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만원 통행료 인증하자 화제된 대한민국 1위 비싼 고속도로
국내 여행 좀 하다 보면 유난히 통행료가 비싼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같은 길을 달렸을 뿐인데 금액이 달라 일부 시민은 금액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하죠. 심지어 일부 시민은 요금 정산원에게 계산 똑바로 하라며 욕을 퍼붓기도 합니다. 왜 이런 도로는 욕먹으면서까지 통행료를 높게 받는 걸까요? 고속도로 통행료가 다른 이유와 가장 비싼 곳을 알아보았습니다.
통행료 비싼 고속도로의 정체
유독 통행료가 비싼 고속도로는 민자 고속도로입니다. 민자 고속도로는 민간 투자를 받아 지어진 고속도로입니다. 이런 민자 고속도로의 특징은 수익금 환급이 있습니다. 민간 투자를 받은 만큼 통행료 수입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죠. 때문에 도로 유지 보수비 수준인 국립 고속도로보다 통행료를 더 높게 받습니다.
국가에서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도 통행료가 비싼 이유입니다. 민자 고속도로는 건설 후 약 30년 동안 민간 업체가 운영을 맡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30년 뒤 고속도로 운영권이 국가에 귀속된다는 것이죠. 국가에 귀속되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운영을 맡은 민간 업체 입장에서는 30년 이내에 투자비에 추가 수익까지 얻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민자 고속도로는 통행료를 도로 유지 보수비 + 투자 수익 + 투자원금 회수금액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같은 민자 고속도로라도 공사가 어렵거나 도로가 길수록 통행료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얼마나 비쌀까?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민자 고속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3배 높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평균치인 만큼 그보다 높게 받는 고속도로도 많습니다. 2009년 개통된 서울-춘천 고속도로만 해도 편도 통행료가 5700원입니다. 도로공사 요금보다 약 1.6배 높은 금액입니다.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2006년 개통된 이 민간 고속도로의 편도 통행료는 10500원으로 도로공사 요금 기준의 약 2.33배에 달합니다. km당 통행료만 계산해도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약 93원인데 반해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약 105원으로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수익을 기록한 도로는 따로 있습니다.
가장 비싼 고속도로, 월 300만 원까지?
한국에서 가장 통행료가 비싼 고속도로는 바로 인천공항 고속도로입니다. 통행료는 6600원이죠.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총 39.2km의 고속도로입니다. 같은 거리의 일반 고속도로 통행료는 2900원 수준이죠. 약 2.5배 높게 받는 셈입니다.
통행료만 따졌을 때 가장 비싼 도로는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입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 원, 중형차 1만 5000원, 대형차 2만 5000원, 특대형 3만 원입니다. 운송업계가 '하루 2~3회 왕복하는데 통행료만 300만 원이다'라며 시위할 정도로 높은 금액입니다. 다만 운영사는 두 개의 다리와 해저 48m에 위치한 침매터널로 구성되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속도로 정상화에 나선 정부
정부는 현재 평균 1.43배 비싼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계획입니다. 민간 기업의 투자비용 회수가 끝났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결정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자 고속도로는 이미 투자 대비 수입 1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 준공된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이미 투자비용 대비 2배 이상 벌어들였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는 일반 고속도로의 1.1배 수준입니다. 2022년까지 통행료를 낮추기 위해 사업 재구조화와 자금재조달 방식이 사용됩니다. 사업 재구조화는 민간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민간투자자를 아예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자금재조달은 고금리로 조달한 민간투자금을 저금리로 재조달해 통행료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문제를 세금으로 메꾸어 왔습니다.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를 낮추는 대신, 최소 운용수익보장을 위해 그 손실분을 세금으로 메워준 것이죠. 2015년 광복 70주년 '일일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민간 고속도로 손해분을 국토교통부 예산으로 메꿔 '조삼모사' 대책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계약 자체를 변경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데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