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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디자이너 오경아 “정원이 주는 선물 같은 이야기”

『소박한 정원』 오경아 작가 인터뷰

국내 원예 분야 베스트셀러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 『정원의 발견』 을 펴낸 가든디자이너 오경아 작가가 10년 만에 새롭게 『소박한 정원』 을 선보인다. 잘 나가던 방송작가였던 지은이가 정원 일을 배우고자 홀연히 영국으로 떠나가 펜과 키보드 대신 전지가위와 삽을 들고 영국의 대표 정원들에서 보낸 3년여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 속에서 그녀는 초록의 정원에서 느끼고 배운 감동과 기쁨, 슬픔과 깨달음을 100여 개의 산문으로 소박하게 들려준다. 흙을 일구고, 나무를 다듬고, 농기구를 다루면서 흘린 땀방울들을 진지하게 전달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소박한 정원』 은 디자인과 장정을 새롭게 하여 글을 담았고, 가든 팁 구성을 재편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글로만 가득했던 책 속에 실제 사진들을 바탕으로 한 손그림 삽화를 입혀서 볼거리와 느낄거리를 더한층 보강했다. 책을 읽다 보면 늦깎이로 정원사이자 가든디자이너로서 공부를 해나가며 어렵지만 한 걸음씩 더 배우고 성장해가는 지은이의 모습에 공감하며 작지만 소중한 용기와 위안을 느끼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지 하는 결심과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가든디자이너로서 그리고 방송 및 강연 활동으로 바쁘게 지내실 듯합니다.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안녕하세요. 가든디자이너 오경아입니다. 요즘 도심 속 상업공간의 옥상에 정원 연출을 하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에 이렇게 정원을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어서 몸과 정신이 바쁘기는 하지만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글 쓰는 일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속초에 정원 카페를 남편과 함께 만들며 보냈습니다. 카페는 곧 오픈을 앞두고 있어 찾아오신 분들을 좀 더 따뜻하게 맞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펴낸 책 『소박한 정원』 을 소개해주세요. 10년 만의 재출간이라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특히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는지도 궁금합니다.

 

2008년에 출간된 저의 첫 번째 책입니다. 10여 년이 지나 궁리와 함께 다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간 다른 책이 계속 나왔지만 『소박한 정원』 은 독자분들의 입장에서도 저를 만나게 된 첫 책이어서인지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 책을 만났던 분들은 이제 10여 년의 시간을 보내셨을 테고, 아마 이 책을 읽고 싶어할 새로운 독자가 있을 것 같아 재출간을 결심했습니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2005년 7월부터 2009년까지의 기록입니다. 이때 저는 방송작가로 활동을 하다 영국으로 가든디자인을 공부하러 갔고, 그때 정원 디자인을 좀 더 잘하기 위해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에서 인턴정원사로 1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그때의 제 생활과 정원, 원예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처음 책을 냈을 때는 삽화나 사진도 없이 글로만 꽉 찬 책을 발간했는데, 이번에는 손그림 삽화를 새롭게 넣었습니다. 글로만 상상한 것이 살짝 그림으로 보였을 때 더 많은 호기심과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이 책은 저 개인적으로는 낯선 영국 생활, 한국에 있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두 딸과 하루하루 바람 잘 날이 없이 살았던 생활, 그리고 처음으로 접해본 정원과 가든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책을 출간하면서 꼼꼼히 읽어보니 저 역시도 아, 이때는 이랬지. 묘한 설렘과 산뜻함이 있더군요. 정원에 대한 관심 유무를 떠나서도 뭔가 풋풋하고 일상의 산뜻함을 원하는 분들에게 읽는 동안 기분 좋은 설렘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책의 제목 “소박한 정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목의 의미, 그리고 작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좋습니다.

 

정원이 사실 소박하지는 않습니다. 경제적 여유뿐만 아니라 마음의 여유까지 있어야 이 문화가 찾아오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정신적, 경제적 여유 있는 분들만 정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활에 지친 사람들, 뭔가 답답하게 진전 없이 삶이 지속된다고 느끼는 분들, 의욕이 상실된 분들에게 정원은 참 묘하게 위안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준답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더없이 화려한 곳이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소박하게 해주는 장소, 그게 저는 정원인 것 같아, ‘소박한 정원’이라는 표현을 참 좋아합니다.

 

많이 들어본 질문일 것 같은데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선생님에게 ‘정원’이란 무엇인가요?

 

정원은 앞서 얘기했듯이 저에게는 그냥 삶의 한 부분입니다. 입을 옷이 있어야 하고, 먹을 양식이 있어야 하고, 잠잘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듯이 정원도 그렇게 제 생활에는 덤으로 혹은 취미로 여겨지는 공간이 아니라 그냥 삶의 일부분이거든요. 그리고 옷이 우리 몸을 보호해주고, 우리를 표현해주듯, 집이 우리를 지켜주듯 그렇게 정원도 저에게는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해도 되고의 차원이 아니라 그냥 너무나 당연히 있어야 하는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첫 책을 낸 이후로, 한국의 정원 문화도 많이 변화한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또한 한국의 정원 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2008년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정원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 직업을 소개하는 것도 이제는 좀 쉬워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붐을 이루다 보니 자칫 우후죽순으로 사업의 목적으로 이 정원문화를 쫓고 있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정원 사업의 발달도 너무나 중요하고 꼭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정원은 어떤 정원인지, 우리에게 정원은 어떤 의미인지 먼저 좀 많이 생각하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 듯합니다. 지나치게 사업으로 정원이 접근되다 보니 이런 근본적인 부분을 놓치고 같아서요.

 

속초에 오경아의 정원학교를 설립하셨습니다. 어떤 곳인가요? 소개해주세요!

 

정원학교라니까 너무 거창하게 들려서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냥 제가 사는 집 옆에 작은 강의실을 마련했습니다. 그곳에서 원예, 가든디자인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초보자들이 와서 쉽게 듣고 가는 강의도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매달 만나서 원예와 가든디자인을 배우는 시리즈 강의도 개설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원 카페 ‘더 쉐드(오두막집)’를 만들었는데요. 곧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간 사택이어서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집을 개방하기가 어려웠는데 이 카페 공간에서 정원 관련 책도 읽으시고, 차도 마시고, 작지만 정원(정말 작습니다. 아직은 땅 마련이 힘들어서) 구경도 가능하실 듯합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정원 카페 ‘더 쉐드’ : 속초시 도문동 2109)

카페 더쉐드

독자들이 어떤 면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인사 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책을 쓰던 때가 30대 후반,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땐 정말 사춘기 때보다 더 심한 제 삶의 혼란을 겪었던 듯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내 삶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이때만큼 고민이 많았던 적도 없었으니까요. 누구나 이런 때가 사춘기를 지나 다 자란 어른의 시기에 오는 듯합니다. 그때 삶의 돌파구가 필요할 텐데, 그게 저는 ‘정원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정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한 사람이 어떻게 길었던 갈등의 터널을 뚫고 새로움을 만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정원이란 게 뭐였을지, 함께 느껴보고 나누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예스리커버] 소박한 정원

오경아 저 | 궁리출판

 

초록의 정원에서 느끼고 배운 감동과 기쁨, 슬픔과 깨달음을 100여 개의 산문으로 소박하게 들려준다. 흙을 일구고, 나무를 다듬고, 농기구를 다루면서 흘린 땀방울들을 진지하게 전달한다. [도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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