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 흘러, 산바람 넘어 전남 구례· 곡성·장성 씬8경
섬진강 흐르는 구례와 곡성에는 수달이 사는 커다란 습지와 기차가 사는 마을이 있다. 장성의 황룡강에는 출렁다리, 소설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웅 홍길동이 활약한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남한의 5대 강으로 꼽히는 섬진강은 길이 212.3km. 유역면적 4896.5㎢로 전북 남동부에서 시작해 전남 구례를 중류로 하여 곡성을 지나 남원 시내를 관통하는 요천과 합류한다. 17번 지방도의 섬진강 변에 직선으로 600m에 달하는 구례의 섬진강 대나무숲길은 일제강점기에 사금을 채취한 금광촌이 있던 곳으로 모래가 유실되고 샛강이 황폐해지는 것을 안타까이 여긴 주민들이 대나무를 심으며 오늘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대숲 안에는 한여름 개화하는 수국의 자취도 남아 있다.
지난 2020년 닥친 수해로 대나무가 고사함에 따라 군에서 총 5종 3100여 개의 수국을 식재했다고. 이때의 수해로 갓씨까지 흘러들어와 대숲 일대는 길이 500m, 면적 6300㎡의 갓꽃 군락지도 탄생했다. 노란 갓꽃이 4월의 대숲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초여름 수국이 그 자리를 넘겨받고, 올곧이 뻗은 대나무는 바람에 제 몸을 맡긴 채 그 모습을 지켜본다.
🚩 전남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1
사성암
섬진강 대나무숲길 너머는 사성암이다. 해발 541m의 오산 정상부의 암벽에 세운 사성암은 아래에서 봐도 그 위에서 봐도 절묘하다. 1800년 구례향교가 발간한 <봉성지>는 오산의 경관에 대해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예로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고 기록했다. 의상, 원효, 도선, 진각 4명의 고승이 수도한 곳이라 하여 사성암이라 불리는 사찰은 백제 성왕 22년(544) 연기조사가 창건했다. 연기조사는 인도의 승려이자 한국 불교 화엄종의 시조로서 오산의 사성암을 비롯해 지리산에 화엄사, 울산 가지산에 석남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사찰들을 세웠다.
돌계단을 따라 사성암에 오르면 주 불전인 유리광전이 나타난다.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마애여래입상을 모신 전각에서는 발아래 큰 날개를 편 듯 한 섬진강과 구례의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각 위에 운 무 는 짙고 불경 외우는 소리는 청량한 벗을 사귄 듯 넉넉한 마음이 들게 한다.
🚩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길 303
📞 061-781-4544
천주교곡성성당
곡성군청에서 100m 거리, 골목과 골목 사이에 천주교곡성성당이 자리한다. 읍내라 오고 가는 사람에, 차의 통행도 분주한데 성당은 특유의 맑고 차분한 분위기가 내려앉아 바쁜 마음에 숨을 돌리게 한다. 1958년 옥터 성지에 세운 성당은 1827년 정해박해의 진원지다. 그해 곡성의 옹기마을에서 천주교 예비 신자였던 한백겸이 주막집 아내에게 시비를 걸며 정해박해의 피눈물 나는 서막이 시작되었다.
한백겸에게 흠씬 두드려맞은 남편이 곡성현감에게 천주교인 한백겸을 발고하며 옹기마을 신자들까지 떼로 잡혀가게 되었다. 500여 명에 달하는 마을 사람들은 모진 고문을 받아 일부는 배교하기도 했으며, 끝까지 버틴 신자들은 전주감영으로 보내졌다. 9년 간 옥살이를 하다 순교한 이도 있었으니 살아남은 자들도 평생 죄지은 듯하였을 것이다. 정해박해가 있은 지 130년 후 준공된 성당은 그 믿음들을 하나하나 어루만지고 있다.
🚩전남 곡성군 곡성읍 읍내11길 20
📞 061-362-1004
침실습지
제방 너머 호락산에 물안개가 자욱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드리우고, 여름 장마에 습지의 식물들은 제 뿌리를 더 단단히 내린 채 푸른 기운을 사방에 뻗치고 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강물은 황톳빛으로 물들고 그 안의 뭇 생명들까지 요란한 생의 신고식을 치르는 중이다. 섬진강의 유속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래톱은 침실습지 곳곳에 자리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 남생이, 흰꼬리수리, 삵부터 수많은 식물군락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
길이 약 5km, 규모 203만㎡에 달하는 침실습지는 22번째 국가내륙습지보호지역(2023년 7월 기준 총 31개)으로 지정되었다. 그 규모만큼 일출, 노을, 퐁퐁다리, 달뿌리풀 군락, 겨울의 상고대 등 1경부터 10경까지 사계절의 멋 또한 넓고 깊다.
🚩 전남 곡성군 오곡면 오지3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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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기차마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오늘도 사람들을 태워 나르는 살아 있는 기차들을 만나는 섬진강 기차마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곡성역에서 압록역 구간이 폐지됨에 따라 옛 곡성 역사와 폐선된 전라선 일부 구간을 활용해 생동감 넘치는 테마파크로 조성했다. 기차마을에는 증기 기관차, 레일바이크, 놀이동산, 장미공원 등 탈 것과 볼거리가 가득해 가족 여행지로도 더할 나위 없다. 증기기관차는 폐역인 가정역까지 편도 10km 거리를 운행하고, 직접 페달을 밟으며 섬진강 변을 달리는 레일바이크도 이색적이다.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인 곡 성 세계장미축제도 이곳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지난 5월 개최되었는데 처음으 로 야 간 개장을 실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1004종에 달하는 장미가 피어나 천사정원으로도 불리는 장미공원에는 지난 5월 문을 연 기차플랫폼도 눈에 띈다. 플랫폼의 전망대에 오르면 거대한 기차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곡성역을 떠나는 기차 소리가 바로 앞에 서 가깝게 들려온다.
💰 대인 5000원, 소인 45000원(증기기관차, 레일바이크 별도)
🚩전남 곡성군 기차마을로232
📞 061-363-9900
홍길동 테마파크
홍길동은 소설의 주인공이면서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1446년 초반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아치실에서 양반과 노비 사이에서 태어난 홍길동은 <경국대전> 의 반포로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의적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의 성종·연산군일기·중종·선조 편에서는 홍길동의 이름이 수차례 등장한다”. 홍길동 테마파크는 실존 인물 홍길동의 삶을 여러 고증 자료와 전시물로 조명한다. 실제 연산군일기에 5회, 중종실록에 4회, 선조실록에 1회 언급된 홍길동의 기록은 조선 중기 문신 허균(1569~1618)이 소설 <홍길동전>을 창작하는 데 큰 모티브로 작용했을 것이다.
영웅 홍길동의 궤적을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로 녹인 홍길동 테마파크는 장성군 이 역사적 고증을 통해 확인한 홍길동 생가부터 산채체험장, 야영장, 오토캠핑장, 국궁장, 놀이터, 청백한옥 숙박시설을 갖춰 장성 여행 시 꼭 들러봄직하다.
🕡 9:00~17:30(야영장 14:00~익일 6:00)
💰 입장료 무료(야영장 이용 요금 별도)
🚩 전남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384
📞 061-394-7242
필암서원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필암서원은 조선 문묘에 배향된 18인 중 한 명이자, 당대의 성리학자 하서 김인후를 추모하고자 1590년 건립되었다. 정유재란으로 소실된 필암서원은 1624년 복원해 현종 3년(1662), 지역 유생들이 상소를 올려 ‘필암서원’ 사액을 받았다. 1672년 김인후의 고향인 기산리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서원은 전면에 공부하는 학당, 후면에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들어선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른다. 서원의 출입문이자 유식공간인 ‘확연루(廓然樓)’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군자가 임하 는 학문의 태도를 뜻한다. 용머리로 장식한 공포가 인상적인 ‘경장각(經藏閣)’의 현판은 정조가 직접 썼으며, 왕과 조상의 유물을 공경해 소장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 9:00~18:00
💰 입장료 무료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로 184
📞061-393-7270
장성호 출렁다리
옐로시티 장성을 상징하는 황룡강 일원에 높이 36m, 길이 603m 규모의 장성댐이 완공된 것은 1976년 10월. 장성군을 비롯해 광주광역시·나주시·함평군 등 4개 시군의 관개용수와 생활 및 공업 용수를 공급하는 댐이 건설되며 면적 123만 7000㎡에 달하는 장성호도 생겨났다. 이듬해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장성호는 오늘날 장성호 수변길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났다. 34km에 달하는 수변길은 좌측, 우측에 따라 산책에 나설 수 있는데 각각 1시간 40분, 40분이 소요된다. 2018년 6월에는 황룡을 형상화한 주탑 높이 21m, 길이 154m 달하는 ‘옐로우 출렁다리’가 개통되어 수변길의 명물이 되었고, 2년 뒤에는 1k m 떨어진 곳 에 제 2 출렁다리인 황 금빛 출렁다리도 개통했다. 무 주탑 방식의 황 금빛 출렁다리는 다리 중심이 수 면에서 불과 2~3m 높이로 짜릿함을 자아낸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 용강리 171-1(주차장, 장성호 수변길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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