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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처럼 쓰인 병풀, 음식으로 만난다

피부재생과 위 점막 보호에 좋은 병풀

스마트팜 기술로 국내 재배도 쉬워져

건기식· 다양한 음식 활용 기대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호랑이 풀’로 불리우는 식물이 있다. 호랑이가 다치면 병풀이 무성한 곳에서 몸을 굴리며 상처를 치료한다는 이야기가 인도에서 전해지면서 병풀(Centella asiatica)에는 이같은 별칭이 붙었다. 단어명에도 비슷한 의미가 담겨 있다. ‘병을 치료하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병풀은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 마데카소사이드(madecassoside) 등이 주요 성분으로, 피부재생이나 상처치유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병풀의 약효가 인정돼 기능성 화장품이나 상처치료 연고 등의 의약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상처 치료제인 마데카솔은 마데카소사이드 명칭을 딴 제품이다.

병풀은 피부 상처뿐 아니라 위점막 손상 개선이나 심혈관질환 개선,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다양한 효능을 가진 기능성 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소재로는 인지도가 낮고, 활용이 미비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풀의 국내 재배 확대에 따라 식품 활용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병풀은 동남아 지역에서 수입을 의존해왔으나,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수경 재배 스마트팜을 통해 수확이 한결 쉬워졌기 때문이다.


김경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과 박사는 “병풀을 토경재배할 경우, 연 4회만 수확이 가능하고 겨울에는 난방비 과다로 재배가 어려웠으나, 수경 재배 스마트팜을 통해서는 연중재배에 연 12회 수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경을 통해 재배되는 병풀은 제초작업이나 수확 후 세척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노동력 또한 절감된다.


김경미 박사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병풀은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보다 친숙하고 쉽게 접근하도록 ‘음식’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병풀재배를 시작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충주시와 협력해 지역관광단지와 연계하는 외식상품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충주시의 재배 농가가 늘어난다면 병풀은 충주사과를 대체할 대표 특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선 아직 낯설지만, 재배 기술이 개선되면서 병풀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일상 식단에 활용하는 방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병풀은 생, 건조, 분말 형태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분말의 경우 밀가루 반죽에 넣으면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을 보완할 수 있다. 파스타, 칼국수와 같은 면 요리 또는 카스테라 등의 빵류에 사용하면 된다.

만두에도 활용하기 좋다. 만두소에 병풀을 다져 넣으면 돼지고기나 새우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잡아 풍미를 살릴 수 있다.


한식에도 어울린다. 병풀을 넣은 병풀 영양밥이나 병풀 두부무침 등이 있다. 물김치의 시원한 맛과도 조화를 이룬다. 병풀의 여린 작은 잎은 부드러운 식감을, 병풀의 줄기는 특유의 향을 더해준다.


이 외에도 최근 유행하는 깻잎이나 바질 페스토 대신, 병풀을 으깨어 병풀 페스토를 만들 수 있다. 빵에 발라먹거나 파스타 소스,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하기 좋다.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로는 꿀이나 요구르트를 꼽을 수 있다. 병풀은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따뜻한 성질인 꿀과 잘 어울린다. 말린 병풀이나 분말 병풀을 꿀과 함께 따뜻한 차로 마시면 된다. 쓴 맛이 부담스럽다면 달콤하면서 신 맛이 강한 요구트르와 함께 먹으면 부담이 적다. 소화에도 이로운 건강 디저트가 완성된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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