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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트, 앞좌석에 놓아도 되냐고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빠의 후회글 / 카시트 의무화… 올바른 장착 법은? / 카시트 고를 때 '이것'만 유의하세요

세계일보

카시트는 아기를 둔 가정에서는 진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육아템 중 하나인데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카시트에 대한 글이 올라와 먼저 그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설 연휴였던 지난 3일 IT 관련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카시트 조수석에 두지 마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영업하는 사람이면서 18년 차 운전자'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애가 둘이라 둘째를 가졌을 때 차 바꾸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합니다. 차가 준중형급이라 뒷좌석에 카시트 2개를 장착하면 아내가 못 앉게 된다는 이유였는데요. 어린 아기 둘만 뒷좌석에 앉혔다가 한 명이 울기라도 하면. 그때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텐데요.


글쓴이는 결국 차를 바꾸지 못했고 첫째 아이 카시트를 운전석 옆 조수석에, 어린 둘째 아이 카시트를 뒷좌석에 놓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실수와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큰 사고가 났고, 첫째 아이와 아내가 크게 다쳤다고 해요. 특히 첫째는 긴급수술을 받았지만 1주일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데다 왼쪽 눈 손상까지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뼈저린 후회를 글로 옮긴 이유에 대해 바로 '조수석 카시트'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그는 돈을 아끼겠다고 차를 바꾸지 않은 점, 카시트를 조수석에 둔 점, 운전 중 실수한 점 등 세 가지를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나는 괜찮을 거란 생각하지 말라면서 "뒤에 카시트를 놓은 둘째는 생채기 하나 없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 대부분은 아빠를 나무라기에 앞서 큰 아이의 무사를 기원한다는 댓글을 달았어요. 자식이 크게 다쳤는데 잘잘못을 떠나 가장 힘들고 괴로울 사람은 부모잖아요. 그런 심정을 아는 듯 많은 누리꾼이 아빠가 잘못하긴 했지만 큰아이가 빨리 깨어나 아무 이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8일 저녁 커뮤니티에 '현재상황과 감사인사'라는 제목의 글이 새로 올라왔습니다. 아내의 수술 경과가 좋고, 첫째 아이의 의식도 돌아왔다고 하네요. 한쪽 눈도 뜨고 소리에도 반응한다며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며 치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두의 바람, 기도가 이뤄진 것 같아 기뻤습니다. 아빠도 맘고생 많으셨을 텐데 참 다행입니다.


◇카시트 의무화… 부모들은 괴롭다?


위의 글은 카시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충분해 보였는데요. '잠깐은 괜찮겠지', '가까운 거린데 뭐 어때', '뒷자리에서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등의 생각을 하며 저 역시 카시트를 아무 데나 설치했던 사람으로서 반성하는 계기가 됐답니다.


영유아나 어린이를 차량에 태울 때 카시트 장착은 '의무'잖아요.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만 6세까지 카시트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만 12세까지 카시트를 사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지난해 9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선 우리나라 모든 도로, 대중교통에서도 카시트를 의무화한다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현재 대중교통 카시트 보급은 전무인 상태고, 카시트를 장착할 수 있는 신차는 2021년부터 보급되기 때문이죠.


이런 법이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차만 타면 아이가 울고 불고 난리인데 카시트에 태운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조차 없다는 부모들이 많고, 가까운 거리는 귀찮아서 그냥 안고 탄다는 분들도 있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카시트 착용률은 일반도로 49.2%, 고속도로 6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90%대를 유지 중인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일각에선 부모들의 '안전불감증'이 수치화된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아이 걱정 안 하고 사랑 안 하는 부모 어디 있겠습니까. 알면서도 상황에 따라 안 될 때가 있어 답답할 뿐이죠. 양쪽 주장 모두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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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올바른 카시트 사용법에 대해 가르쳐 준 적 있었나


잠시 생각해보면 이게 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거잖아요. 몇 만원 범칙금이 문제가 아닐 텐데요. 교통안전공단은 2015년 카시트의 아동 보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 충돌시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카시트 착용 시 사망 가능성이 18%인데 반해 카시트 미착용 시 무려 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다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카시트의 중요성, 올바른 위치 장착의 필요성은 아무리 설파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위 커뮤니티 글을 읽고 문득 애 키우면서 '올바른 카시트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 있나 싶더라고요. 특히 첫아기를 둔 경우라면 카시트를 사긴 했는데 대체 어디다, 어떻게, 어떤 걸 고려해서 달아야 하는지 궁금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찾아 보니 한국소비자원에서 권고하는 '카시트 5대 장착수칙' 이란 게 있더라고요.


1. 카시트는 차량 뒷좌석에 장착한다.


☞차량 조수석에 설치하면 교통사고 발생 시 에어백 작동으로 강한 충격을 받아 영유아의 생명 및 신체가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네요.


2. 카시트는 흔들림이 최소화되도록 차량 좌석에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카시트를 느슨하게 고정하면 사고 발생 시 영유아에게 2차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3. 만 1세 미만 자녀의 앉는 방향을 뒤보기(후방보기)로 장착한다.


☞뒤보기는 앞보기보다 교통사고 발생에 따른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줍니다.


4. 아이를 앉힐 때는 등받이 각도로 뒤보기는 예각 기준 45도 미만, 앞보기는 75도 미만으로 충분히 눕혀서 장착해야 한다.


☞등받이를 충분히 눕혀야 영유아의 머리가 앞으로 떨궈져 발생할 수 있는 기도 폐쇄에 따른 호흡 곤란을 방지할 수 있다네요.


5. 카시트의 머리 지지대(헤드레스트)는 영유아의 머리를 충분히 지지하도록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카시트의 머리 지지대가 영유아 신체보다 낮은 카시트는 교통사고 때 영유아의 머리 및 목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 커뮤니티 글에서 보듯 카시트 설치 위치가 중요한데요. 소비자원은 "차량이 2인용이라면 에어백을 해제하고 조수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낸 뒤 카시트를 장착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뒷좌석이라도 가급적 운전자 바로 뒤에 설치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운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핸들을 꺾게 되는 습성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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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트 고를 때 고려할 점


카시트를 고를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브라이텍스, 싸이벡스, 콩코드, 조이, 페도라. 순성, 다이치 등 시중에 참 다양한 카시트 브랜드들이 출시돼 있는데요. 디자인, 기능 등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선택사항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카시트들은 신생아용, 영유아용, 주니어용 등 아이 나이에 따라 구분돼 있는데요. 잘 찾아보면 0세부터 6세, 0세부터 12세까지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고 하네요. 아기 체형에 맞게 여러 개를 구입해도 좋고요. 만 3~4세부터 만 11~12세까지 사용하는 부스터 카시트도 있어요.


최근에 출시된 대부분의 카시트는 '아이소픽스(ISOFIX)' 기능이 있는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준에 따라 카시트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부분을 규격화한 것입니다. 안전띠 고정식보다 오장착 발생률을 줄여 더욱 안전하다고 하네요. 장착이 더 편리한 점도 있고요.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아이소픽스가 의무화돼, 2010년 이후 출시된 차량에는 모두 아이소픽스 장치가 적용돼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차에 아이소픽스 장치가 돼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뒷좌석 등받이와 엉덩이 시트 사이에 손을 넣어 'ㄷ'자 금속 고리를 찾아보면 됩니다.


카시트는 특성상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아니겠습니까. 측면 충돌 테스트 같은 안전성 테스트 결과도 어떻게 나왔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죠? 앞보기, 뒤보기의 경우 모두 등받이 조절 각도는 어디까지인지도 확인하세요.


땀이 많은 아이라면 메시(mesh) 소재를 선택해도 좋고, 4계절 사용 가능한 소재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를 태우고 내리기 편하게 360도 회전형(spin)을 선택할 수도, 회전형이 굳이 필요 없다면 고정형을 구입해도 괜찮습니다.


자외선이 걱정된다면 차양(선 셰이드)의 유무, 위생적인 관리를 위해 시트나 커버를 분리해 세척 가능한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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