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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밤' 양동근 "지난 20년 '네멋대로 해라'와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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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이 `죽인밤` 후 쏟아진 호평에 얼떨떨해하며 신정원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추석 극장가를 찾은 배우 양동근(41)이 인생작이자 대표작 ‘네 멋대로 해라’로부터 이제는 자유로워졌다고 고백했다.


양동근은 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에서 개성 넘치는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이자 양선의 연인 닥터 장 역으로 출연했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을 연출한 신정원 감독의 신작 ‘죽지 않은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양동근은 시사회 후 쏟아진 호평에 “기대할 수 없었다. 장르부터도 그렇고 제 역량으로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며 “아직도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부분은 즐겁게 보는데 내가 나오는 부분이 재미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다만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했던 것이 먹혔구나 싶다”며 다소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극 중 양동근이 등장하는 대부분 신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오히려 그는 “나름 내가 처한 상황에 진지하게 몰입해서 연기했다. 웃기려고 하거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진지하게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코믹 연기는 자신 없지만, 코믹 설정을 내가 한 게 아니다. 신정원 감독님 코드라면 즐거움을 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많은 분이 피식 웃은 신은 감독님의 디렉션이었다. 난 그걸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냥 했다. 이건 감독님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며 신정원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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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이 결혼 후 작품 선택 기준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닥터 장 캐릭터가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고 밝힌 양동근은 “감독님의 코드는 워낙 독특하고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코드”라며 “현장에서 임할 때부터 내가 어떻게 영화에 나올지 가늠할 수 없더라. 무조건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 오히려 비우고 갔다. 감독님 디렉션을 주든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요? 저도 사실 기술직이죠. 가정을 이끌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해야 해요. 결혼하니까 확실히 마음가짐이 바뀌게 됐어요. 어떤 역할이 와도 해보자는 마음임 생기긴 했어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구미가 당겼어요. 외계인을 다루기도 했고, 시나리오가 잘 넘어가더라고요. 닥터 장 캐릭터가 이해는 안 되지만,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부딪혀보자 싶었어요.”


9살에 아역 배우로 시작해 데뷔 34년 차를 맞이한 양동근은 스스로를 ‘기술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0대 때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소진이 많이 됐다.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너무 몰입해서 하다 보면 그렇지 않나”며 “이제는 내려놓고 기술직처럼 연기한다. 생활연기로 한다. 나는 기술직이라고 마음을 바꾸니까 오히려 연기하기 더 편해진 것 같다. 그렇게 되면서 어렸을 때 봐온 선배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현장에 가면 선생님들을 보지 않나. 기술로 하는 걸 보고 그때는 저게 무슨 연기야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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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이 지난 20년 동안 `네 멋대로 해라`와 싸웠지만, 이제는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양동근은 약 20년 동안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2002)와 싸워 왔다고 털어놨다. 양동근은 ‘네 멋대로 해라’에서 고복수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양동근은 “장외 홈런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 장외 홈런으로 절 보는 거다. 좋은 타자도 번트 치고 삼진 아웃도 당한다. 인생을 야구 경기에 빗대지 않나. 그렇게 20년 동안 딜레마에 빠졌었다. 이제는 희생번트로도 우승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으로 바뀌었다. 난 ‘네 멋대로 해라’를 넘어갈 수 없고 ‘네 멋대로 해라’ 같은 걸 할 수도 없다. 진중한 캐릭터는 그거 하나로 됐다. 이제는 ‘네 멋대로 해라’에 크게 가치나 기준을 두지 않는다. 그 작품에서 자유로워졌다”고 이야기했다.


“저도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죠. 아마 노동하는 사람은 모두가 비슷한 걸 겪을 거예요. 그래서 그만뒀으면 다른 직업을 가졌겠죠. 그런데 딱히 재주가 없더라고요. 너무 어렸을 때 부터 이 일을 했는데 그냥 버틴 거예요. 뭔가 더 있을 거라고 버티면서 시작점까지 잘 온 것 같아요. 남자 배우는 40부터라고 하잖아요. 이제 겨우 마흔이 넘은걸요. 예전 작품들은 워밍업입니다. 배우 인생도, 작업도 지금부터예요.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하려고 해요. 하고 싶은 캐릭터요? 사실 배우는 선택 당하는 입장이죠. 오히려 제가 묻고 싶어요. 저에게 어울리는 게 뭔지요. 저도 알고 싶어요. 뭔가를 특별히 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주어지면 뭐든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런 깡이 생겼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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