데뷔했고 가수·CF 스타로 활약했다.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3D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를 입힌 단순한 효과로 '가상인간'으로서의 활약은 미미했다. 게다가 '불쾌한 골짜기(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볼 때 인간과 어설프게 닮은 모습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현상)'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열성 팬'을 꾸리는 정도의 파급력은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선보인 '가상인간'은 정교화된 CG 기술로 실제 인물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자연어 처리 등 기술 고도화로 대중의 경계심과 '불쾌한 골짜기'를 허물고자 했다. 그 결과 현재 개발된 '가상인간'은 외형뿐 아니라 AI 기반의 학습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대화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진화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친밀감을 쌓아 '열성 팬'까지 이어질 수 있게끔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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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데뷔 음반 '후 엠 아이'

지난해부터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가상인간'은 올해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국내 가상인간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로지'는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 광고로 데뷔한 뒤 모델·배우·가수로 활약하며 열성 팬을 키우고 있다. 22살의 나이로 태어난 로지는 지난 2월 22일 데뷔곡 '후 엠 아이'를 발매, 가상인간인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에 대한 고민을 진솔하게 음악으로 풀어내며 많은 이의 관심을 얻었다.


특히 로지의 데뷔곡 '후 엠 아이'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MZ세대는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내며 리스너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여기에 리릭 비디오가 발매 9일 만에 90만회를 돌파한 데 이어, 틱톡에서도 '후 엠 아이' 도전 열풍이 불며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팬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티빙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깜짝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이정재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발탁돼 홍보 활동에 참여하는 등 인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 워싱턴 디지털 패션쇼 참가 등 '한복 세계화'를 알리는 해외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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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가상인간인 '래아(來兒)'도 음반 활동을 준비 중이다. 유명 프로듀서이자 가수인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연예기획사 미스틱스토리와 손을 잡고 곡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 올해 상반기 데뷔를 목표로 한다.


스마일게이트와 VFX 전문기업 자이언트스텝이 함께 만든 한유아는 지난 2월 글로벌 매니지먼트 YG 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으며, 지난 12일 '유아(YuA)'라는 이름으로 데뷔곡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을 공개해 성공적 데뷔를 알렸다.


한유아가 공개한 음원은 스마일게이트와 CJ ENM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특히 마마무의 '힙(HIP)', 화사의 '멍청이'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박우상 프로듀서가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리아킴 안무가가 이끄는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국내 최고 댄스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도희킴이 안무를 총괄했고 뮤직비디오는 레드벨벳, 하이라이트, 아이즈원 등 한류를 이끈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담당한 바이킹스리그(Vikings League)에서 연출을 맡았다. 이외에도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만든 '반디'는 배우 김다미가 소속된 앤드마크와 전속 계약을 맺었고,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가상인간 '리나'는 송강호·비가 소속된 써브라임과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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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가상인간이 가수 활동을 시작으로 더욱 다양한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고 최종적으로는 드라마·영화 주연 배우까지 활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시각특수효과(VFX)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인간의 전방위적인 활동과 미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상인간을 구현하는 기술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정교화된 CG 기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 기술의 고도화로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선 것이 현재 (기술적인) 상황이다.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발달로 대중과 소통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최근 연예인들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제거함으로써 위험 요소를 덜어낼 수 있고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도 없어서 (가상인간이) 좋은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도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다양한 세계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나아가 이슈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있어서도 효율적"이라며 같은 이유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어 "가상인간은 인공지능(AI) 딥 러닝, 모션캡처 등의 기술력을 동반해 지속 발전해 궁극적으로는 제작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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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소속사와 전속 계약 맺은 반디

반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업계 관계자도 있었다.


영화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사생활 문제 등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명한 건 아티스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거다. 한 작품에서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예술' 영역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를 기술이 대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연예계를 장악해가고 있는 가상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새 영역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가상인간을 향한 기대와 우려 그리고 회의적인 시선은 점점 더 엇갈리고 있다.


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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