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객이 아니라도 좋다! 게스트하우스로 ‘알뜰 여행’ 하는 법
게스트하우스가 좋은 이유
여행 시즌이다. 일박 이상의 여행은 낯선 곳에서 잠을 필요로 한다. 캠핑을 제외하면 여행자의 숙소는 호텔과 리조트, 콘도, 펜션, 모텔, 민박이 주를 이룬다. 최근 혼자 떠나는 여행자가 증가하면서 외국 배낭여행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가 각광을 받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주요 숙박 수단 중 하나로 정착되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국내에도 게스트하우스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와 홍대 부근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수백 곳이 넘는 게스트하우스가 생겼다. 아직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본적이 없다면, 올 여름 휴가 때 고려해보자. 단순히 저렴한 숙소를 넘어서 당신의 ‘여행의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트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낸 일주일을 보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숙박하는 수많은 서양인들은 틈만 나면 내게 국적을 물었다. “Korean”이라고 심플하게 대답하면 뒤이어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여행 기간과 목적지뿐만 아니라 여행을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뭐냐는 다소 철학적인 주제도 있었다. 그들이 왜 처음 본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지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이른 아침, 주방에서 만난 북유럽 여성은 토스트에 땅콩잼을 바르다가 나를 보자 밝은 미소로 “Good Morning!”을 외쳤다. 어색하게 맞은 편 자리에 앉아서 빵을 먹는데 그녀는 내 이름을 묻더니, 오늘 여행 계획에 대해 궁금해 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오늘 서로의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며 금세 가까워졌다. 주방에서 처음 본 사이였지만, 그녀에게서 경계심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다.
수개월 전부터 여행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상세 일정을 짜서 온 나와 달리 게스트하우스 외국인들은 그날그날에 목적지를 정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 꽂힌 <론리플래닛(Lonely Planet)> 가이드북을 참고하거나, 이미 여행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얻기도 했다. 혼자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목적지와 여행 컨셉만 맞으면 즉석에서 팀을 이루어 여행을 떠났다. 이 모든 게 게스트하우스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잠만 자는 게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살아있는 여행 정보를 공유하고, 낯선 이와 여행도 떠나는데 익숙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단순히 ‘숙소’ 개념으로만 생각했던 내게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한국의 게스트하우스 문화는 ‘ @’가 있다. 게스트하우스마다 독특한 테마와 파티 문화 등이 대표적이다. 밤이면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손님들을 한 자리로 불러모아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즉석 미팅도 주선한다. 이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친구와 연인으로 발전한 사례는 이제 너무 흔한 사례이다.
이런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평범하거나, 평범하지 않거나, 게스트하우스 사장은 모두 해당된다. 그들이 일반인과 다른 점이라면, 여행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 자체로 삶이 되었다는 것이다.
젊음의 거리 홍대 부근은 보고 즐길 거리가 많은 것 외에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공항철도가 정차(홍대역)하여 외국인들에 인기가 많다. 배낭여행 매니아 청년 2명이 의기투합하여 홍대 앞에 차린 ‘타임 게스트하우스’는 사장 김지형 씨가 차린 게스트하우스이다. 그는 불과 2년 전까지 국내 굴지의 인터넷 포털 업계에 근무했다. 그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머물렀던 게스트하수으의 장점들을 적극 반영하여 여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숙소 구석구석을 가꾸었다. 어느덧 수천 명의 다국적 게스트들의 발길이 거쳐갔다. 김지형 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간 게스트들이 이곳을 잊지 않고 편지나 음식 등을 보내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타임 게스트하우스는 KBS <인간의 조건> 등 TV 프로에도 종종 소개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쫄깃센터’를 차린 웹툰작가 메가쑈킹은 “아침에 일어나 식사준비를 할 때 행복하다. ‘내가 만든 아침을 먹으러 손님들이 드글드글 모이겠구나’ 그런 기대감이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밤에 쫄패들과 술잔을 기울일 때도 행복하다. 쫄깃센타에서는 오로지 내 시간들이 많다. 책도 많이 읽고 바다 구경도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이 나에게 행복이다.”라고 말한다. (2012년 채널예스 인터뷰) 쫄깃센터 게스트하우스는 공사 전 과정을 트위터에 연재하며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지금은 제주도의 인기 게스트하우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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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는 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숙소이다. 국내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외국은 나이 든 분들도 거리낌없이 드나든다. 일반인의 편견과 달리 침구와 화장실 시설은 무척 청결하다. 공용시설이 많지만 여행가들은 숙소 내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 요리도 직접 해먹을 수 있다. 주방에서 조리를 하고 음식을 먹은 후 설거지는 필수다.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한 후에는 청소까지는 아니어도 뒷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서울과 부산, 경주, 제주도에 유난히 많이 몰려 있다. 홍대 주변에만 250개가 넘는 게스트하우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생겨났다. 속초와 강릉, 여수, 전주, 순천, 여수, 구례 같은 지방에도 증가 추세이다. 여행자의 접근성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는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관광지와 대로변 가까이에 몰려 있다. 제주도에선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올레길을 따라 많이 생겨났다. 초반에는 나홀로 여행을 다니며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주를 이루었지만 점차 커플이나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증가 추세이다.
게스트하우스 예약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내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홈페이지나 포털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위치와 정보, 이용자들의 후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 예약 및 문의도 가능하다. 단, 주말이나 7~8월 성수기에는 예약이 조기 마감될 수 있으니 서두르는 편이 좋다. 외국 게스트하우스는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com) 등에서 조회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가 좋은 이유
1. 저렴하다
국내 게스트하우스는 1만 5천원에서 2만 5천원 사이가 대부분이다. (도미토리 1인 기준) 외국은 나라별로 차이가 크다. 유럽과 일본처럼 물가가 높은 지역은 국내보다 약간 더 비싸고, 동남아는 하루 3달러에 이용할 수 있는 곳도 많다. 토스트와 계란후라이 같은 간단한 아침 식사까지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식사비도 절감된다.
2. 알찬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대부분 여행의 고수들이다. 그 지역을 너무 사랑하여 자주 방문하다가 아예 직접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경우가 많다. 덕분에 그들에게서 주변의 숨겨진 명소 및 맛집, 치안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다른 여행자들을 통해서도 최신 여행 정보를 공유 받을 수 있다.
3. 맞춤형 여행을 갈 수 있다
상당수 게스트하우스가 현지 맞춤형 투어를 함께 운영한다. 대형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소수 정예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평가와 시행착오를 통해 다져진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기에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만 선택하면 된다. 무계획으로 가도 좋은 곳이 게스트하우스이다.
4.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여행가들은 보통 마음을 열고 다닌다. 도미토리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흔하다. 내가 먼저 용기를 내어 말을 걸면 금세 친구가 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여행 취향이 비슷하면 다음 날 함께 여행을 함께 떠날 수도 있고, 저녁에는 게스트하우스 인근 펍(pub)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우정을 다질 수도 있다.
5. 여행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급 리조트에 머물면 편리하긴 해도 현지 사람들과 단절되어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 '아, 내가 정말 여행 중이구나!'를 여러 번 실감하게 된다. 혼자 여행을 다닌다면, 게스트하우스는 최적의 선택이다.
전국 주요 게스트하우스
- 서울 : 타임 게스트하우스, 서울 게스트하우스
- 춘천 : 나비야 게스트하우스
- 속초 : 더 하우스
- 강릉 : 강릉 게스트하우스
- 경주 : 경주 게스트하우스
- 부산 : 게스트하우스 601, 미스터에그 호스텔, 하이코리아 호스텔
- 통영 : 뽈락하우스
- 전주 : 이택구 사랑채, 모련다원
- 구례 : 엠마우스 게스트하우스
- 순천 : 느림 게스트하우스, 올라 게스트하우스
- 여수 : 게스트하우스 플라잉피그, 향일암 게스트하우스
- 해남 : 케이프 게스트하우스
- 제주도 : 꿈꾸는 섬 게스트하우스, 더 단 빌리지 게스트하우스, 배낭지기 게스트하우스
관련 기사
- 제주도 쫄깃센터 메가쑈킹 인터뷰→http://ch.yes24.com/Article/View/21002
게스트하우스 추천 도서
이동미,이송이,신영철,홍유진 공저 | 꿈의지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여행자들의 관심 가운데 하나는 가격. 아무리 좋은 곳도 이용료가 비싸면 머물 수 없다. 가능한 저렴해야 젊은 여행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길 위의 내 집 게스트하우스 123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별도의 할인쿠폰북을 제공, 게스트하우스를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다. 이 책에는 77곳(초판 기준)의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할인쿠폰이 들어 있다. 할인금액은 최대 3,000원(일부 비싼 게스트하우스는 이용료의 10%까지 할인), 최소 1,000원이다. 이 책과 함께 일주일만 여행해도 책값이 빠진다. 한 마디로 여행자의 주머니를 최대한 지켜주는 ‘돈 버는 가이드북’이다. 할인쿠폰은 가이드북을 새롭게 찍을 때마다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제공한다.
강희은 저 | 즐거운상상
게스트하우스 여행자를 위한 꼼꼼한 정보도 가득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에는 게스트하우스에 가기 전에 알아둘 FAQ, 게스트하우스 200% 활용 노하우 등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가보는 여행자를 위한 알찬 정보와 함께 호스트와 게스트가 말하는 ‘내가 생각하는 게스트하우스’, ‘여행자의 Travel talk’ 등 재미있는 읽을거리도 담겨 있다. 또 각 게스트하우스 주변의 볼거리와 함께 맛집 정보, 이 책에서 소개한 20곳의 게스트하우스 이외에도 가볼만한 50여 곳의 게스트하우스 리스트까지 꼼꼼하게 실려 있다.
편집부 저 | 지콜론북
이 책은 가장 ‘여행적’인 기억을 제공해 주는 형태의 숙소에 관한 소개서이다. 보통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 형식의 숙박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행이 없는 개별 여행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유럽과 일부 아시아(일본이나 태국 등)에 특히 발달되어 있던 게스트하우스 산업은 요즘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이 책에는 한국 곳곳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군더더기 없이 담겨 있다. 여행 전뿐만이 아니라, 여행 중에도 들고 다닐 수 있는 이 가벼운 책은, 백팩커들에게 요긴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강희은 저 | 즐거운상상
《게스트하우스 제주》는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가보는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 FAQ’와 함께 ‘투어’, ‘파티’, ‘옮김이 서비스’, ‘여행자 스태프’ 등 제주 게스트하우스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도 소개하고 있다. 또 효율적인 제주도 여행 코스와 예산을 짜는 방법과 더불어 대중교통의 개괄적인 소개, 자전거 여행과 스쿠터 여행자를 위한 실용적인 팁까지 꼼꼼하게 정리해놓았다. 각 게스트하우스 주변의 볼거리와 함께 맛집 정보 또한 저자의 시선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제주》에 메인으로 소개한 20곳의 게스트하우스 이외에도 각 지역별로 가볼만한 50여 곳의 게스트하우스 리스트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독채를 빌려주는 ‘프라이빗 하우스’ 정보까지 사진과 취재로 알차게 담아 이 책 한 권이면 당장이라도 훌쩍 제주도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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