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잘못했는데 왜 퓨마가 죽어야 하나요"…비난여론 들끓어

"퓨마야! 다음 생에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태어나 맘껏 뛰어다니렴." 대전오월드 사육장에서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된 것을 두고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사살 조치가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고, 동물원에 전시된 동물들의 권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퓨마 탈출의 빌미를 제공한 관계자를 처벌해 달라거나 동물원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50여 건 올라왔습니다.

'퓨마가 결국 사살됐다'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에도 1만2천여 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청원인과 네티즌들은 퓨마를 사살할 수밖에 없었는지, 동물원과 구조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퓨마를 발견한 오월드 관계자가 마취총을 쐈으나 결국 풀렸고, 그에 따라 사살 방침에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한 청원인은 "아무리 주민의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하지만 그게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나. 마취총 한 번으로 안 됐다면 한 번 더 쏘고 생포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퓨마가 사살되기 전까지 평생을 좁은 동물원 사육장 안에 갇혀 있었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이어졌습니다.

또 청소 뒤 사육장 문을 열어둔 사람의 실수로 비롯된 일에서 죄 없는 퓨마가 사살된 데 대해 가슴 아파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멀리 가지도 못하고 동물원 안에서 죽었구나. 평생 처음 느끼는 자유였을 텐데 인간의 실수로 죄 없는 생명이 죽었다"고 슬퍼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음 생에는 동물원 케이지 안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 되지 말고 아프리카 초원을 뛰어다녀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을 폐지하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을 없애거나 자연 친화적으로 바꿔달라"고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시민 엄 모(33·여) 씨는 "넒은 들판을 뛰어다녀야 할 야생동물을 사육장에 가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퓨마가 사살된 것은 가슴 아프지만, 이제 영원한 자유를 얻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좁은 케이지 안에 갇혀 살며 스트레스를 받는 현실에 관해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소방당국과 오월드 등을 비롯한 구조팀은 "사살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합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퓨마가 재빨리 움직이는 데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도망가는 바람에 생포가 쉽지 않았다"며 "제때 생포하지 않을 경우 시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숙의 끝에 사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퓨마가 마취총을 맞았지만, 마취가 풀리면서 다시 활동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사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리소홀로 퓨마가 탈출하게 된 데 대전오월드에 책임을 물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위반으로 '경고' 처분을 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