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에 다친 우리 가족, 보험 되나요?"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1일)도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언제 어디서 고라니처럼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해서 킥라니라는 말도 있는데 이 전동 킥보드 사고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이 됐다고요?
<기자>
네. 내가 킥보드로 피해를 입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보행자인데 지나가는 킥보드에 치였을 때 앞으로는 내가 갖고 있는 자동차 보험, 내 보험에서 먼저 치료비를 받게 됩니다.
지금으로써는 킥보드를 타는 개인이 자동차 보험처럼 따로 들 수 있는 보험이 없습니다.
요새 공유 킥보드 참 많이 타죠. 직접 안 타 보신 분들도 거리에서 종종 보셨을 텐데요, 이런 공유 킥보드 회사들이 들어 있는 보험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때의 보험은 회사가 킥보드 이용자 본인에게 보상하기 위한 보험입니다.
킥보드 고장 같은 이유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보상해 주기 위해서 드는 것입니다.
정작 그 이용자가 사고를 냈을 때 상대방 다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사람에 대한 보상책은 구체적으로 없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생길 때 피해자의 자동차 보험으로 먼저 보상이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자동차 보험에는 무보험 자동차 상해 담보라는 게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특약이 아니고요, 최소한의 강제 보험을 제외한 일반적인 자동차 보험에는 연간 5천 원 정도의 비용으로 기본 포함된 것입니다.
이게 뭐냐, 보험이 없는 탈것, 이를 테면 농기계에 치인다 했을 때 가해자가 보상해 주는 게 맞지만 만약에 가해자가 회피하거나 버티는 바람에 당장 치료비가 급하다, 그럴 경우에 먼저 내 자동차 보험사가 나한테 그 돈을 주고요, 나중에 보험사가 알아서 가해자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보상이 가능한 무보험 탈것에 앞으로는 킥보드도 포함됩니다.
<앵커>
내가 든 자동차 보험으로 먼저 이 보험금을 받는다는 건데 자동차 보험에 가입이 안 돼 있는 분들, 가령 어린이나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부모가 들어 있는 자동차 보험에서 똑같이 보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거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피해자일 때뿐만 아니라 내 배우자, 자녀 그리고 부모님까지 똑같이 보상을 해 주도록 되어 있는 담보입니다.
단, 자동차 이용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최소한의 보험, 강제 보험에는 이 기본 담보가 들어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죠. 이 경우에는 같이 보상이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도심에서는 킥보드로 인한 사고의 가능성이 아까 예로 들었던 농기계 같은 것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킥보드가 '신종 탈것'이다 보니까 그동안 보험에서 관련 근거가 미비했던 것입니다.
현실이 앞서가고 이제 보험 약관이 따라가게 된 거죠.
그리고 특히 올해 12월 10일부터는 법이 바뀌어서 킥보드가 자전거 도로로도 정식으로 다닐 수 있게 되고요, 13살이 넘으면 운전면허가 없어도 합법적으로 킥보드를 몰 수 있습니다.
이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발맞춰서 자동차 보험의 표준 약관도 고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사고가 났을 경우에 걸어가던 피해자가 자기 자동차 보험으로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는 건 11월 10일부터입니다.
단, 전동 킥보드로 입을 수 있는 피해는 자전거랑 부딪혔을 때의 경우처럼 제한적이라고 보고요, 보상받을 수 있는 한도도 지정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는 1억 5천만 원, 상해를 크게 입는 경우에 한해서는 3천만 원의 보상까지 받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까 피해자가 자기 보험에서 먼저 보상금을 받아야 하고, 또 피해자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또 오를 수도 있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금융당국의 얘기는 어차피 보험사가 나중에 가해자에게 그 돈을 청구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피해자의 보험료가 오를 일은 없다는 거죠.
하지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적잖은 문제가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미성년자 청소년들이 킥보드를 타다가 사고를 낼 경우 사실상 나중에 보험사들이 보상금을 받아내기 어렵다는 얘기도 하고요, 또 일부러 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타내는, 말하자면 보험사기를 쉽게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킥보드 자체에 대해서 이렇게 이용자가 보험 없이 타도 되는 탈것인지, 관련 보험을 따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지 이걸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렌터카 빌릴 때도 보험 따로 청구하면 돈 좀 더 내고 이런 것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