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고 퇴직연금까지 깬다
중도해지 7.3만명중 절반이
주택 구입·주거 임차 등 목적
적립 금액은 16%↑ 219조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이 7만 3,000명에 달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는 등 집 문제를 중도 인출 사유로 꼽았다. 이른바 주택 관련 ‘영끌’ 과정에서 퇴직금을 중간에 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인원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7만 2,830명이었다. 인출 금액은 2조 7,758억 원으로 7.6% 늘었다.
인원 기준으로는 장기 요양(37.7%), 주택 구입(30.2%), 주거 임차(22.3%), 회생 절차(9.3%) 등 순이다. 개별적으로는 장기 요양 필요에 따른 인출 비중이 크나 주택 구입과 주거 임차 등 집 문제를 합치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38.8%, 40대 34.3%, 50대 19.4%, 20대 5.5% 등 순이다. 20대는 주거 임차, 30대는 주택 구입, 4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노후를 보내는 안전판 중 하나여서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인출이 허용된다. 관련 법령에 따라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요양, 파산선고, 개인 회생, 대학 등록금, 혼례비, 장례비 등으로 중도 인출 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어난 219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확정급여형이 62.6%로 가장 많고 확정기여형(25.4%), 개인형 퇴직연금(11.6%), IRP 특례(0.4%) 등 순이다. 적립 금액의 86.7%가 원리금보장형이고 10.3%가 실적배당형이다. 전체 도입 사업장은 39만 7,000곳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도입 대상 사업장 140만 3,000곳 중 27.5%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전체 가입 근로자는 637만 1,000명으로 4.4% 늘었다. 가입 대상 근로자 1,150만 9,000명의 가입률은 51.5%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