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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매료시키는 오락물의 본질을 꿰뚫는 '뤽 베송'

관객을 매료시키는 오락물의 본질을 꿰

지난 해 개봉했던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는 별다른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꽤 재미있는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수많은 외계 종족이 살고 있는 28세기의 우주. 과학이라기보다 마법과도 같은 상황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발레리안>은 구현된 미래 우주의 풍경만으로도 흥미롭다. <발레리안>을 연출한 뤽 베송은 1997년 브루스 윌리스, 밀라 요보지치 주연의 <제 5원소>를 만들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스페이스 오페라인 <제 5원소>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디자인이었다. <헤비 메탈>이라는 만화 잡지를 주도했던 프랑스의 만화가 뫼비우스가 행성과 외계인, 메카닉 등 디자인을 담당했는데 할리우드의 SF영화와는 다른 경향을 보여주었다. <아키라>의 오토모 가츠히로가 가장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뫼비우스의 디자인으로 창조된 스페이스 오페라를 보는 즐거움은 대단했다.

관객을 매료시키는 오락물의 본질을 꿰

<발레리안>과 <제 5원소>를 만든 감독은 프랑스의 뤽 베송. 뤽 베송은 <마지막 전투> <그랑 블루> <니키타> <레옹> 등 새로운 스타일의 프랑스 영화를 만들며 각광받았다. 한때는 <뽕 네프의 연인>의 레오스 까락스, <베티 블루>의 장 자끄 베네와 함께 묶여 ‘누벨 이마쥬’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불렸다, 그런데 뤽 베송의 행보는 이후 완전히 달라진다. 뤽 베송은 <제 5원소>를 연출하고, 1998년 <택시>를 제작하여 성공을 거둔 후 프랑스 오락영화의 대부가 되었다. 감독만이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거물이 되었다. 그리고 할리우드를 모사하면서도 독창적인 오락영화들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제 5원소>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략을 가장 잘 모사한 비(非)할리우드 영화였고, <트랜스포터>는 상업적인 장르영화의 전범과도 같은 영화였다. 뤽 베송은 프랑스 영화의 전통 바깥에서,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공식을 차용하여, 독특하면서도 세계 어디에서나 환영받을 수 있는 오락영화를 만들어냈다. <트랜스포터> <키스 오브 드래곤> <야마카시> <크림슨 리버2> <아더와 미니모이> 뤽 베송이 만든 다양한 오락영화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영역은 액션영화다. <트랜스포터> <키스 오브 드래곤> <13구역> 등은 액션영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화끈한 액션을 담고 있다. 액션 스타를 발굴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 태국의 토니 자가 무에타이 액션을 보여주는 <옹박>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관객을 매료시키는 오락물의 본질을 꿰

할리우드에서는 스티븐 시걸과 장 끌로드 반담의 노쇠와 함께 B급 액션 스타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성룡과 이연걸 그리고 홍콩의 무술감독들을 활용하여 홍콩 액션을 흉내 내는 정도로 만족했다. 할리우드는 단지 자신들의 카메라 앞에 이연걸과 성룡을 세워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서극은 할리우드가 이연걸의 우아하고 강한 움직임을 전혀 잡아내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뤽 베송의 전략은 다르다. 뤽 베송이 제작한 <키스 오브 드래곤>에서 이연걸은 홍콩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력하면서도 아름다운 액션을 한껏 과시한다. 또한 이연걸과 무술감독 원규 등을 영입한 것은 같지만, 단순한 차용에서 그친 할리우드와 달리 뤽 베송은 그들 없이도 강력한 액션을 연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뤽 베송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진 <야마카시>는 도시의 건물과 복잡한 지형을 자유롭게 오르고 뛰어내리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쾌감을 보여준다. 그 야마카시의 움직임은 피에르 모렐의 감독 데뷔작인 <13구역>에서 독창적인 액션으로 빛을 발한다. 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육체의 모든 기능을 한껏 이용하는 <13구역>의 액션은 홍콩의 무술영화와도 분명하게 차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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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은 뤽 베송의 액션영화가 지향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인신매매 조직에게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파리의 뒷골목을 뒤지는 전직 첩보원. 이야기는 신파적이지만 명료하다. 결코 주저하거나 물러서지 않는, 오로지 앞으로만 전진하는 액션. 딸을 찾는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면서 <테이큰>은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달려간다. <테이큰>에는 할리우드 상업영화처럼 매끈하면서도, 망설임 없는 액션의 짜릿한 쾌감이 함께 존재한다. 뤽 베송은 관객을 매료시키는 오락물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by 김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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