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1인가구가 조심할 음식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안에서 머무르는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식습관이 한 꺼번에 무너졌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1인 가구들은 집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을 자주하게 되면서 위장건강이 나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식사 속도가 빨라지며, 혼자 마시는 술은 중독성을 높인다.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기면서 방치하거나 장기화된다면 큰 병이 될 수도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잦은 위염 증상이나 소화불량 증상은 소화성궤양, 위암처럼 조기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간과하면 안 된다”며 위장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육즙 줄줄 흐르는 고기 & 가공육
기름진 음식은 일단 소화가 쉽지 않다. 더욱이 기름이 많은 붉은 고기라면 더 소화가 어렵기 때문에 음식물이 위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위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위장의 움직임은 더뎌지고,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하는 담즙 생산은 줄어들기 때문에 기름진 고기는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다.
가공육도 위장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지난 2015년 가공육을 ‘사람에 대한 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가공육의 가공과정에서 첨가되는 질산염 화합물들이 붉은고기의 적혈성분과 만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공육에 첨가된 아질산염은 위에서 니트로소아민(nitrosoamine)을 형성하는데, 이 물질이 발암물질로 작용해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두잔’ 습관된 주류
주류 또한 위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알코올은 위점막이나 식도를 자극해 위염이나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혼자 마시는 술은 자제가 어려워 과음하기 쉽다. 지인과 모이지 않아도 혼자 마실수 있어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한국인이 맛있다고 하는 ‘맵고 짠 맛’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인들이 위장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생활 때문이다. 자극적인 맛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 발행을 일으킬 수 있다. 혀에는 ‘맛있는 자극’이지만 위 점막에는 ‘불쾌한 자극’이다.
▶‘이것 저것’ 넣은 가공식품
자극적인 맛에는 가공식품에 들어간 식품 첨가물도 해당된다. 수많은 식품첨가물은 음식의 맛과 향, 식감을 끌어올리지만 장기간 과다 섭취시에는 소화기관 내 염증과 부기가 생길 수 있다. 과학전문지 미국위장관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8)에 실린 프랑스 파리대학의 연구에서는 고도로 가공된 식품(Ultra-processed food, UPF)이 과민성대장증후군, 기능성 변비, 기능성 설사, 기능성 소화불량 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전체 식단에서 가공식품의 비율이 높을수록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프랑스건강의학연구소(INSERM)의 연구도 있다. 스위스 바젤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인공 감미료가 건강한 장내 세균의 숫자를 감소시키고 유해한 장내 세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장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먹는 음식의 선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재헌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염장식품, 술 등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위장을 자극하므로 위장건강에 좋지 않다”고 전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