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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의료원장·외상센터장 새 얼굴…닥터헬기 다시 뜨나

'욕설 논란' 유희석 원장 임기 만료·이국종 센터장은 사임

내달부터 신임 원장·센터장 체제…외상센터 정상 가동은 미지수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돼 그동안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아주대 유희석 의료원장과 이국종 외상센터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양측의 갈등은 외견상 일단 봉합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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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학교법인 대우학원은 제14대 아주대 의료원장이자 의무부총장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를 임명했다고 26일 밝혔다.


박 교수는 이달 말일로 임기가 끝나는 현 유희석 의료원장에 이어 다음 달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2년간 의료원장직을 맡게 된다.


유 의료원장은 전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과거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올해 초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앞서 이 교수는 유 의료원장으로 대표되는 병원 측과의 갈등 끝에 외상센터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병원 측은 이 교수의 제자인 외상외과 정경원 교수를 지난 20일 새 외상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정 교수는 전임 이 교수의 잔여임기인 올해 11월 24일까지 외상센터장직을 맡는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적어도 11월까지는 신임 의료원장인 박 교수와 역시 신임 외상센터장인 정 교수가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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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주대 의료원장에 박해심 교수 [아주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전임자들이 갈등을 겪은 만큼 이러한 갈등이 되풀이될지 아니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첫 시험대는 닥터헬기 운용이다.


지난 8월 도입된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 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용되는 전담 헬기로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데 이 헬기의 운용을 두고도 마찰이 빚어져 현재 운항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환자 이송, 조종사 이착륙 훈련 등 닥터헬기가 하루 10여차례 이착륙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를 제기했고 병원 측이 지난해 말 열린 관련 회의에서 이를 이 교수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 애초에 왜 닥터헬기를 도입했느냐고 주장했고, 병원 측은 민원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며 맞섰다.


이 와중에 지난해 10월 31일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해 7명의 희생자를 낳은 중앙119구조본부 헬기와 같은 기종인 닥터헬기는 추락사고에 따른 긴급 안전점검을 받느라 한동안 운항이 중지됐다가 지난달 22일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외상센터 의료진의 탑승 거부로 현재까지 멈춰서 있다.


이 교수 측은 인력 부족 문제를 호소하며 "현재 인력으로는 닥터헬기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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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원 교수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교수는 병원과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 출근한 지난 5일 "닥터헬기 사업계획서상에는 필요 인원이 5명인데 (인력이 부족해) 실제로는 1명만 타왔다"며 "병원에서 나머지 인원은 국도비를 지원받을 경우 채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결국 필요하면 돈을 따오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병원 측에서 나서서 어떤 식으로든 외상센터 의료진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인력 부족 문제 개선을 이뤄낸다면 닥터헬기는 다시 날아오르고 이는 그동안 이어진 갈등을 끝내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아직 임기가 시작되지 않은 박 교수를 제외한 정 교수와 병원 측은 일단 현재로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 교수는 지난 20일 스승인 이 교수에 이어 외상센터장직을 맡게 된 직후 심경을 묻는 말에 "마음이 무겁다"라고 짧게 답한 뒤 향후 외상센터 운영 방향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측에서 외상센터 운영 개선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닥터헬기 관련해서는 지원자 부족 등의 이유로 전담 의료진을 뽑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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