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게 편지 쓴 최순실 “이 생의 마지막일지도 몰라서…”
박근혜정부 당시 정권의 ‘비선실세’였던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오른쪽 사진)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최씨는 이 편지에서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서원 원장이 박 대통령께 올리는 편지!’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들은 최씨가 정준길 변호사와의 접견에서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문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 편지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취임 전에 곁을 떠났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며 “남아있더라도 투명인간이 돼 남모르게 도왔어야 하는데 주변에 나쁜 악연들을 만나 대통령님에게까지 죄를 씌워드려 하루하루가 고통과 괴로움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최씨는 “애당초 대통령님은 죄가 없었다”며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죄로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됐을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순간의 거짓이 진실을 가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아마도 이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고, 다시 보는 날이 없을 것 같아 글을 드린다”며 “이 생애에서 대통령님을 못 뵙더라도 꼭 건강하시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며 “이 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사죄드린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앞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수감돼 있는 서울동부구치소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