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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발견···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떠나는 인천 '섬섬투어'

'삼형제섬' 신·시·모도 들어가려면

자동차부터, 배, 자전거까지 타야

섬까지 멀고도 험난한 여정 같지만

코로나19 시대엔 그 자체로도 호사

하늘길 막힌 영종도 휴양지로 변신

수도권에선 당일치기로도 가능해

서울경제

자전거, 자동차, 배, 비행기···. 어디론가 떠나기 위한 교통 수단이지만, 요즘엔 그 자체로 여행이 되기도 한다.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여행의 목적지 못지않게 여행의 과정도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마침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여행 그 자체의 설렘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는 여행지가 있다. 인천 영종도 주변의 작은 섬들이 그 주인공이다. 봄나들이 철을 맞아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인천으로 섬 여행을 다녀왔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옹진군 북도면 신시모도(신도·시도·모도)다. 옹진군에서도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인 신시모도는 신도를 시작으로 시도와 모도가 서쪽으로 점처럼 붙어 있어 흔히 '삼형제섬'으로 불린다. 삼형제섬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05년 세 섬을 잇는 연도교가 놓이면서부터다. 세 섬을 모두 합쳐봐야 서울 여의도 면적의 세 배가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각 섬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해 반나절 혹은 당일치기 여행지로 충분한 매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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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섬으로 가려면 또 다른 섬을 거쳐야 한다. 바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삼형제섬까지는 배를 타고 10분. 맑은 날에는 섬 전체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차를 싣고 오가는 대형 페리선이 2시간 간격으로 하루 7차례 운항하는데, 배가 출발해도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차에서 내리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배를 타고 신도선착장에 도착하면 섬 투어 방법을 정해야 한다. 부두에 차를 세워둔 채 선착장 바로 앞에서 스쿠터나 자전거를 빌려 라이딩을 즐길지, 아니면 타고 온 차로 ‘드라이브 스루’ 여행을 이어갈지 선택하면 된다. 요즘 같은 따스한 봄날에는 자전거나 스쿠터를 추천한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데다 길을 잃어버릴 걱정도 없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걷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배에서 내리면 신도, 그 다음이 시도, 모도 순이지만, 대부분 여행객들은 곧장 모도부터 달려간다. 뱃시간을 맞추기에도 이 방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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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아 2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세 섬 중에서 가장 작은 모도는 이곳 사람들에게 '띠염'으로 불린다. 그물을 던지면 고기는 잡히지 않고 미역 등 해초를 의미하는 ‘띠(茅)’만 걸려 나왔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그만큼 섬 사람들에게 모도는 척박한 땅이었다. 공항이 들어선 이후로는 소음으로 고통 받기도 했다. 해외여행을 갈 때 인천공항에서 이륙 직후 내려다 보이던 섬이 바로 모도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원으로 해안둘레길이 조성되면서 모도는 관광지로 되살아났다. 삼형제섬 중에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도 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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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에서 시작되는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섬의 남쪽인 박주기에 다다른다. ‘박주기’는 박쥐의 경기도 방언으로 해안 따라 놓인 검은 바위가 마치 박쥐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박주기 앞에 설치된 ‘Modo’라는 빨간색 조형물은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반드시 들러가는 곳이다. 섬을 연결하는 도로는 여기서 끝이니, 이제부터는 해안둘레길을 따라 도보나 자전거, 스쿠터로 이동해야 한다. 박주기에서 곧장 백사장 방향으로 가면 배미꾸미 조각공원과 강돌, 물섬고리를 거쳐 모도리 마을회관 앞에서 시도로 건너가는 연도교로 원점 회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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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에서 가장 유명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은 수년 전 육지에서 섬으로 이주한 조각가의 작업실 겸 카페다.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버드나무 모양의 작품 ‘버들선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밤에는 조명이 어두운 바다를 환하게 비추고, 바람이 불면 굵은 철사로 만든 가지가 찰랑대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지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타고 온 자전거나 스쿠터를 잠시 세워두고, 박주기부터 배미꾸미 조각공원까지 이어진 해변을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할 섬 즐기기다. 해송숲길을 따라 섬 중앙에 자리한 동산 당산(해발 97m)에 오르면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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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가 공원 같은 분위기라면 시도는 여름 휴양지다. 삼형제섬을 통틀어 유일한 해수욕장인 수기해수욕장 덕분에 연도교가 놓인 이후로 가장 많은 외지인들이 찾는 곳이다. 수기해수욕장 옆으로는 드라마 ‘풀하우스’ 촬영지와 전망대를 잇는 1㎞ 남짓한 해안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서는 바다 건너 강화도 마니산이 조망되는데, 조선시대 마니산에서 시도를 향해 활쏘기 연습을 했다 하여 화살 시(矢)자를 써 ‘살섬’이라 불렀다고 한다. 수기해수욕장에서 나와 다시 해안둘레길로 가면 염전을 따라 해당화꽃길이 펼쳐진다. 5월 말 경이면 만개한 해당화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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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는 전체 섬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다른 섬들에 비해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과거에는 땅 대부분을 염전으로 써왔다. 예로부터 신도 염전에서 나는 소금을 진품으로 쳤으며 섬 이름도 ‘진염(眞鹽)’으로 불렀다. 구봉산(해발 179m)을 중심으로 섬을 가로지르는 둘레길이 나 있고, 바다 바로 앞에는 널찍한 수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삼형제섬 중에서 유일하게 벚꽃을 볼 수 있는 것도 신도만의 특징이다. 매년 봄이면 인천공항초등학교 신도분교 앞과 구봉산 둘레길에 벚꽃터널이 형성된다. 섬을 둘러보는 데 최소 1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뱃시간을 계산해 섬투어 맨 마지막에 신도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신도에는 해안선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도로가 나 있으니, 자전거나 스쿠터를 반납하고 타고 온 차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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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에서 영종도로 나오는 배는 하루 7편으로 자주 있는 편이지만 강풍이 불거나 안개가 짙으면 페리선 운항이 중단된다. 특히 여름에는 수시로 안내하는 마을방송에 귀를 기울여야 섬에 갇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배를 타려면 신분증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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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모도에서 배를 타고 나오면 육지가 아니라 영종도다. 영종도는 삼형제섬과 거의 붙어 있지만 행정구역 상으로는 전혀 다른 지역이다. 삼형제섬은 인천 옹진군에, 영종도는 인천 중구에 각각 속해 있다. 여행지로서의 영종도는 코로나19 전후로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 영종도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거쳐갔던 곳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호텔과 해수욕장, 골프장을 갖춘 수도권 대표 휴양지로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변의 재발견이다.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인 데다 해외여행 기분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여행객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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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곳이 왕산해수욕장에서 선녀바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아름다운 낙조로 유명한 이 구간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선녀바위 앞에서 출발해 백사장을 지나 을왕리해수욕장까지 연결된 문화탐방로를 걷는 것이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바닷길에서 여유롭게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편도 2.1㎞의 탐방로 중간 중간에는 출렁다리와 전망대, 포토존 같은 시설물도 설치돼 있어 서해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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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인천)=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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